락앤락이 신년에도 뒤숭숭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수년째 실적 악화가 이어진 가운데 회사 측이 지난해 말 사업장 및 인력 구조조정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 시사위크
락앤락이 신년에도 뒤숭숭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수년째 실적 악화가 이어진 가운데 회사 측이 지난해 말 사업장 및 인력 구조조정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생활용품 기업인 락앤락이 신년에도 뒤숭숭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수년째 실적 악화가 이어진 가운데 회사 측이 지난해 말 사업장 및 인력 구조조정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사측은 경영상의 이유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노조는 강한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 안성공장 생산중단 후 대대적 인력 감축

업계에 따르면 락앤락은 지난해 11월 경기도 안성 공장에 대한 운영 중단을 발표한 뒤 인력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락앤락은 지난해 11월 6일 안성 사업장의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안성 공장은 2022년 기준 680억원 가량의 매출을 책임지는 곳이다. 이는 락앤락 연간 매출(2022년 기준)의 13%의 비중을 차지한다. 

락앤락 측은 “생산효율 제고 및 비용절감 차원에서 안성공장의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며 “향후 국내 외주업체, 베트남 및 중국 자사 생산시설에서 생산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생산중단 일자에 대해선 “확정될 시 공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락앤락은 밀폐용기 등 주방 생활용품 제조기업으로 수년째 저조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특히 최근 2년간의 실적은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락앤락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20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는 전년 동기(41억원) 대비 적자전환한 실적이다. 락앤락은 작년 3분기에만 23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안성공장 생산 중단은 이 같은 실적 악화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락앤락은 안성공장 생산 중단을 결정한 뒤 곧바로 인력 감축 절차에 돌입했다. 직원들의 반발이 이어졌지만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절차는 강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지난해 말엔 희망퇴직 미신청자들에게 해고를 예고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었다. 사측은 희망퇴직 미신청자에게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2024년 1월 31일자로 해고된다”고 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조치에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락앤락지회는 구조조정과 외주화를 반대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국회 소통관에서 관련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들은 사측이 대주주에게 막대한 이익을 제공하면서 노동자에게는 탄압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 노조, 대주주 이익 몰아주기 비판

락앤락의 대주주는 홍콩의 사모펀드(PEF) 운영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다. 어피너티는 2017년 창업주인 김준일 전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락앤락은 대주주 교체 후 실적 악화에 시달려왔다. 

시장에선 어피너티가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가 어렵게 되자 다른 방안을 찾고 있는 곳으로 보고 있다. 락앤락이 2022년부터 배당, 자산매각 등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 같은 결정이 대주주의 자금 회수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락앤락은 2022년 실적 악화 상황에도 주주들에게 830억원의 배당을 지급해 논란을 샀다.

노조 측은 사측이 대주주에게는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면서 직원들은 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회사의 위기는 경영진의 무리한 사업 확장 등 경영실패에 기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락앤락은 2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노조 측은 이러한 결정을 놓고 대규모 배당을 준비하는 수순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락앤락 측은 구조조정에 대해 “경영 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락앤락 관계자는 “지난 5년간 한국사업은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이 누적돼 왔고 작년부터는 전사적 차원에서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등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위기에 직면하여 생존을 위해 안성 사업장 운영 중단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 이에 따라 안성 직원분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울러 해고 회피 노력을 위해 고용안정위원회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최선을 다해서 노조와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성 사업장의 생산 시설은 현재 가동이 중단됐다. 락앤락 측은 물류에 대해선 “3PL 물류로 전환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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