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오는 신헌 롯데백화점 사장의 모습.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롯데홈쇼핑 납품비리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골프행사 참석차 출국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월부터 롯데홈쇼핑의 추악한 비리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드러난 비리 연루자는 4명으로, 이들은 홈쇼핑 출연의 대가로 거액의 뒷돈을 받거나 공사대금 리베이트로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거센 폭풍이 몰아치기 시작한 것은 이 같은 비리에 신헌 롯데백화점 사장이 연루된 정황이 포착되면서부터다. 신 사장은 해당 비리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지난 14일 신 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20시간가량 진행된 강도 높은 조사에서 신 사장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신 사장이 직접 금품을 수수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하는 등 혐의는 점점 더 짙어지고 있다. 검찰의 구속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신 사장의 비리 연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롯데그룹은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비리 혐의가 비자금 및 로비 혐의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신 사장이 신 회장의 최측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자칫 엄청난 후폭풍이 발생할 수도 있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폭풍전야’ 뒤로하고 ‘여유만만’

롯데홈쇼핑의 비리 외에도 현재 롯데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최근엔 제2롯데월드타워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해 ‘숙원사업’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내용은 다르지만 롯데를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폭풍전야’ 상황에서 신 회장은 여전히 여유가 넘쳐 보인다. 신 회장은 일부 계열사 사장단을 이끌고 지난 주말 하와이로 출국했다. 롯데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있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롯데 챔피언십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물론 이번 골프대회는 지난 2012년 이후 롯데가 주력하고 있는 세계적인 행사이자 글로벌 파트너들도 참석하는 중요한 자리다. 롯데는 이러한 이유를 들어 신 회장의 참석이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롯데가 위기에 놓여있고, 또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음에도 이를 뒤로한 채 출국한 것은 다소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롯데마트 역시 이와 유사한 구설수에 휩싸인 바 있어 논란을 키우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4~5일 제주도에서 기자들에게 ‘골프접대’를 한 것으로 나타나 빈축을 샀다. 방송·종합·경제지 소속 차장급 이상 출입기자 1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골프 접대’는 시기적으로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롯데그룹이 롯데홈쇼핑 납품비리로 물의를 일으켰고, 이 때문에 신 회장이 ‘격노’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롯데마트 측은 “올해 초에 이미 예약된 것이라 취소하기 어려웠다”는 다소 군색한 답변을 내놓았다. 이미 예정돼있던 행사를 그대로 진행했다는 것인데, 이는 신 회장의 출국 이유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묘하게도 롯데마트와 신 회장의 구설수는 ‘골프’로 엮여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신 회장은 롯데홈쇼핑 비리 소식을 접하고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며 대대적인 비리 감사와 시스템 개선을 지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불필요한 구설수로 인해 그에 대한 신뢰도는 자꾸만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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