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의 영접을 받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후 한국천주교 관계자와 32명의 평신도의 영접을 받았다. 환영단에 포함된 평신도들 가운데에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오전 10시17분경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알이탈리아 항공 AZ 4000 특별 전세기편으로 서울공항에 내린 프란치스코 교황은 홀로 계단을 내려와 박근혜 대통령과 만남을 가졌다.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천주교 관계자와 32명의 평신도의 영접을 받았다.

교황 환영단에 포함된 평신도들은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4명), 새터민(2명), 이주노동자(2명), 범죄피해자 가족모임인 해밀(2명), 가톨릭노동청년(2명), 장애인(보호자 포함 2명), 시복대상자 후손(2명), 외국인 선교사(2명), 수도자 대표(2명), 중고생(4명), 노인대표(2명), 예비신자(2명), 화동(2명) 및 보호자(2명) 등이다.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유가족으로는 고 남윤철 단원고 교사의 부친 남수현(세례명 가브리엘) 씨와 부인 송경옥(모니카) 씨, 사제의 길을 꿈꾸던 단원고 2학년 고 박성호 군의 아버지 박윤오(임마누엘) 씨, 일반인 희생자 고 정원재(대건안드레아) 씨의 부인 김봉희(마리아) 씨 등 4명이 포함됐다.

장애인 대표로 참석하는 정진숙(제노베파) 씨는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에 소속된 봉제협동조합 솔샘일터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 2009년 김수환 추기경 선종 때 고인의 제의를 만든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정 씨는 오는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명동성당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주례 때 입을 장백의를 제작했다.

2001년 5월 한국에 입국한 새터민 한성룡(대건안드레아)와 2012년 한국 땅을 밟은 김정현(가명, 스텔라) 씨, 필리핀 이주노동자 하이메 세라노 씨와 볼리비아 출신 아녜스 팔로메케 로마네트 씨도 공항에서 교황을 맞이한다.

한국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보살펴온 외국인 선교사 2명도 특별히 초대됐다.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옥스퍼드대학에서 철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양 수산나(수산나 메리 영거) 여사는 한 달이 넘는 긴 항해 끝에 1959년 12월 우리나라에 입국, 1962년 가톨릭푸름터(옛 가톨릭여자기술원)를 설립해 불우한 여성들에게 양재와 미용기술을 가르쳤다. 이후 양 수산나 여사는 1973년 여성 사도직 협조자 교육을 위해 프랑스 루르드로 간 뒤에도 매년 한국을 오가며 대구와의 인연을 이어가다 2004년 은퇴한 뒤 한국에 정착, 2011년 대구 명예시민이 됐다.

뉴질랜드 출신인 안광훈(브레넌 로버트 존) 신부는 세계적 가톨릭 선교단체인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소속으로, 1966년 25세의 나이로 입국해 강원도 내 성당들에서 사목하면서 정선 신협, 성프란치스코 병원 등을 세워 농민과 광부들의 자활을 도왔다. 1980년대부터는 빈민운동을 시작, 서울 강북구 일대에 전셋집을 얻어 살며 달동네 주민들과 함께 철거 반대운동, 실직자 대책 마련, 자활센터 설립 등의 활동을 펼쳤다.

이 밖에 시복대상자 후손인 정규혁(베드로) 씨는 다산 정약용의 형이자 순교로 성인에 책봉된 성 정하상 바오로의 아버지 정약종(아우구스티노)의 방계 4대손이다. 권혁훈(가스파르) 씨는 조선 후기 학자로 천주교의 전파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 권일신(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의 자녀로 오는 16일 복자품에 오르는 권상문(세바스티아노)·천례(데레사) 남매의 6대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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