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 개막… 국내외 IT기업·연구기관 대거 참여
온 디바이스 AI·가전로봇·모빌리티·스마트농업 등 AI기술 ‘총집합’

올해 CES 2024의 핵심 테마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이에 에서는 이번 CES 2024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4가지 키워드의 AI기술 분야를 정리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올해 CES 2024의 핵심 테마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이에 에서는 이번 CES 2024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4가지 키워드의 AI기술 분야를 정리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IT·가전전시회 ‘CES 2024’의 막이 올랐다. 코로나19 엔데믹 본격화 후 첫 번째 행사인 만큼 2020년 이후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행사에 참여한 150여개국 3,500여개 기업과 연구기관에선 ‘스마트 농업’, ‘미래 모빌리티’, ‘로봇’ 등 다양한 첨단과학기술 분야를 뽐낼 예정이다. 즉, 올해 IT산업이 나아갈 ‘눈앞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정확한 정보인 셈이다. 

올해 CES 2024의 핵심 테마는 단연 ‘인공지능(AI)’. 지난 CES 행사에서도 AI 관련 기술은 여럿 등장했다. 하지만 올해 행사는 기조연설부터 작은 부스 전시까지 AI로 가득 찬 ‘AI뷔페’나 다름없다. 행사 주제부터 ‘올 온(All On)’으로 AI기반 혁신기술로 모든 산업과 기업이 인류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시사위크>에서는 이번 CES 2024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4가지 키워드의 AI기술 분야를 정리했다.

미셸 존스톤 홀트하우스 인텔 부사장이 온 디바이스 AI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 인텔
미셸 존스톤 홀트하우스 인텔 부사장이 온 디바이스 AI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 인텔

◇ ‘모든 곳에 AI가 있다’… 온 디바이스 AI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AI기술 분야는 ‘온 디바이스(On-device)’다. 온 디바이스 AI란 전자기기 자체에서 AI기능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스마트폰, 컴퓨터, 로봇 등이 AI의 육신이 되는 것이다. ‘엣지AI’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온 디바이스 AI 관련 기술을 선보이는 대표 기업은 ‘인텔’과 ‘퀄컴이다. 인텔은 지난해 12월 출시한 PC용 AI 중앙처리장치(CPU) ‘메테오레이크’를, 퀄컴은 ‘스냅드래곤 8 3세대’를 선보였다. 각 제품이 탑재된 AI컴퓨터와 모바일 기기도 전시부스를 장식했다. 인텔의 경우 전시 라운지에서  AI PC, 인텔 자동차 소프트웨어 차량, 인텔 코어 울트라 등 인텔 온 디바이스 AI 탑재 솔루션들을 대거 전시했다.

국내선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온 디바이스 AI기술력을 뽐내는 기업들이 대거 등장했다. 대표적 기업은 AI반도체 기업 ‘딥엑스’다. 딥엑스는 이번 행사에서 온 디바이스 AI용 4개의 AI반도체 솔루션 ‘올인포 AI 토탈 솔루션’을 공개했다. 각각 최신 AI알고리즘 연산 처리 특화 기술을 적용, 온 디바이스 AI기반 자율주행, 로봇 등에 활용 가능하다.

이처럼 참가 글로벌 IT기업들이 온 디바이스 AI에 집중하는 이유는 특정 서버나 클라우드 구축이 필요 없다는데 있다. 일반적인 AI는 중앙컴퓨터로부터 데이터·연산을 지원받는 ‘클라우드’ 타입으로 제공된다. 우수한 성능의 AI구현을 위해선 대규모 컴퓨팅 자원이 필요해서다. 이로 인해 통신 연결 및 지연 등에 의한 AI성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하드웨어 장치에서 직접 AI를 구동하는 온 디바이스 AI는 중앙컴퓨터나 클라우드에 연결할 필요가 없다. 때문에 통신 성능 저하 문제 등에 자유롭다. 펫 겔싱어 인텔 최고 경영자도 기조연설을 통해 “AI산업의 핵심 화두로 자리 잡은 초거대 AI는 클라우드를 통해 사용자 데이터를 중앙장치로 보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물리적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온 디바이스 AI기술은 와이파이가 그랬던 것처럼 빠르게 확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AI비서로봇 ‘볼리(Ballie)’를 공개했다. 이는 지난 2020년 공개했던 모델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공개한 AI비서로봇 ‘볼리(Ballie)’를 공개했다. 이는 지난 2020년 공개했던 모델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삼성전자

◇ 집안에 스며든 AI… 만능 가사도우미로 변신

온 디바이스 AI와 함께 이번 행사에서 주목할 만한 키워드는 ‘AI로봇’이다. AI로 한층 더 고도화된 첨단 로봇 기술이 전시장을 장식했다. 특히 세계 최대의 ‘가전’ 전시회라는 이름답게 올해 행사에는 첨단기술을 적용한 ‘가전로봇제품’도 대거 등장했다. 

