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가 4일 순대실록 대학로본점에서 대안식품 개발 방향 설명회를 열었다. 사진은 민중식 신세계푸드 R&D센터장이 대안식품 개발 방향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 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가 4일 순대실록 대학로본점에서 대안식품 개발 방향 설명회를 열었다. 사진은 민중식 신세계푸드 R&D센터장이 대안식품 개발 방향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 신세계푸드

시사위크|혜화=연미선 기자  지난 4일 기자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를 찾았다. 오후 4시가 가까워진 시각, 신세계푸드의 대안식품 설명회 ‘배러클래스(Better Class)’가 열린 순대실록 대학로본점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 ”대안식품 R&D 고도화로 소비자 선택권 넓힐 것“

신세계푸드는 4일 순대실록 대학로본점에서 대안식품 개발 방향 설명회를 열고, 프리미엄 순대 전문점 순대실록과 협업해 마련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날 신세계푸드는 대안식품 연구개발(R&D) 역량 고도화를 통해 대안육 ‘배러미트(Better Meat)’와 대안식 ‘유아왓유잇(You are What you Eat)’을 통해 육성 중인 대안식품 시장에서 혁신과 성장 의지를 다짐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2016년부터 대안식품 연구개발을 시작해 왔다. 지난 2021년엔 대안육 브랜드 ‘배러미트’를 론칭하며 대안식품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어 지난해에는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을 론칭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식물성 간편식(PMR, Plant-based HMR)과 레스토랑을 선보이고 있다.

설명회에는 민중식 신세계푸드 R&D센터장과 육경희 순대실록 대표가 참석했다. 민중식 R&D센터장은 설명회에서 “2022년 전 세계 최초로 출시한 ‘식물성 런천 캔햄’에 이어 대표적인 동물성 식품으로 여겨지는 순대를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 선보였다”면서 “또한 순대 맛집의 레시피와 접목한 밀키트를 개발해 소비자들이 대안식품에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기존의 동물성 식품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음식을 구현해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 사진=연미선 기자
신세계푸드는 기존의 동물성 식품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음식을 구현해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 사진=연미선 기자

이날 행사에는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이사가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대표적 동물성 식품인 순대를 식물성 원료를 통해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함께해 준 육경희 대표에게 감사하다”고 입을 뗐다.

이어 “신세계푸드가 지향하고자 하는 대안 식품은 기존의 동물성 식품을 완전히 대체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가장 좋은 대안 음식은 기존의 음식보다 더 좋은 음식이라는 기조 아래, 먹거리에서도 지구를 위하고 환경을 위하는 방식으로 종국에는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 ‘고기’의 질감‧육즙 어떻게 구현할까… 가루쌀 활용한 대안유 ‘눈길’

이날 기자는 신세계푸드의 식물성 대안식품을 직접 맛볼 수 있었다. 특히 식전 음식으로 제공된 식물성 치즈 플래터가 눈길을 끌었다. 여기엔 오트‧캐슈넛 등을 이용한 식물성 치즈와 콜드컷 햄이 제공됐는데, 동물성 재료로 만들어진 치즈‧햄과 맛과 식감 면에서 매우 비슷해 놀라웠다.

신세계푸드는 대안육 진화를 5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고기를 다른 식품으로 대체하는 1단계에서 △고기와 닮은 음식(2단계) △고기와 가까운 맛 체험(3단계) △고기와 같은 조리와 맛 체험(4단계) △고기 이상의 가능성(5단계)까지다. 이날 민중식 R&D센터장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현재 4단계를 완성 시키려는 단계에 있다. 고기의 질감은 단백질 조직화를 통해, 육즙과 풍미는 대안 지방을 통해 구현해 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신세계푸드는 이번에 유아왓유잇 브랜드를 통해 식물성 순대볶음 밀키트를 출시한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신세계푸드가 선보이는 식물성 순대, 순대 정식, 순대볶음, 식물성 햄과 치즈로 구성된 플래터. / 사진=연미선 기자
신세계푸드는 이번에 유아왓유잇 브랜드를 통해 식물성 순대볶음 밀키트를 출시한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신세계푸드가 선보이는 식물성 순대, 순대 정식, 순대볶음, 식물성 햄과 치즈로 구성된 플래터. / 사진=연미선 기자

본 식사 자리엔 신세계푸드가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식물성 순대볶음과 순대 정식이 제공됐다.

민중식 R&D센터장은 “식물성 순대볶음은 대두단백을 통해 돼지고기 고유 맛과 식감을, 카카오 분말을 통해서 순대 본연의 색상을 구현하고 식물성 조미료를 통해 감칠맛을 더했다”면서 “여기에 순대실록의 170시간 숙성 비법 레시피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직접 먹어본 순대볶음은 순대의 맛과 풍미에서 실제 순대와 상당히 유사했다. 다만 쫄깃한 식감 면에서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일부 나왔다.

우유 대안 음료인 ‘라이스 밀크’도 맛볼 수 있었다. 특히 라이스 밀크는 국산 가루쌀 품종 ‘바로미2’를 활용해 만들어져 눈길을 끌었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지방함량이 높은 가루쌀 품종 바로미2 추출액으로 유당을 대체해 유당 불내증이 있는 소비자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가루쌀은 최근 쌀 과잉 공급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쌀 수급균형을 맞추기 위해 쌀 소비를 늘리는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민중식 R&D센터장은 이와 관련해 “라이스 밀크는 100% 식물성 우유 대안 음료”라고 설명하면서 “쌀 소비 증대라는 사회적 역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이날 설명회에서 ‘더 좋은 음식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목표를 바탕으로 대안육‧대안유 등 다양한 대안식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신세계푸드는 식물성 씨푸드(seafood)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민중식R&D센터장은 “대안식품을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씨푸드 분야는 대안유나 대안육보다는 진전 사항이 적은 편이다”라면서도 “미래 단백질로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고,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단백질로 보고 있다. 3~4년 안에는 가시적인 부분을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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