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만247대, 전년 대비 35%↓… 하반기에 7,000대 집중
상반기, ‘안전삼각대·SW 문제’로 신차 출고 중단… ID.4는 물량부족
올해 준대형 SUV 아틀라스 출시… 전기차 ID.5도 국내 인증 마쳐

폭스바겐이 지난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1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사진은 올해 국내 출시 예정인 폭스바겐 아틀라스(테라몬트). / 폭스바겐
폭스바겐이 지난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1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사진은 올해 국내 출시 예정인 폭스바겐 아틀라스(테라몬트). / 폭스바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폭스바겐코리아가 지난해 판매량이 감소했음에도 ‘1만대’ 이상 판매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달성한 1만대 실적이라는 점에서 폭스바겐 브랜드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폭스바겐은 총 1만247대를 판매했다. 전년(2022년) 대비 판매실적은 35.1% 감소했다. 그럼에도 수입차 업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폭스바겐의 판매량이 감소한 이유는 지난해 상반기 여러 문제가 겹쳐 차량 출고가 원활하지 못했고 결국 상반기에는 3,240대 판매에 그쳤다. 폭스바겐이 지난해 1만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상반기에 발생한 문제를 최대한 빠르게 조치해 하반기부터 월간 판매량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폭스바겐은 신차에 함께 포함해 판매가 되는 ‘차량용 안전삼각대’의 반사율이 기준치 이하인 것을 자체 조사를 통해 확인했다. 이에 폭스바겐은 한국 시장에서 신차 출고를 1월 하순께부터 중단했다.

안전삼각대를 신차에 포함해 판매하는 것이 수입·판매사의 법적사항은 아니다. 다만 폭스바겐은 안전삼각대를 신차에 포함해 판매하고 있다. 이 경우 안전삼각대에서 문제가 있으면 국내법상 리콜(결함시정) 대상에 해당된다. 이 때문에 폭스바겐은 고객에게 인도되지 않은 출고 대기 중인 차량에 대해서는 ‘출고 중단’ 조치를 내렸다.

이러한 문제를 인지한 채 고객들에게 판매를 할 경우 차량을 구매한 고객들이 안전삼각대를 교체받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불편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준 미달인 안전삼각대는 2월 중순께 전부 교체가 완료돼 차량 출고를 다시 개시했다.

그럼에도 2월과 3월 판매량은 다소 저조했다. 폭스바겐의 지난해 1분기 판매 실적은 △1월 196대 △2월 517대 △3월 452대를 기록했다. 안전삼각대 리콜의 여파가 1분기까지 이어진 모습이다. 이후 4월과 5월에는 판매량이 675대, 862대로 점차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전기차 ID.4는 지난해 상반기 내내 재고 부족 문제도 존재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1분기에는 ID.4가 한 대도 판매되지 않았고, 이후 4월 1대가 판매된 후 5월에는 다시 ‘0대’를 기록했다. 2022년 출시 직후 폭스바겐 인기 모델로 급부상한 ID.4의 판매에 제동이 걸리자 전반적으로 실적에 타격을 입은 모습이다. 이어 6월 들어 ID.4가 107대 판매됐다.

그러나 6월초 폭스바겐 독일 본사에서 폭스바겐코리아 측에 ‘차량 소프트웨어(SW) 문제’를 지적하면서 “투아렉을 제외한 모든 차종의 출고를 전면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6월 판매실적은 전월 대비 감소한 538대를 기록했다.

폭스바겐은 소프트웨어 문제 해결을 위해 온 힘을 쏟았고 약 한 달 만에 대부분 차종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해 7월 초중순쯤부터 출고를 재개했다. 다만 ID.4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시간이 조금 더 소요돼 8월쯤부터 본격적으로 고객에게 인도를 개시했다.

폭스바겐이 지난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1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사진은 올해 국내 출시 예정인 폭스바겐 아틀라스(테라몬트). / 폭스바겐
폭스바겐은 올해 준대형 SUV 아틀라스(테라몬트)를 출시한다. 아틀라스의 국내 출시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투아렉보다는 저렴한 값에 판매될 예정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다. / 폭스바겐

상반기 내내 악재의 연속이었던 폭스바겐은 문제를 하나씩 해결한 후 7월부터 판매량을 1,000대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1,462대를 판매하며 월간 판매량 수입차 4위에 등극했다.

지난해 폭스바겐의 실적을 견인한 1등 공신은 준중형 SUV ‘티구안’이다. 티구안은 지난해 총 4,644대가 판매되며 폭스바겐 내에서 45.3%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티구안은 수입 준중형 SUV 중에서도 최다 판매 모델에 이름을 올렸다.

파생모델을 제외하고 단일 트림만으로 보더라도 가솔린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7인승 모델 ‘티구안 올스페이스’가 2,596대 판매돼 토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2,475대), 볼보 XC40(1,904대) 등 경쟁모델을 앞서며 ‘수입 준중형 SUV 1위’에 등극했다.

그 외에 골프가 TDI·GTI를 포함해 총 1,356대, 준중형 세단 제타 1,300대, 중형 세단 아테온 1,232대, ID.4는 993대, 투아렉 694대 및 구형 투아렉 27대, 구형 제타 1대 등 판매를 기록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하반기 분위기를 올해 그대로 이어간다면 판매량 증대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올해는 준대형 SUV 아틀라스(테라몬트)가 국내 시장에 출시가 예정돼 있다. 아틀라스는 폭스바겐이 북미 시장을 겨냥해 만든 모델로, 전장 5,097㎜, 전폭 1,990㎜ 등의 거대한 덩치를 자랑한다. 길이와 너비만 놓고 보면 준대형 SUV 투아렉보다 더 크다. 그러면서도 투아렉보다 저렴한 값에 출시될 예정으로 알려져 일부 준대형∼대형 SUV를 원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관심이 큰 모델로 알려진다.

아틀라스의 파워트레인은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3.6ℓ 자연흡기 엔진으로 구성돼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2.0ℓ 4기통 가솔린 터보(2.0 TSI) 모델이 출시될 전망이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10월 아틀라스의 환경부 소음·배출가스 인증을 완료하고 출시 시기를 조율 중이다.

여기에 지난해 12월말에는 전기차 ID.5도 국내 환경부 소음·배출가스 인증을 마쳐 출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폭스바겐 측은 ID.5의 한국 출시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사샤 아스키지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항상 ‘차근차근’을 강조한다. 지난해 상반기 여러 문제가 발생했을 때 폭스바겐은 실적 부진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통해 단시간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아스키지안 사장이 강조하는 ‘차근차근’ 전략이 주효했다고 볼 수도 있다.

폭스바겐은 올해 신차를 차근차근 준비해 판매량을 다시 끌어올리고 장기적으로 재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한국수입자동차협회 2023년 12월 판매실적
2024. 1. 10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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