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파리 등 유럽 운수권 이관 작업 추진
티웨이, 프랑스 파리공항 지상직 채용 진행 중
국토부, 美서 합병 불허 시 이관 운수권 원상복귀 검토
합병 무산 시 티웨이, 운수권 必 유럽 3개 노선 운항 불가

티웨이항공은 미국 법무부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결정 여부와 무관하게 EC 조건에 따라 6월부터 파리 노선에 취항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티웨이항공이 유럽 노선 취항 이후 미국에서 합병을 불허하게 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제기된다. / 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은 미국 법무부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결정 여부와 무관하게 EC 조건에 따라 6월부터 파리 노선에 취항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티웨이항공이 유럽 노선 취항 이후 미국에서 합병을 불허하게 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제기된다. / 티웨이항공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인수합병·M&A)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티웨이항공은 유럽 취항을 위해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CDG) 지상직 직원 채용을 진행 중이다. 문제는 미국 경쟁당국에서 이번 합병을 불허할 경우, 대한항공으로부터 이관 받은 운수권을 다시 뱉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상 프랑스 파리공항 직원 채용 자체가 의미 없어지는 상황이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얘기다.

지난 13일 유럽연합 경쟁당국(EC)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허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EC는 지난해 대한항공이 제출한 시정안을 검토한 후 최근 ‘합병 선제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항공사가 올해 6월부터 유럽 4개 도시에 취항할 것’이라는 단서 조항을 내건 것으로 알려진다.

즉 티웨이항공이 6월부터 유럽 노선에 취항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셈이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이 △6월 프랑스 파리 △8월 이탈리아 로마 △9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취항할 수 있도록 운수권과 슬롯 이관, 항공기 대여 및 운항승무원 파견 등 작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티웨이항공도 올해 6월 인천∼파리 노선 취항을 위해 지난달부터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에서 항공권 발권·승객 좌석 배정·수하물 처리 등을 담당할 지상직 직원 채용에 나섰다.

문제는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필수 신고국인 미국에서 아직 최종 승인을 내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가 미국 법무부 결정만 남겨 놓고 있다. / 뉴시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가 미국 법무부 결정만 남겨 놓고 있다. / 뉴시스

앞서 미국 경쟁당국인 법무부(DOJ)는 지난 2022년 11월 양사 합병에 대한 판단을 유예한 바 있다. 합병 허가 시 대한항공이 한미노선의 독과점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이 속한 항공동맹체 스타얼라이언스 측이 양사 합병에 부정적인 의견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 법무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불허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의 양사 합병 승인·불허 결정은 언제 발표될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티웨이항공은 EC의 조건으로 인해 미국 법무부 결정과 무관하게 6월부터 유럽 노선에 취항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미국에서 합병을 불허하게 되면 대한항공은 자칫 티웨이항공에 유럽 운수권과 슬롯만 내주는 꼴이 될 수 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양사 합병 불발 시 티웨이항공이 운수권을 다시 대한항공 측에 반납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검토하고 나섰다. 당초 대한항공이 유럽 운수권과 슬롯을 티웨이항공에 이관하는 게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합병이 무산되면 티웨이항공에 이관한 운수권도 돌려받는 게 옳다는 판단이다.

이렇게 되면 티웨이항공은 항공자유화협정이 맺어지지 않은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로마, 독일 프랑크푸르트 3개 노선 운항을 이어갈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유럽 노선 운항을 위해 채용한 현지 공항 지상직 직원들을 해고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티웨이항공 측은 “가정을 전제로 한 문의에 대해서는 답변이 어렵다”며 “합병이 무산되는 경우 현지 직원들에 대한 조치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티웨이항공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 지상직 채용
https://www.francezone.com/xe/Headline2_list/2374109
2024. 1. 4 프랑스존, 티웨이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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