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하순부터 유통‧식품업계 정기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식품업계는 신사업 진출에, 유통업계는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사진은 서울시 한 대형마트의 모습. / 뉴시스
오는 3월 하순부터 유통‧식품업계 정기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식품업계는 신사업 진출에, 유통업계는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사진은 서울시 한 대형마트의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유통‧식품업계가 다가오는 3월 하순부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식품업계는 신사업 진출에, 유통업계는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올해도 관료 출신 사외이사들이 후보군에 오른 점이 눈길을 끈다.

◇ ‘신사업’ 확대하는 식품업계… 유통업계는 ‘사내이사’ 선임에 초점

식품업계는 올해 신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상은 오는 22일 정기주주총회서 ‘통신판매중개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내용의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상 측은 이와 관련해 사업확장을 위해 사업목적을 추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뚜기의 경우는 오는 26일 있을 주총 안건으로 태양광 발전 사업을 신규 목적사업을 추가하는 내용을 상정했다. 같은 날 현대그린푸드는 건강기능식품의 제조‧판매‧유통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는 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29일엔 매일유업이 주총을 연다. 이날 매일유업은 건강기능식품의 제조‧판매 및 수출입업과 특수의료용도 식품 제조‧판매 및 수출입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20일 주총에서 식품용 액화탄산가스 제조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는 내용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유통업계는 안정을 추구하는 모양새다. 새로운 사업목적을 추가하기보다는 사내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롯데쇼핑은 오는 26일 있을 주총에서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 부사장과 장호주 롯데그룹 유통군HQ 재무혁신본부장 등 기존 사내이사들을 재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세계의 경우는 박주형 신세계 부사장과 허병훈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총괄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현대백화점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이사와 민왕일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 본부장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주총에서 논의한다.

◇ 올해도 ‘관료 출신’ 사외이사… 까닭은

이런 가운데 이들 유통‧식품업계 주총 안건 중 사외이사 선임 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외이사 후보군 중 고위 관료 출신이 있는 경우가 다수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주총에서 조상철 법무법인 삼양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조상철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대전지방검찰청 검사장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장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역임했다. 또한 사외이사로 신규선임 될 예정인 한재연 BnH세무법인 회장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 국장과 대전지방국세청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오리온도 오는 21일 주총에서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을 역임한 이욱 순천향대초빙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또한 송찬엽 전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도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한다. 이외에도 신세계푸드가 김영기 전 국세청 조사국장을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하는 내용을 주총 안건에 상정했다.

이는 유통‧식품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자산순위 기준 30대 그룹이 이번 주총 안건으로 제안한 신규 사외이사들의 경력을 조사한 결과, 고위 관료 출신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더스인덱스는 이들 30대 그룹의 237개 계열사 중 4일까지 신규 사외이사들을 추천한 71개 기업의 주총 소집결의서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신규 추천 사외이사 103명 중 41.1%인 43명이 전직 고위 관료 출신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검찰청 출신이 8명(19.5%)으로 가장 많았고, 그 외 △사법부 출신(6명) △국세청 출신(5명) 순으로 나타났다.

박준성 한국ESG기준원 연구원은 “사외이사로 정부 관료 출신을 선호하는 현상은 최근 기업 경영활동에서 법률 및 행정 리스크가 증가함에 따라 관련 부처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절한 조언을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기업 경영에 대한 경험 부족과 정부 기관으로부터의 방패막이나 대관 로비 창구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함이라는 부정적인 측면도 공존한다”고 짚었다.

특히 사외이사의 경력이 학계(교수) 출신과 정부 관료 출신으로 편향돼 있고, 이들의 역량은 법률이나 금융, 회계 등의 분야에 쏠려있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짚었다.

박 연구원은 “사외이사는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사내 경영진의 한계를 보완하고, 회사가 효율적이고 올바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력할 필요가 있다”면서 “최근 기업 경영환경이 복잡‧다양화되고 있는 만큼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국내 상장회사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 현황(2) - 이사회의 경력 및 역량 전문성 중심으로
2024. 02. 02. 한국ESG기준원
롯데쇼핑/[기재정정]주주총회소집결의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40313801811
2024. 03. 13.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오리온/주주총회소집결의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40221800353
2024. 02. 21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신세계푸드/주주총회소집결의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40226800446
2024. 02. 26.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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