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에 오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한민구 국방부 장관 후보자.(사진에서 왼쪽부터)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산넘어 산’이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꽉 막힌 국정이 활기를 되찾으리라 기대했지만,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후보자들의 각종 비리 의혹이 끊이질 않으면서 또다시 국정 공백을 초래했다. 이미 야권에선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와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부적격’ 판정을 내린데 이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3인을 표적으로 삼았다. 사실상 ‘호통 청문회’, ‘망신 청문회’가 예고된 셈. 장관 후보자들은 벌써부터 진땀을 빼고 있다.

◇ 김명수, 제자 ‘표절 논문’ 속출

현재 야권에선 낙마 1순위로 김명수 사회부총리 후보자를 꼽는다. 교육부 수장으로 이름을 올렸으나 아이러니하게도 김 후보자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논문 표절 의혹이다.

현재 표절 의혹이 제기된 논문은 총 11편. 이 가운데 제자의 논문을 요약해 자신을 제1저자로 학술지에 게재한 경우가 5건이고, 공동연구로 발표한 논문을 단독으로 저술한 것처럼 등재한 경우가 4건이다. 특히 2011년과 2012년엔 교육과학연구에 제자 논문을 축약해 제출, 학교로부터 1000만원의 연구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제자의 논문은 물론 연구비까지 가로챈 셈. 이 연구비는 회갑을 맞은 부인에게 선물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최근엔 자기 논문 표절과 논문 실적 허위 기재 사실도 밝혀졌다. 특히 1992년 7월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받은 박사학위 논문은 ‘삼탕’까지 됐다. 이듬해 한국교원대 조교수로 신규 임용될 당시 제출한데 이어 1997년 부교수로 승진할 당시 승진심사 연구실적으로도 제출됐고, 이후 2005년 교원대 학술지 ‘교수논총’에 논문 요약본을 발표했다.

이외 허위 경력 게재 사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 후보자는 2010년 9월 대통령직속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위원에 위촉될 때 이력서에 ‘서울대 사범대학 부설 교육연구소 특별연구원’이란 경력을 적었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서울대 재직 당시 사범대 교육학과 조교(1979~1982), 사범대 교육행정연수원(1982~1983) 조교로 지낸 게 전부다. 사실상 자문위원으로 위촉되기 위해 경력을 부풀렸다는 지적이다.

▲ 야권에선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낙마 1순위’로 꼽고 있다. 논문 표절 의혹이 끊이질 않자 교육부 수장으로선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김 후보자는 사교육업체인 ‘아이넷스쿨’ 코스닥 주식 3만주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 13일 장관으로 지명된 직후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져 눈총을 샀다. 주식은 매입 당시보다 225만원이 올라 현재 가치는 3975만원으로 평가된다. 국립대학인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재직 시절 2차례에 걸쳐 정치후원금을 낸 것도 불법행위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 최경환, “후원금 안 받겠다” 거짓말 논란

두 번째 청문회에 나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앞길도 평탄하지 않다. 최 후보자는 2009년 지식경제부 장관 청문회를 치른 경험이 있지만, 당시 제기됐던 의혹들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고액 정치 후원금 논란, 아들 병역 특혜 의혹, 딸의 이중국적 논란, 부인의 세금탈루 의혹이 바로 그것. 이 중에서도 야권은 후원금과 아들 병역에 집중하고 있다.

최 후보자는 2009년 이명박 정부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내정된 뒤 ‘공천 대가’의 정치 후원금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 “일절 후원금을 받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이후 국회로 돌아와 기획재정위에서 활동하면서 피감기관으로부터 고액의 후원금을 받아왔다. 대표적 사례가 한국투자공사 안홍철 사장이다. 그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2000만원 이상의 후원금을 내왔다.

