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硏, 고온·고압 증기 방식의 신개념 멸균장치 개발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은 한방우 도시환경연구실장 연구팀이 의료폐기물을 병원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는 ‘의료폐기물 멸균장치’ 개발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은 한방우 도시환경연구실장 연구팀이 의료폐기물을 병원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는 ‘의료폐기물 멸균장치’ 개발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의료폐기물은 세균, 바이러스 등 생물학적 위험 요소가 가득하다. 때문에 일반 소각장이 아닌 전용 폐기장에서만 처리해야 한다. 이 경우 처리 비용이 비쌀뿐만 아니라 이동 과정에서 위험 요소가 유출될 수 있는 문제점 등이 존재한다.

국내 연구진이 의료 현장의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개념 멸균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은 한방우 도시환경연구실장 연구팀이 의료폐기물을 병원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는 ‘의료폐기물 멸균장치’ 개발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술이전 기업인 ‘바이탈스’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충남대학교 병원에서 실증을 마쳤다.

연구팀이 개발한 의료폐기물 멸균 장치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등 생물학적 유해 물질을 고온의 멸균 기술과 고압 증기 방식으로 처리한다. 높은 온도의 증기가 의료폐기물 내부 깊숙하게 침투할 수 있도록 잘게 분쇄한다. 그 다음 100℃ 이상으로 온도를 높여 장치 내부의 폐기물을 멸균한다.

기계연 연구팀은 의료폐기물을 세계 최고 수준인 138℃에서 10분 또는 145℃에서 5분 이상 처리하는데 성공했다. 멸균 시간도 기존 소각 방식 대비 33% 정도 단축했다. 멸균 성능도 매우 우수했다. 국가시험인증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으로부터 99.9999%의 멸균 성능을 확인했다. 또한 이 기술은 산업자원통상부로부터 신기술(NeT) 인증서를 받았다.

기계연 연구팀이 개발한 의료폐기물 멸균장치에서 의료폐기물이 분쇄 멸균 처리되어 배출되고 있는 모습./ 한국기계연구원
기계연 연구팀이 개발한 의료폐기물 멸균장치에서 의료폐기물이 분쇄 멸균 처리되어 배출되고 있는 모습./ 한국기계연구원

이번에 개발된 장치는 충남대병원에서 실증 과정을 거쳐 크기나 배치 상태를 쉽게 조정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해당 기기 설치 및 사용 승인을 받았다. 이는 추후에 병원의 규모나 내부 공간 규격에 맞게 설치 기기를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기계연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병원에서 의료폐기물을 직접 멸균 처리한 후 일반폐기물로 전환시키는 것으로 수송 과정에서 감염 위험성을 차단시키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폐기물의 소각량 감소와 수송 거리 단축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어 병원의 ESG 경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책임자 한방우 도시환경연구실장은 “의료폐기물 고온·고압 증기 멸균 기술은 완전 밀폐 환경에서 거의 모든 감염균을 박멸할 수 있다”며 “이 기술을 향후 감염 동물 사체의 멸균 처리기술로도 확장 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류석현 기계연 원장은 “이번 연구성과는 출연연으로서 국가적 난제 해결에 기여한 것은 물론 대전시 소재의 산·학·연·관이 협력하여 실증까지 마쳤다는데 매우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지역 연계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도움을 주는 기술을 개발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기계연 기업지원사업 ‘포스트 코로나 대응 99.9999% 사멸 초고성능 감염성 폐기물 처리장치 개발’ 과제 및 대전시 대전형 융합신산업 창출 특구 기술 실증선도사업 ‘의료폐기물 현장 처리를 위한 안전디자인 융합형 고압 증기 멸균 시스템 실증화 개발’ 과제의 일원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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