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 뉴시스
정부가 최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정부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데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서울시 서초구‧동대문구에 이어 이번에는 부산시가 오는 5월부터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근로자 복지증진 및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도 논의”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지난 7일 부산시청에서 ‘대‧중소유통 상생협력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부산지역 16개 기초지자체의 구청장‧군수와 유통업계 부산시장상인연합회장 △부산동부수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 △한국체인스토어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를 통해 부산시는 동구‧사하구‧강서구‧연제구‧수영구 등 5개구에 대해 5월 중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외 중구‧서구‧영도구‧부산진구‧동래구‧남구‧북구‧해운대구‧금정구‧사상구‧기장군 등 11개 구‧군은 7월 중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부산시는 올해 2월부터 16개 구‧군의 의견을 수렴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정부가 지난 1월 22일 ‘생활규제 개선 민생토론회’에서 발표한 대형마트 영업규제 합리화 정책의 일환이다. 정부는 서울시 서초구‧동대문구와 부산지역에 이어 의무휴업 평일 전환 움직임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간담회서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을 계기로 부산지역 대‧중소유통 상생협력, 마트 근로자 복지증진 및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등도 함께 종합적으로 논의됐다. 체인스토어협회는 이날 “마트 근로자에 대해서도 근무 시간 조정 및 유휴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공휴일 휴식권을 형평성 있게 보장하고 복리후생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도 ‘중소유통형 풀필먼트센터’를 보급하고, ‘지역맞춤형 상생 생태계 구축 사업’을 추진하는 등 중소유통 경쟁력 강화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또한 의무휴업 평일 전환에 따른 상생협력 이행점검을 위해 ‘유통업계-지자체-정부’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운영 방안도 밝혔다.

◇ ‘의무휴업 평일 전환’부터… 유통법 개정안은?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이하 유통법)상 지방자치단체장은 매월 이틀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로 정해야 한다. 의무휴업일은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정부는 지난 1월 해당 원칙을 삭제하는 내용의 유통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을 허용을 골자로 하는 유통법 개정안도 추진한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자체를 통해 우선적으로 의무휴업 평일 전환을 진행하는 모양새다. 현행법상 각 지자체의 조례에 따라 이해당사자 간 협의를 통해서 공휴일이 아닌 날로 의무휴업일을 전환할 수 있다.

최근 오프라인 유통업체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것과 달리 온라인 부문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등 유통 환경은 변화하는 추세에 있다. 산업부의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동월대비 0.3% 감소했다. 특히 이중 대형마트업계는 9.2%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은 같은 기간 매출이 1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대형마트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본업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이에 따른 실적 개선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통법 규제 이후 10여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다양한 대체 채널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유통법 개정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해당 개정안은 지난달 마지막 본회의에서도 논의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과 관련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크다.

8일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산업부와 부산시의 간담회는 이해당사자인 마트노동자를 배제하고 진행한 것”이라면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평일로 전환하기만 하면 침체된 경제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얘기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마트노동자들이 의무휴업이 아닌 주말에 쉬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 수준”이라면서 “주말에는 휴무가 거의 없고, 그 얼마 안 되는 휴무로 동료들 간에 갈등이 심해졌다고 마트노동자들은 하소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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