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원고 생존 학생들이 공개한 부탁의 글이 화제다. 단원고 생존 학생들이 ‘부탁의 글’을 통해 힘든 시간을 털어놓고 지나친 관심을 자제해 달라는 당부 글을 남겼다.
[시사위크=나은찬 기자] 단원고 생존 학생들이 공개한 부탁의 글이 화제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살아남은 단원고 생존 학생들이 공개한 ‘부탁의 글’은 지나친 관심을 자제해 달라며 세간에 도움을 요청하는 일종의 당부 글이다.

단원고 생존 학생이 쓴 ‘부탁의 글’은 편지 형식으로, “저희는 세월호 사고의 생존학생들입니다”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학생들은 글을 통해 “이제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께 도움을 청하고자 합니다”라면서 “사고가 일어난 지 두 달이 넘은 지금 사람들은 이제 저희가 괜찮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중략) 눈물을 쏟다가도 웃을 때도 있고 갑자기 우울해졌다가도 금방 웃기도 합니다. 혹시 거리에서 웃고 떠들고 장난치는 저희를 보더라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 주세요. 정말 괜찮아졌다고 생각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밝혔다.

또 “괜찮으냐고, 힘내라고, 고맙다고, 아무 것도 말하지도 묻지도 말아 주세요. 불쌍하고 안쓰럽다고 생각하는 시선과 이상한 시선으로 보지 말아 주세요. 어딜 가든 집중되는 시선에 학교로 돌아가는 것이 두렵기도 합니다”라고 밝혔다.

학생들은 ‘우리가 학교에 돌아갈 때 두려운 것들’이라는 항목을 통해 “사람들이 단원고 학생이라고 아는 척하는 것이 너무 싫어요”, “웃고 싶을 때도 있지만 오해할까 봐 웃지를 못하겠어요”, “단원고를 기자출입금지구역으로 만들면 좋겠어요” 등 다양한 요청 사항을 담았다.

특히 학생들은 글 말미에 “세월호 사고를 잊지 말아주세요”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단원고 학생들의 이 같은 부탁의 글은 그동안 살아남은 이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게 지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참혹했던 현장에서 구사일생 살아남았지만, 좋아할 수도 행복해할 수도 없는 심정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글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인터넷 상에서 높아지고 있다.

단원고 생존 학생이 쓴 부탁의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세월호 생존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당장의 관심이 아니라 시간이다. 그들에게 시간을 줘야 한다” “우리는 관심이라고 말하고 걱정의 말을 건네지만, 그들에겐 잔인하고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평범한 여고생들로 바라봐주는 게 맞다” “이 글을 가슴깊이 새겨야 한다. 관심을 끊고 시간을 주되, 잊지는 말자” 등의 의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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