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갤럭시 언팩 2024(Galaxy Unpacked 2024)’ 행사서 ‘갤럭시S24’ 공개
온 디바이스 AI 기반 실시간 통역·오탈자 점검 등 다재다능 기능 ‘눈길’
‘삼성 가우스’부터 ‘하이브리드 AI’ 특허 출원 등 그간의 노력 결실

삼성전자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세너제이 SAP센터에서 ‘갤럭시 언팩 2024(Galaxy Unpacked 2024)’ 행사를 개최하고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했다. 사진은 갤럭시 S24 시리즈 공개 발표를 진행하고 있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삼성전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 시리즈는 매해 1~2월 사이에 출시된다. 때문에 갤럭시 모델엔 그해 가장 조명을 받은 정보통신기술(ICT)이 집약돼 있다. 이번에 베일을 벗은 ‘갤럭시 S24’ 역시 마찬가지다. 최신 모바일 AP부터 고화질 카메라까지 다양한 프로세서로 중무장했다.

하지만 단연 주목을 받는 기술은 ‘인공지능(AI)’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공언했던 것처럼 이번 갤럭시 S24는 세계 최초의 ‘AI스마트폰’으로 출시됐다. 특히 ‘생성형 AI’ 기술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AI경험을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 ‘갤럭시 AI’의 힘… 통역부터 오탈자·이미지 검색까지 ‘다재다능’

삼성전자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세너제이 SAP센터에서 ‘갤럭시 언팩 2024(Galaxy Unpacked 2024)’ 행사를 개최하고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했다. 갤럭시 S24는 1월 31일부터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순차 출시한다. 국내 사전 판매는 19일부터 25일까지 1주일간 진행된다. 

글로벌 IT업계의 이목이 이번 갤럭시 S24 시리즈에 집중된 것은 AI 때문이다. 갤럭시 S24는 세계 최초의 AI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24일 ‘유럽연합 지식재산청(EUIPO)’과 ‘영국 지식재산청(IPO)’에 ‘AI폰’, ‘AI 스마트폰’ 등과 관련한 상표를 등록하는 등 AI스마트폰 출시에 대한 계획을 세워왔다.

갤럭시 S24에 적용된 AI모델의 이름은 ‘갤럭시 AI’다. 삼성전자 자체 개발 AI기술과 구글 등 업계 리더 기업들과의 협력으로 구현한 종합 AI모델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언팩 행사에 앞서 세계 13개국 주요 랜드마크에 ‘갤럭시 AI가 온다(Galaxy AI is coming)’라는 메시지로 옥외광고를 진행하는 등 갤럭시 AI 홍보에 대대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갤럭시 AI로 구현한 대표 기술은 ‘통역’이다. 삼성전자는 제품 출시 모토부터 ‘AI 기반 모바일 기기로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한다’로 잡았다. 문자 메시지부터 통화, 화상전화 등에 이르기 까지 언어의 장벽을 허무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지원하고 완전히 새로워진 검색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 S24 D울트라 옐로우 모델의 실물 모습. 뒷면은 노란색 티타늄 소재로 제작됐다./ 박설민 기자

갤럭시 AI기반 대표 통역 기술은 통화 중 ‘실시간 통역(Live Translate)’ 서비스다. 갤럭시S 24 시리즈는 별도의 외부 앱을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통화 시 상대방의 언어를 통역해 전달해 준다. 또 반대로 전화하는 상대방에게도 내 목소리가 통역돼 전달된다. 이용자는 평소와 다름없이 자신의 언어로 편안히 이야기하기만 하면 된다. 지원 언어는 한국어를 비롯해 중국어(간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힌디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폴란드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태국어, 베트남어 이상 13개 언어이다.  

‘문자 메시지’도 AI로 자유롭게 통역 가능하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기본 '문자' 앱을 포함해, 국내외 주요 모바일 메신저 앱에서 '실시간 번역' 기능을 시리즈 최초로 제공한다. 실시간 번역은 온디바이스 AI의 '삼성 키보드'를 통해 이뤄진다. 지원 언어 수는 '실시간 통역'과 동일하게 13개 언어이다.

