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건설사 대비 PF발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 적은 편
향후 3개년 간 신규 주주환원 정책 발표 기대감 높아

증권가 및 업계 이목이 오는 2월 1일 DL이앤씨의 실적 발표에 쏠리고 있다. / DL이앤씨
증권가 및 업계 이목이 오는 2월 1일 DL이앤씨의 실적 발표에 쏠리고 있다. / DL이앤씨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건설업계에서 부동산 PF발(發) 리스크 확산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국내 주요 건설사 중 한 곳인 DL이앤씨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DL이앤씨의 경우 PF우발채무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PF발 리스크가 현실화될 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유동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택 사업부문 원가개선으로 올해 실적 상승까지 예상되고 있다.

실제 올해 초 증권가는 보고서를 통해 건설주 가운데 DL이앤씨를 주목했다. 이때 증권가는 DL이앤씨를 건설사가 가운데 PF발 리스크 영향이 가장 적은 곳 중 하나로 평가하기도 했다.

이달 말을 기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지난 2023년도 실적을 연달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는 DL이앤씨가 어떤 성적표를 들고 올지 주목하고 있다.

◇ 증권가, 원가율 개선 이후 DL이앤씨의 올해 실적 상승 예상

올해 초 하나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DL이앤씨가 지난 2023년 4분기(연결기준) 매출 2조1,000억원, 영업이익 1,368억원을 각각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넘어선 수치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13.8% 늘어난 규모다.

더불어 하나증권은 DL이앤씨가 2023년 연간 매출 7조7,876억원, 영업이익 3,792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3.9%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23.7% 줄어든 규모다.

KB증권도 DL이앤씨의 2023년 4분기 실적을 하나증권 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늠했다. KB증권은 DL이앤씨의 지난 2023년 4분기 매출·영업이익을 각각 2조2,000억원, 1,315억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메리츠증권은 DL이앤씨가 같은 시기 이보다 적은 매출액 2조1,845억원, 영업이익 1,0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수의 증권사들은 DL이앤씨의 주택사업부문 원가율이 작년 4분기를 기해 개선됨에 따라 올 한 해 실적이 2023년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작년 3분기 실적발표 때 DL이앤씨가 설명한 바와 같이 작년 4분기부터 주택사업부문 마진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하나증권은 DL이앤씨의 올해 매출 및 영업이익을 각각 8조7,924억원, 4,984억원으로 추정했는데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12.9%, 31.4% 오른 수치다.

이어 신한투자증권은 DL이앤씨가 올해 매출 8조8,758억원, 영업이익 5,586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작년 실적 추정치에 비해 매출은 12.2%, 영업이익은 53.3% 각각 늘어나는 것이다.

KB증권 또한 DL이앤씨가 올해 호실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KB증권은 DL이앤씨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8조8,000억원, 5,240억원으로 추산했는데 작년 실적 추정치에 비해 각각 12.0%, 40.1% 늘어난 실적이다.

증권사들은 DL이앤씨의 올해 실적 예상치가 높은 것에 대해 △플랜트 부문 매출 증가 가능성 △주택사업 부문 원가율 개선 가능성 △우수한 재무안정성 기반 등을 이유로 꼽았다.

◇ 소규모 PF우발채무와 함께 ‘유동성 위기‘ 대응력 충분  

증권사들은 DL이앤씨가 현재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PF발 리스크에서 멀리 떨어진 건설사 중 한 곳으로 평가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PF와 관련해서 도급PF는 3,150억원 규모인데 이마저도 시행사 신용공여라기보다 자체 사업의 후순위대출 신용공여”라며 “PF 관련 문제가 발생해도 내부 유동성으로 충분히 흡수가 가능하고 현금·현금성자산도 2조원 가량 보유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 우려하고 있는 유동성 문제는 DL이앤씨에겐 없다”고 설명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PF리스크 현실화로 업계 내 전반적으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으나 DL이앤씨의 PF 관련 우발부채는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도급사업 중 시행사향 신용공여가 없다시피하며 자체 사업향 신용공여만 3,150억원(자기자본 대비 7.8%)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신한투자증권 측은 “PF 부실 위험이 적어 신사업 투자 등에 적극적 현금활용이 예상돼 향후 추가 실적 상승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IBK투자증권 측은 “최근 건설사들의 주택사업부문의 PF우발채무 현실화 우려가 큰 것과 비교해 DL이앤씨의 작년 3분기 기준 PF우발채무는 유동화 보강 부문 6,000억원(도급PF 중 시행사향 신용공여 無) 수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 측도 최근 보고서에서 “DL이앤씨의 경우 PF 구조조정 사이클을 비껴갈 수 있는 유일한 건설사”라며 “과거 외환위기, 미국발 금융위기 때에도 선제적으로 재무안정성을 관리하면서 외연을 확장했던 모습이 재연되는 듯하다”라고 평했다.

증권가는 DL이앤씨의 부동산PF 리스크가 극히 적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 뉴시스
증권가는 DL이앤씨의 부동산PF 리스크가 극히 적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 뉴시스

◇ 2024년 포함 3개년 주주환원 정책에 기대감 상승

DL이앤씨가 오는 2월 1일 실적 발표와 함께 어떤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을지 업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DL이앤씨는 앞서 지난 2021년 2월 분할신설하면서 2023년까지 3년 간 발생하는 지배주주 순이익의 15%를 매년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고 공언했다. 구체적으로 지배주주 순이익의 10%는 현금 배당, 나머지 5%는 자사주 매입으로 각각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2022년 3월 DL이앤씨는 주주총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2,700원(우선주 2,7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580억원으로 2021년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 5,764억원의 10% 수준이다.

다음으로 같은해 5월말에는 2021년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 5,764억원에서 5%에 해당하는 총 29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뒤이어 지난해 3월말 주주총회에서 주가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207억원 매입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DL이앤씨가 2023년까지 약속대로 주주환원 정책을 이행함에 따라 업계의 이목은 오는 2월 1일로 예정된 DL이앤씨의 실적 발표에 몰리고 있다. 이 자리에서 DL이앤씨가 2024년을 포함한 향후 3개년에 대한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3개년에 비해 어떤 전향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할 지를 두고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