관람객들의 눈길을 한눈에 사로잡은 것은 국내 대표 참가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선보인 ‘가사도우미 AI로봇’ 제품들이다. 

먼저 삼성전자는 CES 2024 프레스 컨퍼런스 행사에서 AI비서로봇 ‘볼리(Ballie)’를 공개했다. 이는 지난 2020년 공개했던 모델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고성능 AI가 탑재된 볼리는 이용자의 루틴과 패턴이 반복되면 이를 기억한다. 그 다음 이용자가 그 작업을 하기 전에 대신 해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집주인이 밤 10시에 불을 끄고 자면 이를 학습한 볼리가 나중에 대신 불을 꺼주는 방식이다.

볼리는 어린이, 노약자, 반려동물에 대한 도우미 역할도 가능하다. 건강 상태 확인과 함께 보호자에게 실시간 영상을 촬영·전송해 상태 파악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사용자를 따라다니며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주거나 잡 업무를 도와주는 등 비서 역할도 수행해낼 수 있다. 세계 최초의 원·근접 투사 가능 듀얼렌즈를 탑재, 벽, 천장, 바닥 어디든 촬영할 수 있어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영상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에 맞서는 LG전자는 가사도우미 로봇 ‘스마트홈 AI(인공지능) 에이전트’를 새롭게 공개했다.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Zero Labor Home, Makes Quality Time)’ 실현 가속을 목표로 제작된 이 로봇은 고도화된 로봇 및 AI 기술이 적용됐다.

스마트홈 AI 에이전트에는 두 다리에 달린 바퀴와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돼 집안 곳곳을 이동 가능하다. 또 음성·음향·이미지 인식 등을 접목한 ‘멀티모달(Multi Modal)’ 센싱과 첨단 AI 프로세스를 토대로 사용자의 상황과 상태를 정교하게 인지하고 능동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이 기술들을 기반으로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집안 곳곳의 실시간 환경 데이터를 수집한다. 그 다음 가전·환경 제어를 적절히 제어해준다.

미국 스타트업 ‘오그먼로보틱스(Ogmen robotics)’에서 선보인 반려동물 돌봄 전용 로봇도 주목할 만하다. ‘오로(Oro)’라고 불리는 반려견 돌봄 로봇에는 AI와 고성능 카메라가 탑재돼 놀이 중인 반려견의 상태와 건강을 확인해준다. 주인이 출근하고 있는 상태에서 실시간으로 반려견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알려준다. 또한 내장된 먹이 디스펜서는 밥 먹을 시간이 되면 반려견에게 적정량의 사료를 공급해줄 수 있다.

LG전자는 CES 2024에서 가사도우미 로봇 ‘스마트홈 AI(인공지능) 에이전트’를 새롭게 공개했다. / LG전자
LG전자는 CES 2024에서 가사도우미 로봇 ‘스마트홈 AI(인공지능) 에이전트’를 새롭게 공개했다. / LG전자

◇ 미래모빌리티의 핵심 AI… 현대차·LG전자 등 기술 주목

CES 행사 ‘단골’ 손님인 ‘첨단모빌리티’ 분야에도 AI신기술이 대거 등장했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현대차’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의 약진이 돋보였다.

먼저 현대차는 퍼스널 모빌리티 플랫폼 ‘다이스(DICE)’를 선보였다. 다이스는 AI기반의 개인형 이동 수단이다. 사용자는 차량 대면형 인터페이스 ‘링패드’에 적용된 AI기술로 1대1 소통이 가능하다. 다이스 탑승자는 개인 모바일 기기 연동을 통해 개인의 일정과 목적지 등을 파악하고 이동하는 곳들의 명소, 식당 등 맞춤형 여정도 제안 받을 수 있다.

다이스는 탑승자 상태 맞춤형 최적화 운전도 시행 가능하다. 예를 들어 이동 중 갑작스럽게 일정이 변경된다면 해당 일정을 경로에 반영한다. 또한 지속적인 바이오 센싱을 통해 컨디션을 체크하며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테라피 모드(Therapy Mode)’도 탑재했다.

이번 행사에서 현대차는 차량뿐만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에 적용 가능한 소프트웨어 및 AI기술 개발 그룹 중장기 전략 ‘SDx(Software-defined everything)’도 발표했다. ‘사용자 중심’의 최적화된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위한 AI개발 및 소프트웨어 중심의 대전환을 이룬다는 목표다.