스마트폰 타이핑 키보드 특성 상 자주 발생할 수 있는 ‘오탈자’ 문제도 AI가 해결해준다. 기본 탑재된 ‘삼성 키보드’에도 갤럭시 AI가 적용됐다. 이를 통해 메신저 앱, 인터넷 검색을 사용 시 오탈자가 발생하면 AI가 실시간으로 수정해준다. 또한 메시지를 보내는 상대, 상황에 맞는 문장도 생성 가능하다. 예를 들어 어른이나 직장 상사에게 새해 인사를 전할 때 ‘새해 복 많이 받아’라고 입력하면 AI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로 바꿔주는 형식이다.

아울러 갤럭시 S24 시리즈는 ‘생성형 AI’ 기술을 이용, 이미지만 입력 검색 기능도 추가됐다. 구글과의 협업을 거쳐 만들어진 ‘서클 투 터치(Circle to Search)’ 기능이다. 웹 서핑, SNS,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도중 궁금한 정보나 검색이 필요할 경우 사용자는 갤럭시 S24 화면에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면 된다. 이렇게 하면 갤럭시 S24 내부에 탑재된 생성형 AI가 화면의 이미지를 인식한 후 정보를 검색해준다. 궁금한 사항은 대화하듯 이어 추가로 검색할 수도 있다.

갤럭시 S24에 탑재된 AI로 실시간 통역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어려운 문장도 척척 실시간으로 번역해낼 정도로 수준이 높다./ 박설민 기자

◇ 카메라까지 성능도 AI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

통역 기능뿐만 아니라 카메라 성능도 갤럭시 AI의 힘으로 대폭 상향됐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AI 기반 ‘프로비주얼 엔진(ProVisual Engine)’을 탑재했다. 이를 통해 줌 기능부터 ‘나이토그래피(Nightography)’까지 한층 더 안정된 화질을 제공한다. 여기서 나이토그래피는 AI기술을 결합, 야간에도 피사체를 생생하게 촬영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특히 주목 받는 카메라 기술은 ‘쿼드 텔레 시스템(Quad Tele System)’이다. 프리미엄 모델 ‘갤럭시S 24 울트라’에 탑재된 이 기능은 2배, 3배, 5배, 10배 줌을 모두 광학 수준의 고화질로 제공한다. 5배줌을 지원하는 새로운 5,000만화소 적응형 픽셀(Adaptive Pixel) 센서와 AI기술은 10배줌을 포함해 어떤 거리에서 촬영하더라도 선명한 사진과 영상 결과물을 제공한다. 100배 스페이스 줌 역시 더욱 향상된 디지털 줌 화질을 통해 멀리 떨어진 피사체를 명확하게 촬영하게 해준다.

카메라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사진 편집도 갤럭시 AI가 돕는다. ‘편집 제안(Edit Suggestion)’ 기능은 AI가 사진을 분석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편집 도구를 제안해준다. 갤러리에 있는 사진을 가장 적절하게 편집할 수 있도록 그림자 및 빛 반사 제거 등 필요한 기능들을 우선적으로 제안한다.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생성형 편집(Generative Edit)’ 기능도 등장했다. 사진이 조금 기울거나 배경 화면이 잘려나간 경우 AI가 잘려나간 사물의 일부 이미지를 예측 생성해준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자연스러운 사진을 완성할 수 있다. 사진 내 피사체를 이동하거나 크기를 조정하고 싶을 경우에는 해당 피사체를 길게 눌러 편집하는 것도 가능하다.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모든 이미지는 이미지 그 자체와 메타데이터(Metadata) 모두에 ‘워터마크’가 표기된다. 이를 통해 이미지를 확인하는 누구나 해당 이미지가 AI에 의해 생성 혹은 편집 됐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불거지는 AI기반 생성 이미지의 저작권 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갤럭시 AI는 영상 감상에서도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시켜준다. 촬영된 영상에 ‘인스턴트 슬로모(Instant Slow-mo)’ 기능을 적용하면 촬영된 영상의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에 피사체의 움직임에 기반한 새로운 프레임을 AI가 추가로 생성한다. 이를 통해 시청자는 보다 자연스러운 슬로우 모션 재생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은 “갤럭시 S24 시리즈는 스마트폰 시대를 넘어 새로운 모바일 AI폰의 시대를 열 것”이라며 “갤럭시 AI는 사용자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고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했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카메라 성능도 갤럭시 AI의 힘으로 대폭 상향됐다. 쿼드 텔레 시스템(Quad Tele System)’이다. 프리미엄 모델 ‘갤럭시S 24 울트라’에 탑재된 이 기능은 2배, 3배, 5배, 10배 줌을 모두 광학 수준의 고화질로 제공한다./ 박설민 기자
갤럭시 S24 시리즈는 카메라 성능도 갤럭시 AI의 힘으로 대폭 상향됐다. 쿼드 텔레 시스템(Quad Tele System)’이다. 프리미엄 모델 ‘갤럭시S 24 울트라’에 탑재된 이 기능은 2배, 3배, 5배, 10배 줌을 모두 광학 수준의 고화질로 제공한다./ 박설민 기자

