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협 조합의 총 순이익이 전년보다 95.6% 감소한 25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 신협
지난해 신협 조합의 총 순이익이 전년보다 95.6% 감소한 25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 신협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상호금융업권이 지난해 순이익이 급감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냈다. 고금리 여파로 조달비용이 크게 늘고 충당금 적립 부담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협 역시 실적 부진을 피하진 못했다.

다만 상반기까지 적자를 기록했던 순이익이 흑자로 전환된 것은 고무적이다. 올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의 어깨가 무거울 전망이다. 

◇ 상호금융업권 순이익 뚝

금융감독원이 22일 발표한 상호금융조합 영업 실적(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호금융권(농협·신협·수협·산림조합)의 순이익은 2조407억원으로 전년(3조1,276억원) 대비 34.8% 감소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신용사업부문(금융) 순이익은 5조6,669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5.6% 감소했다. 대손비용이 늘고 순이자마진이 감소한 것이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사업부문은 국내 경기 부진 등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경제사업부문의 순손실은 2022년 -2조8,744억원에서 3조6,262억원으로 늘어났다. 

조합별로 보면 농협·신협·수협·산림조합 등 4곳의 순이익은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농협의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11.3% 줄어든 2조357억원을 기록했다. 신협의 순이익은 95.6% 감소한 251억원, 산림조합은 57.5% 줄어든 390억원으로 집계됐다. 수협은 59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신협은 적자를 낸 수협을 제외하면 가장 크게 순이익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신용사업부문의 이익이 급감한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해 신협의 신용사업부문 순이익은 141억원으로 전년(5,591억원) 대비 97.4% 줄었다. 경제사업부문 순이익은 110억원으로 전년(115억원) 대비 소폭 감소한 것과 비교됐다. 신용사업부문의 실적 악화는 고금리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 등의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협은 전국적으로 총 873개 조합이 있는 상호금융조합이다. 조합 총 순이익은 2022년까지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오다가 작년부터 실적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작년 상반기엔 669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돼 안팎의 우려를 키웠다. 다만 하반기 들어 수익성이 회복되면서 연간 적자는 피했다.

◇ 신협 조합 순이익 95.6%↓… 수익성·건전성 개선 숙제

신협 측은 고금리 예금의 만기 도래로 이자비용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신협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2022년 하반기 고금리 특판 예금을 출시하면서 이자비용이 대폭 늘어났다”며 “이러한 비용 부담이 작년 상반기까지 실적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고, 작년 하반기부터 고금리 예금 만기가 도래하면서 비용 부담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작년 하반기 들어 예금금리가 낮아지면서 저금리로 자금이 예치돼 이자비용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상호금융업권은 건전성 악화에도 시달리고 있다. 2023년 말 상호금융업권의 연체율은 2.97%로 전년말(1.52%) 대비 1.45%p(퍼센트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41%로 전년말(1.84%) 대비 1.57%p 올랐다. 

김윤식 신협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이 업황 난조를 딛고 실적 개선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신협

신협 역시 건전성 지표 하락이 이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신협의 연체율은 3.63%로 전년 동기보다 1.16% 올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2년 말 2.57%에서 지난해 말 4.46%로 1년 새 1.89%p 상승했다. 신협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개 상호조합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신협중앙회를 이끌고 있는 김윤식 회장의 어깨는 무겁다. 조합 총 이익과 별개로 중앙회는 지난해 2,658억원의 이익을 올리며 안정적인 실적을 냈으나 대외 여건이 좋지 않는 만큼 개별 조합에 대한 관리·감독에 대한 부담은 클 전망이다.

신협중앙회는 지난해 공적자금 조기상환으로 오랜 숙원인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 조기해제를 이끌어냈다. 자율경영 기반을 마련한 신협이 올해 어려운 업황을 딛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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