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이 19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4대 전략, 8개 핵심과제가 포함된 ‘생보산업 성장전략’ 계획을 발표했다. / 생명보험협회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이 19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4대 전략, 8개 핵심과제가 포함된 ‘생보산업 성장전략’ 계획을 발표했다. / 생명보험협회

시사위크|종로=이미정 기자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이 ‘본업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력동력 확보’를 통해 생명보험업계의 성장 정체 위기 극복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상품 전략으로 연금보험과 제3보험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 생보업 성장 위기… “본업 경쟁력 강화·신사업 진출 지원”

김철주 회장은 19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4대 전략, 8개 핵심과제가 포함된 ‘생보산업 성장전략’ 계획을 발표했다. 김 회장은 “생보업계가 시장포화로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저출산, 고령화로 상징되는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라는 엄중한 거시환경 변화에 직면해 있다”며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마련을 위해 성장전략을 마련해 실행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한 생보산업 성장전략은 △경영 △상품 채널, 신사업 등 4가지 전략과 8개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8개 핵심 과제로는 △보험규제혁신 △예보제도 개선 검토 △연금 시장 생보역할 강화 △제3보험 경쟁력 △모집질서 확립 △판매채널 경쟁력 △실버산업 진출 확대 △해외진출 확대 등이 제시됐다. 

김 회장은 본업경쟁력을 강화하면서도 신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업권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본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진 방안으로 ‘연금상품’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사적 연금시장은 고령화와 공적연금 재정부담 확대로 중요성은 날로 부각되고 있다. 문제는 연금시장에서 금융업권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생보업계의 입지가 점차 위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협회는 생명보험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개선과 상품 개발 지원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개인연금 판매·개발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틈새시장을 발굴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저해지환급형 연금상품 활성화, 유병자 대상 연금보험 개발 지원 등에 힘쓸 계획이다. 이와 함께 퇴직연금 분야에선 장기 연금 수령을 위한 제도 개선과 보증형 실적배당보험의 시장 출시도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본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또 다른 중점 과제로는 ‘제3보험상품 경쟁력’ 강화가 제시됐다. 제3보험상품은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 취급 가능한 보험종목으로 위험보장을 목적으로 사람의 질병·상해 또는 간병에 대해 금전 및 그 밖의 금여를 지급할 것을 약속하고 대가를 수수하는 계약이다.

제3보험시장은 연평균 7%의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생보업계의 관련 시장 점유율은 30%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손보업계의 제3보험시장 시장점유율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과 비교된다. 

생보업계는 그간 수익성이 높은 종신보험 비중 확대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사망보장 수요 감소에 따라 보장성보험 내 제3보험 비중 확대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다만 생보업계는 손보업계에 대비 참조율이 부족하고 관리 체계의 차이로 유연한 위험률 산출 및 다양한 상품 개발에 한계로 인해 제3보험 비중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협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철주 회장은 생보산업의 안정적 수익 창출 지원을 위해 본업경쟁력을 강화하면서도 신사업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이미정 기자
김철주 회장은 생보산업의 안정적 수익 창출 지원을 위해 본업경쟁력을 강화하면서도 신사업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이미정 기자

이에 협회는 제3보험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상품 개발의 유연성을 확대하고 소비자 수요가 높은 신규 담보 발굴에 나섰겠다고 전했다. 

◇ “연금보험·제3보험 상품 경쟁력 강화 지원 매진”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제3보험 위험률 산출 및 관리체계 개편방안과 제3보험 상품구성 합리화 방안을 검토해 보험시장 내에서 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협회는 보험개발원과 공조를 통해 생명보험 기초통계 관리체계를 개편할 계획이다. 또한 보험 의료 데이터, 가명정보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치매·요양 등 고령자 수요를 파악하고 맞춤형 보험상품 개발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더불어 협회는 공정 경쟁을 환경 조성에도 적극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회장은 제3보험 상품 경쟁력 강화 과정에서 과당경쟁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저희가 원하는 것은 공정한 경쟁”이라며 “새로운 소비자의 니즈를 맞는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해 그 상품을 통해 경쟁함으로써 소비자 편익을 확대하고 생보업계의 역할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과당경쟁에 대해 당국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선 협회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건전한 경쟁 환경이 조성되도록 협회 차원에서도 다각도로 노력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단기납 종신 보험 등 일부 상품에서 판매 과당경쟁, 절판 마케팅으로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며 보험업권에 경고장을 보낸 바 있다.

이날 김 회장은 이러한 문제를 의식한 듯, 건전한 판매 질서 확립 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단기납 종신보험과 같이 일부 상품의 판매 과당경쟁, 절판 마케팅을 지양하고 공정경쟁 여건을 마련해 건전한 모집질서와 소비자 보호가 확고히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협회는 생보업계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신사업 진출과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우선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대비해 헬스케어, 실버주택, 요양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다각적 사업모델 발굴을 지원할 방침이다. 해외 시장에 대해선 동남아시아 등 성장 잠재력이 큰 국가들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김철주 회장은 지난해 12월 11일 생보협회장에 올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그는 “과거처럼 생명보험산업이 고성장, 고수익을 내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당국에서 정책적 지원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구성원 모두가 협심해서 방안을 내린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성장 정체 위기에 시달리는 생보업권이 돌파구를 찾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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