◇ ‘AI스마트폰’에 사활 건 삼성… ‘삼성 가우스’부터 ‘하이브리드 AI’ 특허 출원 등 노력

갤럭시 S24가 AI스마트폰으로 탄생하기까지 그간 삼성전자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대표적 기술은 ‘삼성 가우스(Samsung Gauss)’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삼성리서치를 중심으로 개발한 생성형 AI모델이다. 정규분포 이론을 정립한 천재 수학자 칼 프리드리히 가우스(Carl Friedrich Gauss)에서 이름을 따왔으며 지난해 11월 ‘삼성 AI 포럼 2023’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삼성 가우스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세부적으로는 텍스트를 생성하는 언어 모델인 ‘삼성 가우스 랭귀지(Samsung Gauss Language)’, 코드를 생성하는 코드 모델인 ‘삼성 가우스 코드(Samsung Gauss Code)’, ‘이미지를 생성하는 삼성 가우스 이미지(Samsung Gauss Image)’ 등 3가지 모델로 구성됐다.

삼성전자 측에 따르면 이번 갤럭시 S24 모델에 삼성 가우스는 ‘온 디바이스 AI’ 형태로 탑재됐다. 온 디바이스 AI란 모바일 기기 자체에서 AI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스마트폰 자체가 일종의 로봇처럼 AI의 육신이 되는 것이다. 중앙 서버나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일반 AI와 달리 통신 성능 저하 문제 등에 자유롭다. 또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도 없어 이용자 편의성이 크게 증대된다.

이번 갤럭시 S24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실시간 통역 기술은 온 디바이스 AI로 구현되는 것이다. 때문에 통화 내용을 스마트폰이 녹음 후 AI가 통역하더라도 휴대폰 외부로 데이터가 유출될 가능성이 없다. 클라우드 서버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 내부에서 AI가 통역할 수 있어서다. 만약 사용자의 데이터가 온라인 서버를 거치는 클라우드 AI서비스 사용에 대비한 보안 시스템 ‘삼성 녹스(Knox)’도 제공한다. 사용자에게 데이터를 일괄 차단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사용자가 여러 가지 AI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연동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도 갤럭시 S24에 적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갤럭시 S24에 적용된 갤럭시 AI는 삼성 가우스뿐만 아니라 구글 제미나이 등 여러 가지 모바일 AI기능이 통합된 ‘하이브리드형 AI’이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15일 특허청이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kipris)’에 삼성전자가 게재한 ‘챗봇 변경을 위한 위한 전자 장치 및 이의 제어 방법’ 특허출원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특허 출원 문서에서 삼성전자는 “챗봇과의 채팅 도중 다른 목적으로 채팅을 수행할 필요가 있는 경우 현재 대화를 수행하는 챗봇과 대화를 중단해야 한다”며 “다른 목적을 가지는 챗봇과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경우 사용자가 일일이 대화를 수행하고자 하는 챗봇을 결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기존의 채팅 히스토리와 관계없이 새로운 채팅을 진행해야 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특허 출원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본 특허 출원의 목적은 획득된 텍스트 정보 및 채팅 히스토리 정보를 바탕으로 챗봇을 결정하고 결정된 챗봇에 텍스트 정보 및 채팅 히스토리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대화 흐름의 끊김없이 채팅을 수행할 수 있는 전자 장치 및 이의 제어 방법을 제공함에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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