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 메르세데스-벤츠 디 올 뉴 CLE 쿠페 모델이 상륙했다. / 제갈민 기자
국내 시장에 메르세데스-벤츠 디 올 뉴 CLE 쿠페 모델이 상륙했다.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완전히 새로운 모델 ‘디 올-뉴 메르세데스-벤츠 CLE 쿠페(이하 CLE 쿠페)’를 공개하고 국내 공식 판매를 시작한다. CLE 쿠페는 기존 C-클래스 쿠페와 E-클래스 쿠페를 융합한 2도어 모델이다.

국내에는 CLE 200 쿠페와 CLE 450 4매틱 쿠페 2종이 출시됐다. 이후 CLE 카브리올레(컨버터블)와 고성능 모델 디 올-뉴 메르세데스-AMG CLE 53 4매틱+ 카브리올레도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벤츠 코리아는 CLE 쿠페 국내 출시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28일 출시행사 겸 시승행사를 소규모로 개최했다. 시승 모델은 벤츠 CLE 450 4매틱 쿠페로, 후륜조향을 포함해 여러 편의 장비가 다수 탑재된 모델이다.

◇ ‘우아한’ 벤츠의 표본, 유려한 라인 눈길… 실내는 무난한 벤츠 패밀리룩

장막으로 덮인 벤츠 CLE 쿠페의 실물이 공개되고 처음 접한 순간 우아하고 아름답다는 느낌에 감탄이 쏟아졌다. 벤츠 세단이나 SUV 모델도 충분히 멋지긴 하지만 어딘가 밋밋하거나 아쉬운 부분이 존재한다. 그에 반해 CLE 쿠페는 비율과 곡선미, 볼륨감 등이 조화를 이뤄 ‘예쁘다’라는 느낌이 드는 모델이다.

앞모습은 벤츠의 패밀리룩을 그대로 이식해둔 만큼 벤츠만의 정체성이 뚜렷하다. 가로로 넓적한 사다리꼴 모양의 라디에이터그릴과 중앙의 원형 안에 위치한 삼각별, 여기서 좌우로 뻗어나가는 직선 크롬 장식은 누가 보더라도 ‘벤츠’임을 알 수 있는 요소다. 헤드램프는 좌우 끝부분을 뾰족하게 디자인해 날렵하고 샤프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메르세데스-벤츠 디 올 뉴 CLE 쿠페는 옆모습 라인이 매력포인트다. / 제갈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디 올 뉴 CLE 쿠페는 옆모습 라인이 매력포인트다. / 제갈민 기자

CLE 쿠페는 앞모습보다는 대각선이나 옆에서 바라본 모습이 매력 포인트다. 길쭉한 보닛과 완만하게 뉘어져 있는 A필러, 그리고 프론트 펜더 끝부분부터 A필러·C필러·리어 펜더까지 둥글게 이어지는 유려한 라인은 우아함을 배가시키는 요소다. 또 도어 경계부분부터 리어램프까지 직선으로 캐릭터라인을 굵게 그어 리어 펜더에 포인트와 볼륨감을 더했다.

후면부는 깔끔하면서도 트렁크 도어 라인이 단순히 직선이 아닌 점이 눈길을 끈다. 보통 다수의 자동차는 실용성을 추구해 트렁크 라인을 직선으로 디자인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벤츠 CLE 쿠페는 좌우에서 중앙부로 가까워질수록 약간 아래로 내려오는 형태다. 

메르세데스-벤츠 디 올 뉴 CLE 쿠페 실내 인테리어 및 스티어링휠은 벤츠의 아이덴티티가 잘 느껴진다. / 제갈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디 올 뉴 CLE 쿠페 실내 인테리어 및 스티어링휠은 벤츠의 아이덴티티가 잘 느껴진다. / 제갈민 기자

실내 인테리어는 무난하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터치디스플레이 구성은 벤츠 C클래스나 S클래스와 동일하다. 스티어링휠은 앞서 다수의 벤츠 모델에 사용된 잠자리 날개를 닮은 D컷 스티어링 휠을 사용해 스포티한 감성을 더한 요소다.

