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硏, 3D 장 오가노이드 이용해 줄기세포 집합체 추출

손미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책임연구원팀은 세계최초로 인간 장(腸) 오가노이드에서 장 줄기세포를 이용한 농축 배양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손미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책임연구원팀은 세계최초로 인간 장(腸) 오가노이드에서 장 줄기세포를 이용한 농축 배양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국내 연구진이 고순도의 줄기세포를 인공장기 ‘오가노이드’에서 대량으로 추출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재생치료, 세포치료제, 신약 개발 등 다양한 의료과학분야 발전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손미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책임연구원팀은 세계최초로 인간 장(腸) 오가노이드에서 장 줄기세포를 이용한 농축 배양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오가노이드란 사람의 장기 구조와 유사한 생체 조직을 인공적으로 만든 ‘장기유사체’다. 인체 장기를 모사할 수 있어 동물 대체실험이나 신약 개발, 재생치료 등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관련 산업 규모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글로벌시장조사기업 ‘인사이트파트너스(The Insight Partners)’에 따르면 생명과학분야 오가노이드 시장 규모는 2030년 122억달러(16조3,236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이때 주목 받는 오가노이드 응용 분야는 ‘줄기세포’ 배양이다. 줄기세포는 줄기세포는 신체를 구성하는 세포다. 분화하는 능력이 있어 재생, 인공장기 형성, 세포 치료 등에 이용 가능하다. 하지만 생체 내에서 한정된 양으로만 존재하고 배양도 어렵다.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줄기세포를 원하는 만큼 생산하는 기술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큰 성과를 낸 국가는 많지 않다.

생명연 연구팀은 새로운 오가노이드 줄기세포 생산 기술 개발을 고안했다.  (왼쪽부터)사진은 연구를 진행 중인  제1저자 권오만 박사, 교신저자 손미영 박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명연 연구팀은 새로운 오가노이드 줄기세포 생산 기술 개발을 고안했다.  (왼쪽부터)사진은 연구를 진행 중인  제1저자 권오만 박사, 교신저자 손미영 박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생명연 연구팀은 새로운 오가노이드 줄기세포 생산 기술 개발을 고안했다.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를 이용해 ‘3D 장 오가노이드’를 제작했다. 그 다음, 고순도의 인간 장 줄기세포 집합체를 대량 배양했다.

연구팀은 단일 세포 전사체 분석 기술로 장 줄기세포 집합체들이 고농축 돼 있음을 확인했다. 이후 장 줄기세포를 오가노이드에서 분리‧배양하는데 성공했다. 화학적 조성이 명확한 배지 환경에서 인간 장 줄기세포를 배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생산한 장 줄기세포 집합체로 동물실험도 진행했다. 그 결과 실험용 쥐의 손상된 장 상피 세포 조직 재생에 성공했다. 치료제로서의 이용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동시에 향후 재생치료제로 개발 가능한 임상 등급의 인간 장 줄기세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 

또한 연구팀은 세포를 공기 중에 노출해 분화를 유도하는 ‘기체-액체 계면(Air-Liquid Interface)’ 분화법으로 2차원 장 줄기세포를 입체적 구조를 가진 장 상피 세포로 분화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스테레오 타입의 2.5차원 장 상피 세포 모델 시스템은 실제 인간의 소장을 모사 가능하다. 내강 접근도 용이해 다양한 질환 모델 제작과 신약 개발을 위한 플랫폼 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

연구책임자인 손미영 책임연구원은 “재생치료제의 핵심 성분인 인간 장 줄기세포는 분리 배양이 어려워 동물 실험 의존도가 높았다”며 “이번 연구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량, 장기배양이 가능한 인간 정상 장 줄기세포 모델을 이용한 다양한 기초 연구가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Korea Bio Grand Challenge’ 사업, 산업부 바이오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 범부처 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 식약처 첨단독성 평가기술 기반구축사업, 그리고 생명연 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1월 27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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