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엘리베이터 본사. 사진은 경기도 이천 현대엘리베이터 본사에 위치한 세계 최고 높이(205m)의 현대 아산타워.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현대엘리베이터가 ‘사외이사’ 문제로 때 아닌 구설에 휘말렸다. 주인공은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다. 최근까지 현대엘리베이터 사외이사를 맡았는데, 이번에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에 이름을 올리고 검증을 받는 과정에서 당시 받았던 수당을 두고 ‘고액’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는 2011년 3월부터 2014년 6월까지 현대엘리베이터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최근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지난 6월 13일 사외이사를 사임했다.

◇ 이사회 참석은 소홀, 고액 수당은 챙겨…

논란의 핵심은 정 후보자가 현대엘리베이터 사외이사를 맡으면서 성실하게 직무수행을 했느냐와 이에 따른 보상이 적절했느냐다.

일단 전반적인 평가는 부정적이다.

정 후보자는 3년 넘게 현대엘리베이터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이사회에 참석할 때마다 100% 찬성표를 던졌다. ‘사외이사’의 역할이 대주주를 감시하고 경영전횡을 견제하는 것임을 봤을 때, 정 후보자는 ‘경영진의 거수기’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정 후보자는 이 기간 동안 총 1억5,000여만원의 수당을 받았다. 교통비와 회의수당 명목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 참석 여부와 관계없이 월급 형태로 매달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엘리베이터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올해의 경우, 총 6번의 이사회 중 3회만 참석했다. 반면 나머지 사외이사 3명은 모두 100%의 참석률을 보였다. 정 후보자는 그러고도 2,190만원을 수령했다. 이사회에 한 번 참석에 700만원 이상을 받은 셈이다.

무엇보다 정 후보자의 이사회 참석률은 다른 사외이사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알려진다.

새정치민주연합 유대운 의원실과 일부 언론 등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2013년에도 총 16번의 이사회 중 6번을 불참했다. 2012년과 2011년에도 각각 17번의 이사회 중 4번, 7번의 이사회 중 1번 불참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정 후보자가 사외이사로 몸 담고 있던 기간 중, 총 46회 이사회가 열렸고 32회 참석했다. 참석률을 70% 정도된다. 나머지 4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이 100%, 그 외 한 명이 90%를 훌쩍 넘는 참석률을 보인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
이사회 참석은 소홀했으나, 고액의 수당은 고스란히 챙겼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 후보자는 올해 3월14일부터 4월1일까지 삼성생명 사외이사직도 동시에 맡았는데, 이사 선임 당일인 14일에 ‘이사회 의장 선임의 건’ 등으로 이사회에 참석한 대가로만 850만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유대운 의원은 “정종섭 안행부 장관 후보자가 현대엘리베이터와 삼성생명 사외이사로 받은 액수도 고액일뿐더러 성실하지도 않았다”면서 “그런 사람이 어떻게 국민의 안전과 지방 행정을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상당히 당혹스러워 하는 표정이다. 이미 3년 가까이 사외이사를 맡아오던 인사인데다, 그것도 이미 퇴임한 상태인데 이제와 갑자기 ‘고액 수당’ ‘거수기 논란’ 등으로 회사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한편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다음달 8일 개최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