수납공간은 ‘쿠페’라는 차량의 특성을 감안하면 훌륭한 수준이다. 좌우로 덮개가 열리는 형태의 콘솔박스는 다른 벤츠 모델들과 면적이나 깊이가 비슷하고, 앞쪽에 슬라이딩 덮개 아래는 컵홀더 2구, 지갑 등 소지품 보관 공간,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로 구성됐다.

독특한 점은 동승석 앞 글러브박스를 열면 방향제(디퓨저)를 꽂을 수 있게 설계된 점이다. 차량용 방향제를 꽂으면 송풍구를 통해 차량 내에 향이 퍼지는데, 시승차에는 방향제가 탑재되지 않아 효과를 직접 느껴볼 수는 없었다. 향후 벤츠 서비스센터 등을 통해 구매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 디 올 뉴 CLE 쿠페 1열 수납공간 및 2열. 수납공간은 무난하고 2열 공간은 필요에 따라 활용할 수 있어 최대 4인 탑승도 가능하다. / 제갈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디 올 뉴 CLE 쿠페 1열 수납공간 및 2열. 수납공간은 무난하고 2열 공간은 필요에 따라 활용할 수 있어 최대 4인 탑승도 가능하다. / 제갈민 기자

쿠페 모델인 만큼 2열 공간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헤드룸은 역시 180㎝ 성인이 앉기에는 다소 낮다. 허리를 편하게 펴고 등받이에 기대면 머리가 C필러 루프라인에 닿는다. 그나마 1열 시트와 2열 탑승객 무릎 사이 간격은 주먹 하나 정도가 들어갈 공간이 확보돼 신장 165∼170㎝ 정도라면 2열 탑승도 아주 불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열에는 좌우 시트 사이에 2구 컵홀더가 있으며, 컵홀더 앞쪽에 지갑이나 스마트폰을 보관할 수 있도록 수납공간을 작게나마 마련됐다. 공조기는 콘솔박스 후면에 2구가 마련됐지만 2열에서는 별도의 조작을 할 수 없다.

벤츠 CLE에는 부메스터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된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 폭발적인 가속감, 우렁찬 배기음… 후륜조향 덕에 좁은 주차장도 OK

메르세데스-벤츠 디 올 뉴 CLE 쿠페 보닛에는 4개의 굵은 캐릭터라인이 그어져 볼륨감을 더해주는 요소다. / 제갈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디 올 뉴 CLE 쿠페 보닛에는 4개의 굵은 캐릭터라인이 그어져 볼륨감을 더해주는 요소다. / 제갈민 기자

본격적인 주행을 하기 위해 도로에 나서면 부드러운 주행감과 함께 폭발적인 가속력을 느낄 수 있다. 에코나 컴포트 주행 모드에서도 출력은 부족하지 않다. 다만 2%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엔진음과 배기음이다. 에코·컴포트 주행모드에서는 출력을 억제하는 게 느껴지고, 스포츠모드로 바꿔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우렁찬 배기음과 엔진음을 뿜어내며 쏜살같이 달려나간다.

가속페달을 살짝만 깊게 밟아도 순식간에 X영역 중후반 수준까지 속도가 치솟는다. 그러면서도 속도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고 차량의 떨림도 크지 않다. 벤츠 CLE 쿠페의 안정적인 주행성능은 서킷에서 고속으로 달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요소다.

또한 후륜조향 덕에 골목길을 지날 때나 차로변경을 할 때 보다 민첩하게 주행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점이다. 벤츠 CLE 쿠페는 4.8m가 조금 넘는 길이로 국산 중형 세단보다 짧다. 이 정도 크기의 차량에 후륜조향 기능을 탑재한 만큼 보다 빠릿빠릿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후륜조향 덕에 좁은 주차장에서도 아주 쉽게 차량을 주차하고 출차 할 수 있었다. 보통 중형 세단을 주차할 때 앞뒤로 3∼4차례 움직여야 하는 좁은 곳에서도 차량을 한 번에 주차가 가능하다.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의 실내 유입도 크지 않다. 도심 주행 간에 창문을 닫고 주행을 하면 옆에 정차한 차량의 엔진음이나 배기음을 신경써서 들으려 하지 않는다면 거의 인지하기 어려운 수준의 방음효과가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디 올 뉴 CLE 쿠페 실내. 야간이나 어두운 곳에서는 엠비언트 라이트(무드등)가 포인트 요소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스포츠 시트는 편안하고 주행 간 몸을 꽉 잡아주지만 머리받침대가 아주 편하지는 않다. / 제갈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디 올 뉴 CLE 쿠페 실내. 야간이나 어두운 곳에서는 엠비언트 라이트(무드등)가 포인트 요소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스포츠 시트는 편안하고 주행 간 몸을 꽉 잡아주지만 머리받침대가 아주 편하지는 않다. / 제갈민 기자

