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에프앤비가 지난 2월 메밀 요리 브랜드 메밀단편을 오픈했다. 21일엔 미디어 시식회도 진행됐다. 사진은 미디어 시식회서 송원엽 교촌에프앤비 글로벌미주·신사업부문 혁신리더 메밀단편의 탄생 배경을 설명하는 모습. / 교촌에프앤비
교촌에프앤비가 지난 2월 메밀 요리 브랜드 메밀단편을 오픈했다. 21일엔 미디어 시식회도 진행됐다. 사진은 미디어 시식회서 송원엽 교촌에프앤비 글로벌미주·신사업부문 혁신리더 메밀단편의 탄생 배경을 설명하는 모습. / 교촌에프앤비

시사위크|여의도=연미선 기자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메밀 요리 브랜드 ‘메밀단편’으로 글로벌 종합 식품외식 기업을 향해 한 걸음 더 내디딘다. 21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메밀단편’에선 이를 소개하는 미디어 시식회가 열렸다. 기자는 이날 이곳을 직접 찾았다.

◇ 지난 2월 여의도에 오픈한 ‘메밀단편’… 재방문율 40%에 달해

오전 11시가 되기 10여분 전 도착한 ‘메밀단편’엔 이미 미디어 시식회를 찾은 기자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메밀 요리 브랜드 메밀단편은 지난달 1일 개점했다. 오픈한 지 한 달이 조금 넘게 지났음에도 벌써 재방문율이 40%에 달할 정도로 인근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촌에프앤비에 따르면 메밀단편은 2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가장 한국적인 재료로 장인의 가치를 담을 수 있도록 고민 끝에 탄생했다. 본격적인 시식회가 시작되기 전 송원엽 교촌에프앤비 글로벌미주·신사업부문 혁신리더는 메밀단편의 탄생 배경과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메밀단편에서는 강원도산 메밀로 만든 메밀 요리를 선보인다. 사진 위쪽은 21일 메밀단편 매장에서 열린 미디어 시식회 현장. / 사진=연미선 기자, 교촌에프앤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메밀단편에서는 강원도산 메밀로 만든 메밀 요리를 선보인다. 사진 위쪽은 21일 메밀단편 매장에서 열린 미디어 시식회 현장. / 사진=연미선 기자, 교촌에프앤비

송원엽 리더는 이날 “교촌에프앤비는 앞으로 글로벌 종합 식품외식 기업으로 나아가려고 한다”면서 “그래서 치킨 브랜드 외에 한식 브랜드로 저변을 넓혀가려고 한다”고 서문을 열었다. 

교촌에프앤비는 현재 한식의 맛을 낼 수 있는 소스 제조업체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기반으로 교촌의 시그니처 ‘레드소스’의 원재료인 국내산 청양고추의 매운맛에 다양한 풍미를 더한 ‘K1 핫소스’ 3종을 미국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송 리더는 “메밀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 보릿고개를 넘길 수 있는 서민들의 귀중한 식재료였지만, 투박하고 거친 탓에 옛 문헌에는 이를 활용한 요리가 많이 기록돼 있지 않다”면서 “그래서 국산 식재료인 메밀을 활용한 요리로 이를 즐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써내려 가겠다는 의지를 담아 ‘메밀단편’이라고 이름을 붙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밀 요리가 이미 많은 일본과는 차이가 있어야 하므로 식재료부터 용기까지 어떻게 하면 최고의 조합을 찾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고민에 따라 메밀단편의 메밀 요리에 들어가는 메밀면엔 강원도 봉평의 국내산 순 메밀가루가 사용됐다. 음식이 담겨 나오는 그릇에도 고민이 담겼다. 메밀단편에서 사용하는 식기는 무형문화재 명예보유자 이봉주 장인(匠人)이 직접 만든 방짜유기를 공수한 것들이다.

◇ 하루에 단 20개만 판매되는 ‘수제 곤드레 전병’… 까닭은

기자는 이날 시식회서 들기름 메밀면과 닭불고기, 수제 곤드레 전병, 한우 수육 등 메밀단편의 요리들을 맛볼 수 있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아무래도 들기름 메밀면이었다. 부드러운 메밀면에 고소한 들기름의 향이 자극적이지 않아 계속 손이 가는 맛이었다.

교촌에프앤비에 따르면 지난 2년간의 개발 과정을 통해 마련한 메뉴 중 메밀단편의 대표메뉴인 ‘메밀면’엔 밀가루나 전분이 첨가되지 않았다. 메밀에는 글루텐 성분이 없어 면을 뽑으면 식감이 거칠고 면이 뚝뚝 끊어지기 쉬운데, 교촌에프앤비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메밀 알곡의 60%를 차지하는 겉껍질을 모두 벗겨내 갈고 미량의 소금으로만 반죽‧숙성했다고 전했다.

음식과 함께 페어링된 막걸리는 ‘은하수 막걸리’였다. 은하수 막걸리는 경상북도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영양군에 위치한 100년 전통의 양조장에서 만들어진 ‘감향주(甘香酒)’를 현대화한 전통주다. 달고 향기로운 술(甘香酒)이라는 뜻처럼 달콤하면서 진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메밀단편 미디어 시식회서는 들기름 막국수와 수제 곤드레 전병, 한우 수육, 닭불고기 등을 맛볼 수 있었다. 특히 이중 수제 곤드레 전병은 하루에 20개씩만 한정 판매된다. / 사진=연미선 기자
이날 메밀단편 미디어 시식회서는 들기름 막국수와 수제 곤드레 전병, 한우 수육, 닭불고기 등을 맛볼 수 있었다. 특히 이중 수제 곤드레 전병은 하루에 20개씩만 한정 판매된다. / 사진=연미선 기자

이런 가운데 교촌에프앤비는 메밀단편의 매장을 여의도에서 시작해 곳곳으로 넓혀갈 방침이다. 송원엽 리더는 이날 시식회서 “백화점에 입점하는 방식이나 종로 등 상권에 단독 매장을 오픈하는 방식으로 직영점을 낼 계획”이라면서 “‘단편’이라는 이름처럼 책을 쓰듯 만들어 가자는 방향성에 따라 당분간은 가맹사업에 대한 계획은 없다. 조금 더 자신감이 생기고 메뉴의 확장성이 준비가 되면 그때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사이드 메뉴 중 ‘수제 곤드레 전병’의 경우 매일 20개만 한정 판매되고 있다. 이 20개에 10kg에 달하는 배추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수제 곤드레 전병은 수분을 짜내 4분의 1로 압축한 배추와 곤드레‧돼지고기파‧청양고추 등을 메밀 전으로 감싼 요리다.

한편 교촌에프앤비는 종로‧강남이 아닌 여의도를 첫 매장 위치로 선정한 점에 대해 “직장인 약 25만명을 비롯해 하루 유동 인구가 73만명에 육박하는 여의도 비즈니스 상권이 안정적인 고정 수요와 소비력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여의도 메밀단편 매장은 지난달 1일 그랜드 오픈 이후 하루 평균 200여명이 방문하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 주말 방문객도 증가세를 보이며 일 평균 매출이 전월동기대비 14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