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지난 16일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등 주요 계열사 CEO를 교체하고 임원 총 19명을 승진시키는 내용의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 CJ그룹
CJ그룹이 지난 16일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등 주요 계열사 CEO를 교체하고 임원 총 19명을 승진시키는 내용의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 CJ그룹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CJ그룹이 지난 16일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통상 정기 임원 인사를 11~12월에 진행했던 CJ그룹이 해를 넘기고 2월이 돼서야 임원 인사를 진행한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 부진했던 CJ제일제당… 신임 대표이사에 강신호 대표 내정

CJ그룹은 이번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등 주요 계열사 CEO를 교체하고 임원(경영리더) 총 19명을 승진시켰다.

당초 업계서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원칙을 적용해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시장의 관측과 달리 실제 인사 대상은 적은 폭으로 이뤄졌다. 부진했던 주요 계열사엔 성과 중심의 인사를 적용하고 ‘조직 안정’에 방점을 뒀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CJ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실적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기본 원칙 아래 철저히 성과 중심으로 이뤄진 인사”라며 “어려운 경영 상황 속에서도 미래 성장을 고려해 2020년(19명) 이후 최소폭의 임원 승진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 신임 대표이사엔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내정됐다. 2020년까지 CJ제일제당 각자대표 겸 식품 사업 부문 대표를 맡았던 강 대표는 부회장 승진과 함께 4년 만에 경영으로 복귀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거둬들였다. 특히 바이오 사업 부문에서 고전하면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7조8,9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4.7%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5.4% 크게 줄어들어 8,1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에 CJ제일제당 신임 대표이사로 부임하게 된 강신호 대표는 지난 2021년 CJ대한통운 대표이사로 부임해 주요 사업 부문의 조직문화를 체질부터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4,802억원(연결기준)을 달성하는 등 재임 기간 중 대한통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는 펑가가 나온다. 강 대표는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공채 첫 부회장’ 타이틀을 갖게 된 강 대표는 앞으로 실적 개선 등의 과제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젊은 인재들, ‘경영리더’로 과감히 발탁

이런 가운데 강신호 대표가 CJ제일제당으로 옮기면서 CJ대한통운 신임 대표 자리는 신영수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 대표가 채우게 됐다. CJ그룹에 따르면 신 대표는 신규 브랜드 ‘오네(O-NE)’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는 등 택배‧이커머스 부문에서 미래형 사업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이외 다른 주요 계열사 대표들은 유임이 결정됐다. 본래 올해 3월 임기가 종료될 예정이었던 △허민회 CJ CGV 대표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 △김찬호 CJ푸드빌 대표 △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 등이 임기를 연장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CJ그룹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 갈 신임 경영 리더에는 19명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1월 이재현 회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성과를 격려한 CJ대한통운과 CJ올리브영에서 각각 6명, 4명이 나왔다.

CJ그룹 측은 이번 인사에서도 ‘하고잡이’ 젊은 인재들을 리더로 과감하게 발탁했다고 밝혔다. 하고잡이는 뭐든 하고 싶어하고 일 욕심이 많은 사람을 뜻한다. 여기엔 1980년대생 6명과 1990년생 1명 등이 포함됐다. 나이나 연차와 관계 없이 성과만 있다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그룹의 철학이 반영됐다는 게 CJ그룹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CJ CGV에는 1990년생인 방준식 씨가 경영리더로 선임됐다. 그는 2018년 경력직으로 CJ CGV의 자회사인 CJ 4D플렉스에 입사해 6년 만에 임원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외 CJ올리브영은 1987년생인 손모아 씨, 1986년생인 권가은 씨 등 30대 젊은 인재를 발탁했다.

한편 올해 주요 대기업 인사에선 오너가의 3‧4세 경영자들이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가 나타났던 바 있다. 이에 업계서도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1990년생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 실장(경영리더)의 승진에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올해 CJ그룹에선 이선호 실장에 대한 별도의 승진 인사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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