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硏, ‘KASI 스페이스 아카데미’ 개최… 어린이 참가자들 ‘북적북적’
폴 윤 NASA 앰배서더, 이소연 우주인 등 전문가 강연
우주환경감시실 등 직접 체험 시간도 진행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천문연은 국가 천문우주과학 연구개발을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기관이다. 이에 에서는 천문연이 개최한 ‘KASI 스페이스 아카데미’에 참석, 국내 우주과학의 미래인 어린이들의 생생한 교육현장을 체험해봤다./ 사진,편집=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대전=박설민 기자  넓은 의미에서 우리의 진정한 고향은 우주다. 우리 몸의 구성 원소 대부분은 별의 폭발과 우주 탄생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빅 히스토리’ 저자 신시아 브라운이 “인류는 우주에서 온 별의 자손”이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별의 자손’답게 인류는 문명 발전 이래 무수히 많은 우주과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동시에 우주는 전 세계 아이들의 꿈이 담긴 장소이기도 하다. 많은 아이들도 천문학자와 우주비행사를 꿈꾸곤 한다.

우리나라도 많은 아이들이 우주과학에 대한 꿈을 꾼다. 그 중심에는 국내 우주과학연구의 중심지인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이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천문연은 국가 천문우주과학 연구개발을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기관이다. 이에 <시사위크>에서는 천문연이 개최한 ‘KASI 스페이스 아카데미’에 참석, 국내 우주과학의 미래인 어린이들의 생생한 교육현장을 체험해봤다.

13일 KASI 스페이스 아카데미에 참석하기 위해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천문연 은하수홀’. 오전부터 행사에 참가하려는 어린이들과 가족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박설민 기자
13일 KASI 스페이스 아카데미에 참석하기 위해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천문연 은하수홀’. 오전부터 행사에 참가하려는 어린이들과 가족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박설민 기자

◇ 가득 찬 어린이 학생들… 폴 윤 교수, 이소연 박사 등 전문가 강연에 ‘집중’

13일 KASI 스페이스 아카데미에 참석하기 위해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천문연 은하수홀’을 찾았다. 이번 아카데미는 ‘Moon to Mars(M2M), ‘달에서 화성까지’를 주제로 진행됐다. 달에 인류를 보낸 후 이를 거점 삼아 화성유인탐사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전 세계 우주과학자들의 목표가 담긴 주제다.

은하수홀로 들어서자 일반 컨퍼런스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받았다.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기념품과 현수막이 여기저기 장식돼 있었다. KASI 스페이스 아카데미의 가장 차별화된 점은 참가자들의 ‘연령’. 일반적으로 컨퍼런스 참석자는 과학자, 업계 관계자들이다. 때문에 나이가 최소 30대 이상의 성인 참석자가 많다. 

반면 은하수홀에 들어선 160여명의 참가자 중 절반 이상이 초등생 이하의 어린이들이었다. 아카데미에 앞서 누리호 모형, 행성 장난감들을 손에 꼭 쥔 어린이들 모두 상기된 얼굴로 ‘어른’ 과학자들의 강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KASI 스페이스 아카데미는 ‘Moon to Mars(M2M), ‘달에서 화성까지’를 주제로 진행됐다. 사진은 행사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이재진 천문연 우주과학본부장./박설민 기자
KASI 스페이스 아카데미는 ‘Moon to Mars(M2M), ‘달에서 화성까지’를 주제로 진행됐다. 사진은 행사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이재진 천문연 우주과학본부장./박설민 기자

행사 진행자인 과학커뮤니케이터 ‘지구’의 안내와 함께 강연이 시작됐다. 첫 번째 강연은 폴 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태양계 앰배서더 교수가 맡아 진행했다. 폴 윤 교수는 엘카미노 칼리지 수학과 교수, 하버드 대학교 입학사정관 등을 역임하고 현재 NASA 태양계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우주 전문가다.

폴 윤 교수는 NASA가 추진했던 우주 탐사 과정에 대해 어린이 참가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강연을 진행했다. 가장 흥미를 끌은 주제는 ‘공포의 7분’이었다. 우주선이 안전하게 화성 대기를 뚫고 지상에 착륙하기 위해선 약 7분의 시간이 소요됨을 뜻한다.

