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뇌과학연구소, 차세대 뉴런 표지 기술 ‘뉴엠(NeuM)’ 개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김윤경 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팀이 차세대 뉴런 표지 기술인 ‘뉴엠(NeuM, Neuronal Membrane-selective)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KIST연구원들이 뉴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뉴런을 시각화한 고해상도 이미지를 살피는 모습./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김윤경 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팀이 차세대 뉴런 표지 기술인 ‘뉴엠(NeuM, Neuronal Membrane-selective)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KIST연구원들이 뉴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뉴런을 시각화한 고해상도 이미지를 살피는 모습./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국내 연구진이 질병으로 인한 신경세포 ‘뉴런’의 변화 정보를 손쉽게 시각화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최악의 난치병으로 꼽히는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 노인성 신경계 질환의 발병기전 규명 및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김윤경 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팀이 차세대 뉴런 표지 기술인 ‘뉴엠(NeuM, Neuronal Membrane-selective)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장영태 포항공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뉴런은 감각기관으로 받아들인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신경세포다. 생각, 기억, 행동을 조절하기 위해 자신의 구조와 기능을 지속해서 변화시킨다. 때문에 퇴행성 신경질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뉴런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뉴런을 관찰하기 위한 유전자 표지 기술, 항체 표지 기술 등은 특정 유전자의 발현이나 단백질에 의존하기 때문에 정확성이 낮고 장기간 추적 관찰도 어렵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연구팀이 고안한 기술이 뉴엠이다. 뉴엠은 신경세포막을 형광 표지해 뉴런구조를 시각화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뉴런의 변화양상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연구팀이 신경세포의 분자 설계를 통해 개발한 뉴엠은 ‘형광 프로브(Probe)’라는 기술을 사용한다. 형광 프로브는 특정 분자를 인지할 경우 선택적으로 색을 내는 물질이다. 연구팀은 이 형광 프로브가 신경세포막에 우수한 결합력을 갖도록 개조했다. 

개조된 형광 프로브는 살아있는 세포의 활성을 이용, 신경세포막에 손쉽게 결합한다. 그다음 내부의 형광 성분으로 특정 파장의 빛을 방출한다. 이를 통해 뉴런의 장기 추적관찰 및 고해상도 이미징이 가능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신경세포 말단구조의 세밀 관찰 및 분화, 세포 간 상호작용의 관찰이 가능하다고 한다.

뉴엠(NeuM)의 신경세포막 선택적 형광 Turn-On 기술 원리.  뉴엠은 형광이 없는 나노입자 구조를 형성한다. 이 나노입자는 신경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하여 세포내 이입이 유도되고, 세포막 재배치 과정을 거치며 신경세포 지질막에 통합된다. 이 통합과정에서 NeuM 단분자가 신경세포의 지질막으로 퍼져나가며, 형광이 Turn-On 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뉴엠(NeuM)의 신경세포막 선택적 형광 Turn-On 기술 원리.  뉴엠은 형광이 없는 나노입자 구조를 형성한다. 이 나노입자는 신경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하여 세포내 이입이 유도되고, 세포막 재배치 과정을 거치며 신경세포 지질막에 통합된다. 이 통합과정에서 NeuM 단분자가 신경세포의 지질막으로 퍼져나가며, 형광이 Turn-On 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뉴엠은 살아있는 신경세포만 골라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세포내이입(Endocytosis)’ 현상 덕분이다. 세포내이입은 세포가 에너지를 이용해 단백질 같은 분자를 세포 내로 옮기는 과정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뉴엠은 세포내이입이 없는 죽은 세포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또한 연구팀은 6시간에 불과했던 신경세포의 관찰 시간을 최대 72시간까지 늘리는 데도 성공했다. 이를 통해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살아있는 신경세포가 장시간 동안 어떤 동적인 변화 과정을 거치는지 포착할 수 있게 됐다.

김윤경 KIST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된 뉴엠은 퇴행성 뇌질환의 발생기전을 규명하고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며 “지금보다 더 정밀한 신경세포의 분석을 위해 형광 파장 제어설계를 통해 녹색, 빨강 등 색깔을 구분할 수 있도록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IST 주요사업 및 치매극복 사업으로 수행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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