현대차가 목표하는 SDx는 모든 이동 솔루션 및 서비스가 자동화, 자율화되고 끊김 없이 연결되는 것이다. SDx가 실현되면 사용자는 각자의 필요와 목적에 따라 가장 최적화되고 자유로운 이동을 경험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 개발 체계를 전환하는 ‘SDV(Software-defined vehicle)’ 등을 먼저 구축할 예정이다.

CES 2024에서 공개된 현대차의 퍼스널 모빌리티 플랫폼 ‘다이스(DICE)’./ 현대자동차
CES 2024에서 공개된 현대차의 퍼스널 모빌리티 플랫폼 ‘다이스(DICE)’./ 현대자동차

LG전자도 AI기반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알파블(Alpha-able)’을 시연했다. 알파블은 LG전자가 개발 중인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이다. 차량 내에서 보내는 시간과 공간의 가치를 더욱 높여줄 맞춤형 서비스이라는 것이 LG전자 측 설명이다.

알파블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변형(Transformable) △탐험(Explorable)△ 휴식(Relaxable)으로 구성된 세 가지 미래 모빌리티 고객경험을 달성하겠다는 LG전자의 목표를 담고 있다.

특히 ‘휴식’ 기능에는 차량은 고객이 심적·육체적 안정 등 서비스가 탑재됐다. 여기엔 AI상담사가도 포함된다. 즉, 알파블이 적용된 자율주행차량에 탑승한 이용자는 운전 도중에 AI상담을 받으며 하루 피로를 풀 수 있는 셈이다.

LG전자 조주완 사장이 알파블에 탑승하고 있는 모습./ LG전자
LG전자 조주완 사장이 알파블에 탑승하고 있는 모습./ LG전자

◇ 미래 식량을 책임진다. ‘AI 스마트 농업’

아울러 CES 2024에서는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미래 식량 산업에 대한 전망도 들여다볼 수 있다. 핵심 기술 분야는 단연 ‘AI기반 스마트 농업’이다. 전시 기업 중 대표적인 스마트 농업 기업은 ‘존 디어(John deere)’다. 세계적인 미국계 중장비, 농기계 제조회사인 존 디어는 AI기반 무인 트랙터 제품을 선보였다. 

존 디어가 선보인 AI트랙터는 고성능 광학 카메라, 고속 데이터 분석 프로세서, 딥러닝 기반 AI모델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밭과 작물의 모든 이미지를 분석한다. 그 다음 밭 갈기, 씨뿌리기, 제초제 살포 등 작업을 정밀하게 해낸다. 존 디어에 따르면 이 트랙터를 사용할 경우 제초제 사용량을 77%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만한 AI기반 스마트 농업 기술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포함, 우리나라 연구기관이 다수 포진해 있다. 먼저 김형석 KIST 강릉분원 천연물연구소 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장 연구팀은 ‘식물상태 기반 최적 재배 환경 의사결정 기술’을 선보였다. 이는 AI가 스마트 농장 내 최적 환경을 유지해주는 시스템이다. 작물 주변에 설치된 센서는 농장 내부의 일사량과 온도, 습도 등을 체크한다. 그 다음 이 데이터를 컴퓨터로 보내면 AI가 분석해 최적의 관리 환경을 도출해낸다. 

이택성 책임연구원팀이 개발한 ‘3차원 식물 스캔 로봇 기술’도 눈길을 끈다. 로봇에 달린 카메라로 식물의 전체 구조를 촬영한 후, 이 이미지를 AI가 분석하는 기술이다. 여기에 사용된 AI기술은 ‘NeRF(Neural Radiance Fields) 알고리즘’으로 생성형 3D 이미지 AI학습방식의 일종이다.

AI기반 스마트 농업 기술이 대거 전시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전시 부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AI기반 스마트 농업 기술이 대거 전시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전시 부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전라남도농업기술원(전남농기원)’도 AI기반 농업용 로봇을 전시했다. 전남농기원이 개발한 농업용 로봇은 과채류 생육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분석이 가능한 AI기술과 3D이미지(입체정보) 센서가 결합된 것이다. 이를 통해 작물의 세부기관을 인식하고 자동으로 측정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이택성 KIST 책임연구원팀의 로봇 스캔 기술과 유사한 원리로 작동한다.

이번 로봇은 지난 2021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농촌진흥청이 공동으로 추진 중인 ‘스마트팜 다부처패키지 혁신기술개발사업’의 재원으로 개발된 것이다. 전남농업기술원을 주관으로 6개 산ˑ학ˑ연 기관이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스마트팜 다부처패키지 혁신기술개발사업은 온실과 축사에 대한 지능형 농장 실증연구와 AI, 빅데이터,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융복합연구 사업이다. 차세대 지능형농장 원천기술을 확보해 산업경쟁력 증진과 한국형 농장 세계 시장 진출 확대를 목표로 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