강연을 진행하고 있는 폴 윤 미국항공우주국(NASA) 태양계 앰배서더 교수./ 박설민 기자
강연을 진행하고 있는 폴 윤 미국항공우주국(NASA) 태양계 앰배서더 교수./ 박설민 기자

화성에 착륙하는 우주선은 엄청난 온도의 대기권 마찰열과 불안정한 대기 상황을 버텨야 한다. 여기에 화성은 공기가 적어 저항을 적게 받아 추락 시 붙는 가속도도 지구보다 빠르다. 때문에 이 기적 같은 조건을 모두 뚫고 안전히 착륙해야 비로소 화성 연구용 로봇이 활동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021년 2월 화성에 도착해 연구를 수행하는 이동형 탐사 로봇 ‘퍼서비어런스’호도 이 공포의 7분을 뚫은 것이다.

폴 윤 교수는 한국 우주과학의 미래가 어린이들에게 달렸음도 강조했다. 폴 윤 교수는 “한국은 이제 국제 사회에서 엄청난 국가 브랜드를 갖게 된 나라”라며 “예를 들어 다른 나라 제품과 동일한 품질이라도 한국 라면이 잘 팔리는 이유는 BTS 등 K-POP 스타들이 쌓은 국가 브랜드 이미지가 큰 영향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과학 산업 분야 역시 마찬가지”라며 “여기 있는 여러분이 미래 한국 천문우주과학 연구 분야의 BTS가 돼 국가 과학 이미지 브랜드들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박사./ 박설민 기자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박사./ 박설민 기자

◇ 천문연 시설 견학도 진행… 우주환경감시실 등 직접 체험

전문가들의 발표에 이어선 천문연 본원 내부의 견학이 이뤄졌다. 견학 시설은 ‘탐사과학운영실’과 ‘우주환경감시실’이었다. 이곳에서 아카데미 참가자들은 실제 천문연 과학자들이 어떻게 우주과학분야를 연구하고 있는지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었다.

먼저 방문한 곳은 ‘탐사과학운영실’. 회색빛 벽으로 둘러싸인 연구실 내부는 수사 드라마에 종종 등장하는 ‘심문실’을 연상케 했다. 벽에는 커다란 모니터 화면이 설치돼 있었다. 한국 최초의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에서 전송한 달 표면 상황 등 연구 정보가 실시간 업데이트되고 있었다.

탐사과학운영실은 다누리에 탑재된 ‘폴캠’ 운영을 위해 천문연에서 지난해 8월 문을 열었다.  폴캠은 다누리의 눈 역할을 해주는 ‘광시야 편광카메라’다. 폴캠으로 천문연은 세계 최초로 달 궤도선에서 월면 편광관측에 성공했다.

폴캠은 다누리호 과학탑재체 공모에 선정돼 천문연과 경희대, KAIST 인공위성연구소 등 공동으로 국내 산·학·연이 함께 개발했다. 천문연은 폴캠에 이어 올해 NASA 민간달착륙선에 탑재되는 ‘달 우주환경 모니터(LUSEM)’ 등 탐사과학운영실에서 행성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주환경감시실’ 견학에 나선 어린이들의 모습./ 박설민 기자
‘우주환경감시실’ 견학에 나선 어린이들의 모습./ 박설민 기자

탐사과학운영실에 이어 방문한 장소는 ‘우주환경감시실’이었다. 우주환경감시실은 국내 최초로 우주환경을 종합 감시하는 시설이다. 우주환경감시실은 우주환경 예보센터 구축 사업의 시작과 함께 2007년 2월에 개소했다.

감시실 내부는 영화 ‘아마겟돈’, ‘마션’ 등 우주과학영화에서 나오는 연구실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2대의 프로젝터와 12개의 30인치 대형 모니터에는 국내외에서 관측한 태양 및 우주환경 자료를 실시간으로 재생 중이었다.

천문연에 따르면 각 행성의 자기장, 온도, 위도 등의 정보들로 과학자들은 언제든 현재의 우주환경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천문연에서 운영하고 있는 ‘우주환경 지상관측기’의 관측 진행 상황과 최신 자료도 감시실 시스템으로 실시간 전송된다. 이를 통해 연구원들은 관측기 구동 상태와 우주환경 상태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이재진 천문연 우주과학본부장은 “글로벌 우주과학산업시대가 도래해 관련 기술 연구가 매우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며 “국가 천문과학연구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은 천문연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때보다 인재들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여기 계신 뛰어난 어린이 학생 여러분께서 미래에 천문연에 와야하는 것이 바로 그 이유”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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