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I 연구진, 암세포 표적 단백질 분해·제거하는 프로탁 항암제 개발
비소세포폐암 대상 실험… 암세포 성장 70% 억제, 내성 발생기간 최대 2년 연장 기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표적 단백질을 분해·제거하는 프로탁 약물 기술을 적용해 비소세포폐암 항암제 개발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사진은 프로탁 항암제가 비소세포폐얌 세포를 제거하는 과정./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표적 단백질을 분해·제거하는 프로탁 약물 기술을 적용해 비소세포폐암 항암제 개발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사진은 프로탁 항암제가 비소세포폐얌 세포를 제거하는 과정./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암세포 분열을 억제하고 죽이는 항암제는 암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약물이다. 하지만 강력한 약물인 만큼 정상 세포에 대한 부작용은 심각하다. 뿐만 아니라 암세포가 항암제에 내성이 생기면 치료에도 어려움이 생긴다. 이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부작용과 내성 발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차세대 표적 항암제 개발에 성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표적 단백질을 분해·제거하는 프로탁 약물 기술을 적용해 비소세포폐암 항암제 개발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생명공학 연구기업 ‘단디큐어’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항암제의 경우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3기 이상인 암 환자의 경우 생존율은 높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약물의 반복 투여로 인해 발생되는 내성 문제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BSI 연구진은 ‘프로탁’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약물 개발을 진행했다. 프로탁이란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의 일종이다. 프로탁 약물이 암세포 단백질과 결합하면 ‘유비퀴틴 연결효소’라고 불리는 물질이 몸에 암세포 단백질 분해 신호를 전달한다. 그렇게 되면 몸에서 단백질 분해 효소인 ‘프로테아좀’이 분비되고 암세포 단백질이 펩타이드나 아미노산으로 완전히 분해·제거된다.

이 약물은 암세포 단백질을 분해한 후에는 또 다른 질환 단백질과 결합하면서 재활용된다. 때문에 기존 약물처럼 반복해서 투약하지 않아도 낮은 농도에서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약물의 내성 발생 기간을 훨씬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연구팀은 프로탁 약물의 암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비소세포폐암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실험용 쥐를 이용하여 수행한 실험 결과, 프로탁 약물 투여군에서 비소세포폐암 크기의 성장이 최대 70% 억제됐다. 또한 현재 사용 중인 표적 약물치료제와 함께 투여할 경우 약물 효과가 더욱 증가하는 시너지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보통 10~13개월 정도의 항암제 내성 발생 기간을 최대 2년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자 생존 기간도 지금보다 3배 이상 연장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방정규 KBIS 바이오융합연구부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폴로 유사인산화 단백질을 표적으로 프로탁 기반의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보여준 최초의 실험 결과”라며 “기존 항암제의 한계점인 독성 및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메디셔널 케미스트리(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에 지난해 12월 19일자로 게재됐으며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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