안 사장 외 지역구의 정치인들과 금융권 인사, 기업인 다수가 후원금 한도액인 500만원을 최 후보자의 후원금으로 냈다. 이들은 합법적인 정치 후원인 만큼 대가없이 선의로 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게 야권의 설명. 이에 따라 야권에선 대가성 의혹을 파헤치는 동시에 최 후보자의 아들 병역에서 면제 판정 사유였던 만성폐쇄성 폐질환을 다시 한 번 조명한다는 계획이다.

◇ ‘황제 사외이사’ 정종섭, 위장전입 의혹 여전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는 청문회의 ‘4대 천왕’이라고 불리는 부동산, 세금, 병역, 논문 가운데 세금 부분을 제외하고 모두 의혹에 휩싸였다.

그는 1991년 6월 서울 마포구 망원동 소재 신축빌라에 홀로 전입한 뒤 5개월 만인 그해 11월 가족이 있는 관악구 신림동의 아파트로 다시 전입했다. 빌라를 매각한 것은 이듬해 11월. 당시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재직하던 정 후보자가 전입할 특별한 사유가 없는데다 단기간에 매입과 매각을 한 정황으로 볼 때 시세 차익을 노리고 위장 전입한 것이라는 게 야권의 해석이다.

실제 부동산 관계자는 망원동이 당시 개발 붐이 일면서 집값이 오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 측은 “거절할 수 없는 친구의 부탁으로 명의만 빌려준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이후 해당 빌라를 담보로 대출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나 ‘거짓 해명’ 논란까지 일고 있다.

‘황제 사외이사’ 논란도 정 후보자의 핵심 의혹이다. 그는 올해 3월14일 삼성생명의 사외이사로 선임돼 첫 회의에 참석하고 850만원을 받았다. 이날 이사회 안건은 ‘이사회 의장 선임의 건’ 등 4건으로, 정 후보자는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는 후문이다. 이후 정 후보자는 서울대 총장 선거 출마를 이유로 사외이사를 그만뒀다. 선임된 지 19일 만이다. 뿐만 아니다. 정 후보자는  2011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현대엘리베이터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3년4개월 동안 총 1억4580만원을 받았다. 특히 올해 이사회에는 단 2번 참석했음에도 불구하고 2190만원을 받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사외이사로서 감시 역할보다 ‘거수기’ 역할만 했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 <표>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후보자 8명에게 제기된 의혹

이외에도 2006년 발표한 ‘탄핵제도와 헌법디자인’ 논문 등 5편이 중복 게재 의혹에 올랐고, 1985년 4월부터 1989년 1월까지 45개월 동안 육군 군법무관으로 복무한 기간과 경희대 법과대학 대학원 석사학위 취득 및 연세대 박사학위 과정을 밟은 시점이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 의문을 낳고 있다. 정 후보자는 제대 후 약 5개월이 지난 1989년 6월 연세대 대학원 주간을 다니며 박사학위를 받았다.

◇ ‘상습 음주운전’ 정성근, ‘연구비 후원’ 최양희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상습 음주운전이 문제다. 1996년 10월 음주운전 단속 중인 경찰과 실랑이를 벌인 영상이 공개된 데 이어 2005년 혈중알코올농도 0.092% 상태로 운전하다 단속 중인 경찰에 적발돼 1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신분으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포스코ICT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이 업체 지원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고액의 연구지원비 받은 것은 당연지사. 이와 함께 군복무 특혜도 해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군복무를 시작한  최 후보자는 복무 기간이 6개월 남은 시점인 1979년 6월 프랑스로 국비 유학을 떠났으며, 이후 박사과정을 마치고 1984년 귀국해 남은 복무 기간을 채웠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2004년 12월 학술지 ‘한국정책연구’에 실은 ‘노사관계에서의 정부 역할에 관한 비교 연구’와 2005년 8월 중앙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한국 노사관계체제에서의 정부 역할 모형에 관한 연구’ 논문이 상당부분 그대로 실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여기에 고용노동부 차관이었던 2011~2012년 당시 신세계 이마트의 ‘명절 (선물) 배송’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던 것도 구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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