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이후 지지율 하락세를 걸었으나 견고한 지지층으로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로 굳어졌다. 세월호 참사 직전 60%대 중반에 이르던 지지율은 지난 4월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실종됐다. 이후 100일이 지났지만 진척 없는 수색처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다.

사고 직전까지만 해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도리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발생 이틀 뒤인 4월18일 박 대통령은 지지도 일간 조사에서 무려 71%까지 상승했다. 국가 위기에 대한 단결 효과다. 특히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발생 다음날 사고 현장인 전남 진도를 방문해 실종자 구출에 대한 여론의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주말동안 세월호 구조 활동에 대한 속도가 더디어 지면서 여론은 국가 불신으로 돌아섰다. 실종자 가족들은 청와대 항의 방문을 추진했고, 이에 따른 경찰과 대치상황이 보도되면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21일 67.0%, 22일 61.1%, 23일 56.5%로 하락했다. 세월호 참사 발생 일주일 만에 14.5%P가 떨어진 셈이다.

세월호 참사 뒷수습에서 현 정부가 보여준 무능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정체 상태에 놓이게 했다. 5월 첫째 주 51.8%, 둘째 주 51.1%, 셋째 주 51.1%, 넷째 주 50.9%로 나타났다. 지지율 하향세는 6월에도 계속됐다. 첫째 주 51.8%를 기록하며 0.9%P 반짝 올랐다가 둘째 주 2.6%P 다시 떨어지면서 48.2%를 기록했다. 힘겹게 지켜오던 50%대의 장벽이 깨진 것이다. 국정원 대선개입과 간첩혐의 조작사건 등 대형 악재 속에서도 50% 중반 수준의 지지율을 유지해왔던 박 대통령으로선 충격적인 성적표다.

▲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1일 발표한 7월 셋째 주 주간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지지율 48.2%를 기록했다. 5주 만에 긍정적인 평가가 부정적인 평가를 앞섰다./리얼미터 제공
사실상 이 때부터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혼돈을 보이고 있다. 지지율 하락세도 문제지만, 그보다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민심이반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셋째 주 긍정평가로 대변되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4.0%를 기록한 반면 부정평가는 49.3%로 5.3%P 앞섰다. 넷째 주에도 긍정평가는 0.6%P 더 떨어져 역대 최저수준인 43.4%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0.7%P 상승해 50.0% 과반을 차지하며 양측의 격차를 6.6%P까지 벌렸다.

당시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부정평가에 대한 상승 원인은 세월호 참사에 이은 ‘인사 참사’로 꼽혔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민적 비판여론이 임명권자인 박 대통령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실제 여론조사 부정 평가에 대한 이유가 세월호 수습 미흡에서 인사 문제로 바뀌었다. 결국 문 후보자는 사퇴를 했다.

문 후보자의 사퇴로 정홍원 총리를 유임하는 무리수를 택했지만, 인사 문제가 차츰 정리되면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도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는 추세다. 7월 들어서 긍정평가(46.1%)와 부정평가(46.6%)의 격차가 0.5%P까지 좁혀졌다. 둘째 주 긍정평가(45.3%)와 부정평가(48.6%)가 다시 3.3%P로 격차가 벌어졌지만, 셋째 주 긍정평가(48.2%)가 부정평가(46.2%)를 2.0%P 앞서며 안정권에 들어섰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7·14 전당대회에 따른 컨벤션 효과로 분석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전대에 참석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당청의 소통 노력을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야당이 지명 철회를 요구했던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더해졌다.

관건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가다.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과 세월호 참사의 가장 큰 책임을 가지고 있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유 전 회장의 사망사건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증폭되는 만큼 또다시 국가 불신을 말하는 여론이 형성됐다. 하지만 더 이상의 지지율 하락세는 없을 전망이다. 보수파의 지지층이 역대 어느 정권에서보다 견고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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