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순수한 아이들의 세상에선 흥미로운 것들이 참 많다. 도로를 달리는 각양각색의 자동차와 버스, 경찰차, 소방차, 구급차, 하늘을 나는 비행기와 헬리콥터, 길고 긴 기차, 무시무시한 탱크까지도. 아이들의 시선에선 모두 신기하고, 재밌는 친구다. 실제로 이런 것들을 주인공 또는 소재로 삼아 제작된 콘텐츠도 무척 많다.

지하철 역시 아이들에게 어필할 매력적인 요소가 많은 교통수단이다. 기차와 비슷한 모습인데 주로 땅속을 달리고, 종종 바깥으로 나오거나 다리를 건너기도 한다. 지하철역 출입구와 땅속에 만들어진 여러 공간들, 카드를 찍고 들어가는 개찰구, 지하철을 기다리는 플랫폼 등도 아이들에겐 하나하나 새롭고 흥미로운 것이 될 수 있다. 어른들에겐 지극히 일상적인 출퇴근길 풍경일지 몰라도 말이다.

이런 지하철을 활용해 아이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해주는 건 어떨까? 많은 아이디어를 떠올려 볼 수 있다. 우선, 지하철 곳곳을 아이들을 위해 꾸미는 거다. 지하철 외관과 객실은 물론, 개찰구와 플랫폼 등을 캐릭터를 활용하거나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모양으로 꾸며볼 수 있다. 또 객실 내에 별도의 미디어 장치를 설치하거나 기존의 미디어 장치를 통해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를 송출하고, 각종 안내방송도 아이들용으로 따로 만들어 방송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여기에 지하철에 대한 소개와 안전 및 질서에 대한 내용을 담으면 교육적인 효과도 도모할 수 있다.

지하철 역사 내 공간을 활용해 아이들에게 여러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하철을 테마로 한 간단한 놀이공간이나 안전·질서 관련 교육·체험 콘텐츠 마련하는 거다.

물론 모든 열차와 객실, 역사를 이렇게 꾸미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대중교통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일부 열차나 객실, 역사만 꾸며도 아이들에겐 특별한 선물이 될 거다. 시간에 맞춰 특별하게 꾸며진 지하철을 타고 박물관이나 공원 등에 가거나 놀이공간 및 콘텐츠가 마련된 역을 돌면서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벤치마킹할만한 좋은 사례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꼬마버스 타요’다. 서울시와 EBS가 함께 제작해 2010년 처음 선보인 ‘꼬마버스 타요’는 지금도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애니메이션으로 위상이 높다. 서울시의 버스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가 주인공이고 여러 다른 대중교통 캐릭터도 등장한다. 특히 2014년엔 ‘꼬마버스 타요’를 기반으로 꾸민 실제 버스가 운행을 시작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금도 도로에서 종종 ‘타요버스’를 만날 수 있고,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이미 활용할만한 콘텐츠도 있다. ‘꼬마버스 타요’에 등장하는 지하철 캐릭터 ‘메트’나 서울교통공사가 마스코트로 만든 ‘또타’ 등이다. 과거 사례도 존재한다. ‘타요버스’가 등장했던 2014년, ‘라바 지하철’도 운영돼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비용부담이나 예상낭비 우려는 ‘하기 나름’이다. ‘꼬마버스 타요’처럼 콘텐츠가 성공을 거둔다면 비용을 충당하는 것을 넘어 수익이 발생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지하철이란 대중교통과 친숙해지면서 얻을 수 있는 교육적·사회적·환경적 효과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