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형석 총괄부회장, 유통·항공 연계한 신사업 ‘호텔’ 낙점
2014년, 아벤트리 부산·노보텔 수원 오픈… ‘AK타운’ 구축 시동
2018년, 홍대 신사옥 입주와 함께 제주항공 호텔 오픈
코로나 터널 지나 2023년 흑자 전환 알린 애경그룹 호텔사업

애경그룹으 2014년 본격적으로 호텔 사업을 개시했다. 사진은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과 AK&몰, 수원역 전경. / AK홀딩스
애경그룹으 2014년 본격적으로 호텔 사업을 개시했다. 사진은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과 AK&몰, 수원역 전경. / AK홀딩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애경그룹은 10년 전 호텔 사업에 뛰어들었다. 애경그룹은 2014년에만 부산·수원에 비즈니스 호텔을 차례로 오픈했다. 두 호텔의 공통점은 쇼핑몰과 인접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쇼핑몰에 전략적으로 호텔을 함께 오픈하며 ‘AK타운’을 구축하는 등 애경그룹의 호텔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애경그룹의 호텔사업 진출과 AK타운 구축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장남인 채형석 총괄부회장이 직접 추진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채형석 총괄부회장이 호텔로 사업 부문을 확장한 배경은 당시 애경그룹의 연 평균 성장세가 1∼3%에 머물고 있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비약적 도약(퀀텀점프)을 이뤄내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당시 애경그룹은 크게 △화학(애경유화·AK켐텍·애경화학) △백화점(AKS&D·수원애경역사·평택역사 등) △부동산(AM플러스자산개발 등) △항공(제주항공) 등으로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에서 유통 및 항공사업에 호텔을 연계하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애경그룹은 부산 광복동 먹자골목 중심에 복합쇼핑몰 ‘와이즈파크(Y'Z PARK) 광복점’ 건설을 추진하면서부터 호텔을 함께 오픈하기로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계획대로 2014년 3월 와이즈파크 광복점이 오픈하면서 ‘호텔 아벤트리 부산’도 동시에 문을 열었다. 동년 12월에는 AK플라자 수원점이 위치한 수원역 옆에 AK&몰과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호텔을 함께 오픈하며 본격적으로 ‘AK타운’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호텔 아벤트리 부산은 2014년 오픈한 이후부터 2019년까지 대체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6년간 매출은 큰 등락 없이 19억원, 25억원, 26억원, 22억원, 21억원, 22억원 등을 올렸고,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도 2∼6억원 사이를 달성했다. 호텔부문의 별도 판관비는 집계되지 않아 호텔 부문에서 흑자여부는 파악이 어렵다.

동기간 노보텔 수원도 2014년 12월 오픈 후 4억4,600만원 매출을 올렸고, 이어 2015∼2019년 기간 동안 매년 매출이 99억원, 150억원, 187억원, 200억원, 209억원 등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부산과 수원에서 호텔 사업이 순항을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애경그룹은 서울 홍대입구역 앞에 신사옥을 지으면서 세 번째 호텔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를 함께 오픈하고 서울에도 AK타운을 구축했다.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홍대 호텔은 제주항공에서 운영을 맡았다. 애경그룹은 항공에 숙박을 연계한 패키지 상품을 마련해 관광객 유치를 노린 모습이다.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 호텔이 코로나 터널을 지나 2023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 제주항공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 호텔이 코로나 터널을 지나 2023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 제주항공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홍대 호텔은 오픈 첫해에만 약 16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후 2019년 매출 101억원, 영업이익 6억7,000만원 등의 실적을 쓰며 순항하는 듯 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항공·여행·관광 산업에는 먹구름이 드리우게 됐다.

결국 아벤트리 부산과 노보텔 수원,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홍대 호텔은 각각 매출이 4억8,000만원, 75억원, 35억원 등으로 전부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영업손익을 확인할 수 있는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홍대 호텔은 2020년 영업손실이 37억원을 기록했고, 2021년과 2022년까지도 -39억원, -8억원 등으로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다른 호텔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엔데믹을 맞은 2022년 4분기쯤부터 해외여행이 점차 활성화되면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애경그룹의 3개 호텔 매출도 다시 회복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홍대 호텔은 22억원 영업이익을 올렸고, 노보텔 수원의 매출도 158억원을 기록하며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회복한 모습이다. 아벤트리 부산은 회복세가 다소 더딘 모습이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12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코로나 시국에 비해서는 큰 폭으로 성장했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애경그룹 호텔들은 대부분 교통의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다”며 “노보텔 수원은 인접한 곳에 관광지(수원 화성)와 대학교, 병원, 삼성전자 등이 있어 비즈니스 고객부터 관광객 등이 많이 찾으며, 홍대 제주항공 호텔(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도 최근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연남동과 인접하고 있으면서 공항철도와도 연결돼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말했다.

향후 애경그룹의 호텔 사업이 날개를 펴고 유통·항공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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