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은 전지현이 등장하는 클라우드 광고, 오른쪽은 구찌의 향수 광고.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롯데주류가 야심차게 내놓은 맥주 ‘클라우드(Kloud)가 맥주 시장에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CF 표절논란에 휩싸였다. 이 같은 논란이 클라우드에게 기회가 될지 악재가 될지 주목된다.

지난 4월 출시된 클라우드는 국내 라거 맥주 중 유일하게 독일 정통 제조방식 ‘오리지널 그래비티 공법’을 적용했다. 맥주 발효 원액에 물을 섞어 만드는 기존 공법과 달라 차별화된 맛을 자랑한다.

품질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롯데주류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프리미엄 맥주 시장을 노리고 있다.

광고 역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광고계 최고 스타 전지현을 우아한 모습으로 등장시켜 고급스러운 맥주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일반적인 맥주 광고가 시원함과 젊음, 활기 등을 강조하는 것과 대비된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해당 광고가 표절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전지현이 등장하는 클라우드 광고가 명품 브랜드 구찌의 향수 광고를 따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표절 대상으로 지목된 구찌의 광고는 지난해 8월 공개된 것으로, 역시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 있다.

두 광고가 닮은 부분은 △야경이 펼쳐진 창가에 서 있는 여성 모델 △여성 모델의 황금색 드레스 △광고의 전반적인 화면 구도 및 엘리베이터를 타고 파티장에 도착하는 설정 △후반부로 갈수록 긴박하게 변하는 배경 음악 등이다.

이에 대해 해당 광고를 제작한 대흥기획 측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클라우드 광고는 순수 창작물이며, 논란이 제기된 구찌 광고는 본 적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설정 및 구도를 가진 광고가 많고, 표절이라고 지적되는 부분은 3초도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 클라우드.
◇ 악재냐 기회냐

광고 제작 업체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과 의혹의 시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두 광고가 워낙 닮아있는 탓이다.

클라우드는 지난 4월 출시 이후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고급스러움과 풍미를 강조하면서도 경쟁 제품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내놓아 반응이 좋았다. 특히 세월호 참사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자제했음에도 기대 이상의 점유율을 보여줘 여름 성수기 맥주 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제기된 광고 표절논란은 클라우드의 성장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예단하긴 이르지만, 두 가지 예측이 가능하다. 성장세를 가로막는 악재 혹은 또 하나의 기회가 그것이다.

먼저 악재가 될 가능성이다. 앞서 살펴본 대로 클라우드는 ‘프리미엄’을 강조하고 있다. 클라우드의 경쟁상대로 볼 수 있는 수입맥주 시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은 악재라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표절논란’은 클라우드가 추구하는 고급스러운 이미지 형성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가격경쟁력에서 앞서고 있긴 하지만, ‘고급’ 이미지가 제대로 안착하지 못할 경우 어정쩡한 위치에 놓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반면, 오히려 또 하나의 ‘기회’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 효과다. 롯데주류가 이를 기대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클라우드의 존재를 더 널리 알리는 데는 성공했다. 여름 성수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에, 수많은 맥주 브랜드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클라우드의 이름을 알릴 기회를 잡은 셈이다. 맥주 ‘풍미’에 자신감을 갖고 있지만,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을 고려하면 클라우드에겐 좋은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본격적인 맥주의 계절, 클라우드의 표절논란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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