부메스터 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드라이브를 더욱 즐겁게 해주는 옵션이다. 벤츠는 CLE 쿠페에 15개의 부메스터 스피커를 탑재했다. 작은 차의 실내 곳곳에 스피커를 설치한 것이다. 710W 출력의 DSP 앰프는 음향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는 요소다. 또한 오디오 설정에서 음악을 더욱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앞좌석과 뒷좌석으로 선택할 수 있는데, 앞좌석을 설정할 때와 하지 않았을 때 차이가 아주 크다.

여기에 스마트폰을 차량과 블루투스와 핫스팟으로 연결하면 안드로이드오토·애플카플레이로 내비게이션 기능을 이용하면서 동시에 유튜브 앱을 사용할 수 있다. 유튜브 프리미엄이 아니더라도 벤츠 CLE 쿠페에 탑재된 유튜브 기능을 이용하면 원하는 음악을 재생하고 내비게이션 길안내를 큰 화면으로 보면서 주행이 가능하다. 주행 간에는 안전을 위해 유튜브를 조작하지 못하도록 설정돼 있다.

연료효율(연비)은 고속주행과 도심주행이 큰 차이를 보였다. 정체가 없는 강변북로와 자유로를 달릴 때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CC) 기능을 사용하니 12㎞/ℓ 이상의 연비를 꾸준히 유지했으나, 정체가 심한 오전 출근길 약 22㎞를 주행할 때는 연비가 6.5㎞/ℓ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속도로를 이용해 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연비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출퇴근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메르세데스-벤츠 디 올 뉴 CLE 쿠페. / 제갈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디 올 뉴 CLE 쿠페는 등급(트림)에 따라 7,000만원대와 9,000만원대로 큰 차이를 보인다. / 제갈민 기자

시승 간 불편했던 점은 오토홀드 기능이 있지만 작동이 오락가락한 점이다. 도심 주행을 하는 과정에 신호대기를 할 때 브레이크를 깊게, 여러 번 밟아도 오토홀드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수차례 존재했다. 또 어떨 때는 속도를 줄이면서 정차를 할 때 오토홀드 기능이 한 번에 작동할 때도 있었다.

또 핸들열선 기능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운전석 시트 열선기능을 켜야만 함께 작동하는 점이 애매한 요소다. 운전자들 중에서는 시트 열선을 켜지 않고 핸들열선만 켜고 싶어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러한 점에서는 사소한 부분을 놓친 것으로 보인다.

내장된 순정 내비게이션은 여전히 시인성이 떨어지지만, 내비게이션은 다수의 운전자가 스마트폰을 연결해 안드로이드오토나 애플카플레이로 네이버지도나 티맵, 카카오맵 등을 사용해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다만 안드로이드오토·애플카플레이를 이용하고 있는 도중에 메인 디스플레이 화면을 유튜브나 차량 조작을 위해 화면을 바꿨을 때 다시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돌아갈 때 버튼을 최소 3회, 홈 버튼을 두 번 누르고 안드로이드오토를 다시 선택해야 해 조작편의성에서는 감점 요인이다.

마지막으로 차량을 주차하고 내려서 열쇠나 문 손잡이를 터치해 차량 문을 꼭 잠궈야 한다는 점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 SM5와 SM6 등을 비롯해 다수의 차량은 요즘 차에서 내린 후 열쇠를 소지하고 멀어지기만 하면 자동으로 문이 잠기는 오토클로징 기능을 지원하는데, 벤츠 CLE 쿠페는 이러한 기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1억원에 육박하는 모델인 만큼 사소한 옵션은 최대한 지원을 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외에도 차량의 여러 기능을 조작하기 위해 하나씩 찾아 들어가는 과정이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데, 이는 벤츠 차량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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