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글로벌의 새 사외이사 후보들을 향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벌의 새 사외이사 후보들을 향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오롱그룹의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코오롱글로벌이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신규 사외이사 후보자들을 둘러싸고 자격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외이사에게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요건을 향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오는 28일 정기주총을 개최한다. 이날 주총 안건 중 단연 눈길을 끄는 건 오너일가 4세 이규호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것이다. 2012년 코오롱그룹에 입사해 후계자 행보를 걸어온 그는 2014년 코오롱글로벌에서 부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2020년엔 다시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장(부사장)으로 재직했으며 지난해 분사 이후 다시 복귀하게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이규호 부회장과 함께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이름을 이들이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코오롱글로벌은 이번 정기주총에서 임영호 전 하나생명보험 대표와 이후승 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하나금융그룹 출신인데, 이러한 배경이 문제로 지적된다.

주요 기업들의 정기주총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을 권고해오고 있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두 사람 모두 하나금융그룹에서 최근에 퇴임한 인사들”이라며 “코오롱그룹은 과거 하나은행이 코오롱캐피탈을 인수한 이후 오랫동안 전략적 제휴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서로 상대방의 전직 임원들을 사외이사나 감사로 선임하는 관행을 이어왔다. 현재 코오롱플라스틱에도 황효상 전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이 감사로 재직 중이고, 하나금융지주에는 박동문 전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가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랜 전략적 제휴 관계와 교차선임 관행 등으로 인해 사외이사로서 독립성 부족이 우려된다고 판단한다”며 반대를 권고했다.

즉, 코오롱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이 사외이사 자리를 서로의 전략적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활용해왔으며, 이번 코오롱글로벌 사외이사 후보자 역시 이러한 차원에서 선정됐다는 지적이다.

사외이사는 견제와 감시가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역할이며, 이를 수행하기 위해 독립성이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꼽힌다. 하지만 두 그룹 간 특수관계를 배경으로 두고 있는 사외이사의 경우 독립성에 물음표가 붙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사외이사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로도 이어지는 사안이다.

한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측은 코오롱글로벌의 또 다른 주총 안건인 ‘이사 보수 한도액 승인의 건’에 대해서도 독립적 보수심의기구가 부재하다는 이유로 반대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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