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은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봉권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원안대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 교보증권
교보증권은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봉권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원안대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 교보증권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3월까지 증권가엔 인사 태풍이 거세게 불었다. 주요 대형사를 시작으로 중소형 증권사에도 최고경영자(CEO) 교체 바람이 유난히 매섭게 몰아쳤다. 다만 증권가 인사기조에도 연임에 성공한 사례도 적지 않다.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도 그 중 한 명이다. 

◇ 견조한 실적으로 재선임 성공

교보증권은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봉권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원안대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박봉권 대표는 3연임에 성공했다. 박 대표는 2020년 교보증권 대표에 올라 2022년에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뒤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됐다. 

앞서 교보증권 이사회 측은 박 대표를 재선임 후보로 추천한 배경에 대해 “지난 4년간 대표이사로서 IB(투자금융) 및 WM(자산관리)을 총괄하고 있으며, 금융투자업, 보험업 등 다양한 금융분야에서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교보증권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엔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냄으로써 종합금융투자회사 진입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는 등 탁월한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우수해 사내이사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취임 이후 견조한 성과를 내온 만큼 그의 연임 가능성은 긍정적으로 점쳐진 바 있다. 

박 대표가 취임한 첫해(2020년) 교보증권은 순이익 1,03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이익을 올렸다. 이듬해엔 1,433억원을 달성하며, 기존 기록을 갈아치웠다. 2022년엔 증시 환경 침체 등 업황 악화로 이익이 크게 줄었지만 지난해엔 실적 회복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교보증권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676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자기자본 2조원 미만 중형증권사 중 연간 실적 1위에 해당한다. 2020~2021년 실적과 비교하면 순이익이 감소한 상황이지만 업황 난조 속에서도 실적이 회복세를 보인 점은 고무적이다. 

이에 대해 교보증권 측은 “거래대금 감소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진 여파에도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선택과 집중의 경영전략을 펼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 경영진 체제 유지… 종투사 진입 작업 속도낼 듯

박봉권 대표의 재선임으로 교보증권은 기존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교보증권은 2021년 이석기 대표를 선임하며 박봉권·이석기 투톱 체제를 출범시킨 바 있다. 현재 박 대표는 IB부문과 WM사업부문을, 이 대표는 경영지원총괄, 세일즈&트레이딩(S&T) 등을 맡고 있다.

시장에선 경영진 체제 안정화로 교보증권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 작업이 더욱 속도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종투사 진입은 교보증권의 숙원과제다. 특히 박 대표는 취임 후 종투사 인가 요건을 갖추기 위해 자본 확충 작업에 힘을 쏟아왔다. 그 결과, 박 대표 취임 전인 2019년 9,609억원에 불과했던 자기자본 규모는 지난해엔 1조8,773억원 수준까지 불어났다. 

교보증권은 2020년 6월 2,000억원, 지난해 8월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 자본 확충에 나선 바 있다. 모회사인 교보생명은 이러한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다만 종투사 인가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갈 길이 멀다. 금융당국이 종투사 지정 신청을 하기 위해선 별도기준 자기자본이 3조원을 넘어서야 한다. 

현재까지 종투사 인가를 받은 국내 증권사는 미래에셋, 한국투자, NH투자, 삼성, KB, 메리츠, 하나, 신한투자, 키움 9곳이다. 여기에 대신증권이 ‘자기자본 3조원’ 요건을 충족해 ‘10호 종투사’ 타이틀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종투사는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나고 헤지펀드에 자금 대출이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할 수 있다. 종투사 도약시 교보증권은 자본시장에서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교보증권은 오는 2029년까지 종투사 진입을 목표로 자본확충을 추진 중이다. 시장의 예상보다 자본확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경영진이 종투사 진입의 초석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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