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새 대표에 이은미 전 대구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낙점됐다. / 토스뱅크
토스뱅크 새 대표에 이은미 전 대구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낙점됐다. / 토스뱅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토스뱅크가 새로운 대표 체제를 맞이한다. 새 수장으로 이은미 전 대구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낙점됐다. 토스뱅크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마련할 지 주목된다. 

◇ 재무전문가 영입한 토스뱅크

토스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가 이은미 후보를 차기 대표 후보로 단수 추천했다고 21일 밝혔다. 

임추위는 그간 회의를 거쳐 토스뱅크의 성장과 혁신, 그리고 안정감을 부여할 수 있는 후보군을 발굴 및 검증해왔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소재 토스뱅크 본사에서 신임 후보 추천을 완료했다. 이은미 후보는 내달 28일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 승인을 거쳐 대표로 취임할 예정이다. 

토스뱅크의 리더십 교체는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연임에 도전하지 않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홍 대표는 토스뱅크의 ‘개국공신’이다. 카이스트 산업공학과를 졸업 후 삼성전자를 거쳐 2017년 토스(비바리퍼블리카)에서 합류한 그는 토스뱅크 인가·출범 등을 총괄 지휘한 인물이다. 

그는 2021년 10월 토스뱅크가 정식 출범한 후 초대 수장을 맡아 회사의 성장 기반을 다지는 역할을 했다. 홍 대표 지휘 아래, 토스뱅크는 빠른 여·수신 성장과 가입자 증가 추세를 보였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 순이익 86억원을 시현하며 출범 2년 만에 첫 분기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고객수는 올해 안에 1,000만명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의 성과만 보면 그의 연임은 유력시됐다. 그러나 홍 대표는 더 큰 도약을 위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홍 대표는 최근 주간 임직원 회의에서 “토스뱅크 준비법인 부터 흑자전환, 1,000만 고객과 함께한 은행으로 거듭나기까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을 탄탄히 다졌다. 새로운 전기를 맞은 은행에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사임 배경을 전했다. 

후임으로 낙점된 이은미 대표이사 내정자는 금융 분야에서 재무전문가로서 폭 넓은 전문성을 쌓은 인사다. IT 전문가로서 역량이 두드러졌던 홍 대표와는 다소 차별화된 이력을 갖고 있다.

이 내정자는 서강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과 런던 비즈니스스쿨, 홍콩대 등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삼일회계법인, 대우증권, 스탠다드차타드(SC) 등을 거쳐 도이치은행 서울지점 재무관리부문장, HSBC 서울지점 부대표, HSBC홍콩 지역본부 아태지역총괄 상업은행 최고재무책임자 등을 지냈다. 지난해엔 대구은행 경영기획본부장 겸 CFO로 이동해 리스크 관리 업무를 맡았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주도하는 태스크포스팀 공동의장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 ‘수익성·건전성’ 개선 과제… 서비스 혁신 역량 ‘주목’

임추위는 이 내정자를 선임한 배경에 대해 “국내외를 아우르는 폭 넓은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 및 조직관리 역량, 통찰력 등이 토스뱅크를 이끌어 갈 최적의 리더십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재무·전문가를 수장으로 낙점한 것은 ‘수익성’과 ‘건전성’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3분기 분기 흑자를 내며, 수익성 실현에 신호탄을 쏜 상황이다. 다만 안정적인 흑자 구조를 만들기 위해선 세밀한 재무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토스뱅크의 모기업 비바리퍼블리카가 기업공개(IPO) 준비에 나선 만큼 회사의 이익 확대는 더욱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여기에 토스뱅크는 건전성 관리에 있어서도 숙제를 품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토스뱅크 연체율은 1.18%로 전년 대비 0.8%p(퍼센트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 3사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0.49%, 케이뱅크는 0.90%를 기록한 바 있다. 인터넷뱅크 설립 취지인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목표를 달성하면서, 연체율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만큼 신임 대표이사의 어깨는 무겁다. 

이 외에도 이 내정자는 상품 라인업 강화, 혁신 서비스 출시 등 다양한 과제를 마주할 전망이다. 토스뱅크는 출범 이후,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로 시장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왔다. 핀테크 기업으로서 시장의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토스뱅크가 출범 후 가장 강조해온 서비스 가치는 ‘혁신성’이다. 이 내정자는 재무전문가로서 역량이 두드러지는 인사다. 토스뱅크 측은 이 내정자가 이공계 전공을 기반으로 데이터 분석, IT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으나, 핀테크 분야 혁신 역량이 있어선 의문 부호가 다소 찍혀 있다. 과연 이 내정자가 재무 관리 뿐 아니라 ‘서비스 혁신성’에 있어서도 역량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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