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이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하며 연간 매출액 4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 뉴시스
CJ올리브영이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하며 연간 매출액 4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CJ올리브영이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하며 연간 매출액 4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지난 2022년 중단됐던 IPO가 재개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합병이라는 또다른 방안을 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 지난해 매출 39.0%↑, 영업이익 70%↑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는 자회사 CJ올리브영의 지난해 별도기준 연간 매출액이 3조8,61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서 39.0% 증가한 수준이다. 2022년 3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벌어들이고 1년 만에 4조원 달하는 연간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70%가량 늘어 4,66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2.1%로 2022년보다 늘어났다. 당기순이익도 3,473억원으로 직전해 2,080억원과 비교해 1,400억원이나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CJ 측은 “안정적인 손익구조를 기반으로 온오프라인 동반 성장이 지속됐고, 오늘드림 고도화로 온라인 매출 성장도 지속되고 있다”면서 “효율적 운영기반 온오프라인 매출 호조로 순이익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리브영의 시장 점유율도 확대된 모양새다. 지난해 전체 뷰티 시장은 25조원가량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올리브영의 시장 점유율은 2020년 10% 수준에서 지난해 기준 15%가량으로 관측되고 있다.

H&B스토어로 시장 범위를 좁히면 90%대의 점유율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올리브영을 제외하면 남아있는 H&B스토어는 시코르(매장 수 23개), 세포라(매장 수 5개) 정도로 이들 중에 이익을 내는 기업은 없다. 특히 명품 브랜드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뷰티 편집숍 세포라는 오는 5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CJ그룹 IR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올리브영의 매장 수는 1,338개로 집계됐다.

◇ ‘명동타운’ 고객 90%가 ‘외국인’… 고가→중저가, 소비 트렌드 변해

올리브영은 화장품 대기업들도 경쟁에서 밀어낸 모양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은 연간 매출액 3조6,740억원, 영업이익 1,082억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음료 사업 부문을 제외하고 뷰티‧HDB(Home Care & Daily Beauty) 매출액이 5조4,000억원가량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718억원을 기록해 수익성 측면에서 올리브영에 밀려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엔 외국인 관광객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12일 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소비 여력 감소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 세계에서 한국의 고가 화장품을 접할 수 있는 점 등으로 외국인들이 한국에 방문했을 때 고가 화장품 브랜드를 대량 구매하는 현상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가운데 해외서 구하기 어렵고 한국 구매가 더 저렴한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와 초저가 상품으로 수요가 옮겨갔고, 이에 외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장소에 올리브영이 랭크되는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지난 1월 기준 올리브영 명동타운을 찾는 고객의 90% 이상이 외국인이고, 이는 일평균 2,000명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시장에서는 올리브영이 가진 물류망의 활용도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 1,300개가 넘는 점포가 물류 거점 인프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특히 이미 올리브영의 온라인 배송 서비스 오늘드림의 물류센터 역할을 각 점포가 수행하고 있어, 업계서는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신유통 채널로도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이번 호실적을 기반으로 올리브영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서 시장에서는 상장이 재개될지 주목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와 관련해 “올리브영은 최근 H&B시장 독과점 업체이자 코스메틱 버티컬 커머스 킬러로서 5조원이 넘는 IPO 대어라는 수식어가 붙여질 정도로 기업가치가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현재 압도적 1위 H&B 사업자로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 모두 뚜렷한 개선을 보이고 있어 상장만 한다면 가장 기대되는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이러자 최대주주인 CJ가 올리브영의 IPO를 시도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2~3조원으로 거론됐던 올리브영의 기업가치가 무서운 속도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IPO에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게 이유다. 이와 함께 모회사 CJ로의 합병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FI)인 글랜우드PE의 지분을 자사주 형태로 되사들여 합병을 시도하는 방안이다.

이와 관련해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리브영의 상장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글랜우드PE의 엑시트 물량을 자사주로 인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 혹은 사실만으로 IPO를 철회한 것으로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면서 “IPO 시장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만큼 상장 재논의가 언제든지 다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리브영의 최대 주주는 CJ로 51.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가 11.04%,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이 4.2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근거자료 및 출처
2023년 4분기 실적발표
2024. 03. 20. CJ그룹
유통: 산업분석 보고서
2024. 03. 12. 유진투자증권
CJ: 기업분석 보고서
2024. 03. 21. 하나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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