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우리카드 '가나다' 카드 표절 의혹 제기
우리카드 "우린 떳떳하다. 고객들이 판단해주실 것" 해명

 ▲강원 우리카드 사장
[시사위크 = 이미정 기자] 우리카드가 분사 1주년을 맞아 출시한 신상품 ‘가나다’ 카드가 표설 시비에 휘말렸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가나다 카드’가 현대카드의 주력 상품인 ‘챕터2’를 베꼈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것. ‘가나다’ 카드는 지난해 9월 취임한 강원 우리카드 사장이 야심차게 내놓은 상품이다. 강 사장은 상품개발부터 출시까지 직접 챙기며 공을 들였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출시되자마자 표절 시비로 얼룩지면서 강 사장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됐다. 

“우리카드 환영합니다. 복잡하고 머리 아픈 카드 생활을 할인과 포인트로 심플하게 정리한 현대카드의 투 트랙(Two Track) 체계를 우리카드에서 정확하게 이해해 주셨습니다.”

◇강원 사장 야심작 ’가나다' 카드 표절 논란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가나다’ 카드의 표절 의혹을 제기하며 비꼬아 한 말이다. 정 사장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대카드의 ‘챕터2’와 가나다 카드의 광고 사진을 나란히 올린 뒤, 우리카드를 신랄하게 비난했다. 

정 사장은 “한 개인일 뿐인 아티스트도 앨범 발표 전에는 표절논란을 피하기 위해 수많은 곡들과 대조를 한다. 그런데 막상 큰 조직이 움직이는 다른 분야에선 그런 건 염두에조차 없다”고 꼬집었다.

정 사장은 우리카드의 신제품 ‘가나다’ 카드가 현대카드의 ‘챕터2’의 혜택구성을 베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7월 불필요한 혜택을 없애고 상품구성을 포인트와 캐시백(할인)으로 단순화한 ‘챕터2’를 내놓았다. 이 카드는 출시 8개월 만에 150만건을 돌파했다고 알려졌다. 

 ▲현대카드 '챕터2(좌)와 우리카드의 '가나다' 카드. 

그리고 우리카드도 지난달 31일 복잡한 상품 라인업을 단순화하고, ‘가나다’ 카드 6종을 출시했다. 이 카드는 고객의 카드 사용 패턴에 따라 3가지(가득한, 나만의, 다모아)로 분류하고, 이를 다시 할인형과 포인트형 상품으로 나눠진 것이 특징이다. 현대카드는 이런 상품 구조가 ‘챕터2 카드’와 유사하다는 주장이다. ‘가득한, 나만의, 다모아’로 나눈 것도 챕터2 카드(M·M2·M3)를 표절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 사장은 “현대카드의 투 트랙 체계를 우리카드에서 정확하게 이해해 주었다”면서 “필요하다면 365일간의 프로젝트 기간, 21만 시간 인력투입, Insight Trip 9만 마일, 경영진 회의 160번 등 치열했던 1년의 기록까지 보내드리겠습니다”라는 글까지 덧붙이며 비꼬았다. 

이에 대해 우리카드 측은 “현대카드의 챕터2(할인형, 포인트형)가 그들만의 독자적인 것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우리카드 홍보팀 관계자는 “이미 할인형 카드로 신한러브, 포인트형으로는 삼성빅보너스, 신한 하이포인트, BC TOP포인트 카드 등이 시장에 존재하고 있다”며 “게다가 이번 카드는 소비자 조사 결과 파악된 고객들의 상품 선호도가 반영돼 출시된 것이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할인과 포인트를 우선시한다는 결과가 나왔고, 이를 상품에 반영한 것뿐이라는 설명이다.

우리카드는 현대카드의 문제 제기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우리카드는 “그쪽은 그 쪽 나름의 의견을 말한 것이고, 우리는 떳떳하기 때문에 별 다른 대응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구설수가 신경이 안 쓰이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입장에선 고객이 제일 중요하다. 고객들이 우리 상품을 좋아해주신다면 그 걸로 된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강원 우리카드 사장
우리카드는 논란이 수그러들기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번 표절 시비로 강원 우리카드 사장의 자존심에는 생채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4월 1일 분사 1주년을 맞아 출시된 ‘가나다카드’는 강 사장이 직접 기획하고 진두지휘한 상품이다.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신상품였기에 강 사장은 ‘상품 이름 선정’부터 ‘출시’까지 꼼꼼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제품이 출시하자마자 표절시비에 휘말렸으니 강 사장으로선 속 타는 노릇일 터. 강 사장은 취임 7개월을 지났지만, 업계에 아직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3월 야심차게 우리은행에서 분사해 전업카드사로 새 출발을 했지만, 각종 돌발 악재들로 삐거덕거렸다.배구단 인수 문제로 홍역을 겪었고, 초대 사장인 정현진 사장은 83일 만에 초고속사퇴를 하면서 혼란을 빚었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 속에 지난해 9월 2일 강 사장은 대표이사에 올랐지만, 취임 첫날부터 악재를 만났다. 우리카드 직원이 본사 건물 11층에서 목을 매 숨지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 것. 자살 배경이 업무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일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강 사장은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수습하느라 상당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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