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작년 말 채소 및 과일 출하량이 감소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 뉴시스
장바구니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작년 말 채소 및 과일 출하량이 감소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 뉴시스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설 연휴를 보낸 지 2주가량이 지난 시점에도 장바구니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내려오지 않는 모양새다. 작년 말 채소와 과일 출하량이 감소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 배 38.5%↑‧단감 79%↑ ‘껑충’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3일 기준 배추 1포기의 평균 가격은 3,77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 올랐다. 배추의 경우 작황이 매우 양호했던 2022년과 비교해 2023년에 가을‧겨울배추 출하량이 감소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시금치(100g) 가격은 1,051원으로 같은 기간 27% 상승했다. 애호박 1개는 1년 전보다는 가격이 소폭 하락했지만, 평년보단 오름세를 보였다. 1개당 2,609원을 기록하면서 평년보다 25%가량 상승한 것이다. 양파(1kg)도 평년보다 11%가량 오른 2,379원을 기록했다.

과일 가격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해 작황이 안 좋았던 사과는 23일 기준 10개당 2만9,235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27% 오른 수준이다. 배는 같은 기간 38.5% 크게 올라 10개당 4만524원으로 집계됐다. 단감(10개)은 전년대비 79% 오른 2만1,413원을 형성했다.

이는 과일 저장량이 전년 대비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사과‧배 등 과일 생산량은 전년도와 비교해 20% 안팎으로 떨어졌다. 또한 일조량 부족으로 인해 착색 불량이 생기거나 우박 피해 등으로 과일 품질이 전년 대비 저하됐다. 특히 단감 가격은 32% 하락했다. 12월 출하량도 모두 줄어든 점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도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유통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으로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을 활성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소수의 유통 주체 간 거래만 가능했던 기존 도매시장의 물류 비효율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일정 요건을 갖췄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전국 단위 온라인도매시장을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온라인도매시장에서는 지난 18일 기준 총 172억원(5,600톤) 수준의 거래가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다. 유통단계를 단축하고 물류비용을 절감한 결과, 실제로 농가 수취가격 제고 및 유통비용 절감 효과가 확인되기도 했다는 게 식품 당국의 설명이다. 농식품부는 거래 규모가 커지면 물가안정에도 상당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송미령 장관은 “최근 농산물 물가가 높게 지속되는 상황에서 유통단계를 단축할 수 있는 온라인도매시장이 가지는 의미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온라인도매시장을 조기 활성화해 유통비용을 절감하고, 그 이익이 농업인과 소비자‧유통인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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