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명구 금호전기 부회장
[시사위크 = 이미정 기자] 박명구 금호전기 부회장이 올해 들어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소량인 탓에 지분 매입에 따른 지배구조의 변화는 없지만, ‘오너일가의 주식 매입’은 그 자체만으로도 시장의 관심을 끄는 이슈 중에 하나다.

더욱이 금호전기는 과거 ‘형제간 지분 매입 경쟁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는 점 때문에 이번 주식 매입을 예사롭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금호전기의 2대주주인 박명구 부회장은 지난 5월부터 소량의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지난 5월 23일과 26일, 6월 3일에 총 60주의 보통주를 매입했다.

또 8월 8일부터 28일 사이, 12거래일 간에는 총 358주를 사들었다. 이달 3일부터 12일 사이에 5일 거래일 간에는 94주를 샀다. 소량의 주식을 매입한 탓에 현 지분율(12.15%)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다만 오너 일가인 박 부회장이 꾸준히 지분 매입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 공시되면서 시장에선 관심을 보내고 있다. 그 배경을 놓고도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금액 자체가 크지 않기에 ‘단순 투자 성격의 매입’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또 다른 일각에선 ‘주가 부양 차원’의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떨어진 주가 부양 차원?

올 초 2만8,000원대까지 갔던 금호전기의 주가는 4월 기점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더니, 현재는 1만9,000원대~2만 원대까지 낮아졌다. 이에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 주가를 부양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오너일가가 주식 매입 움직임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있는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경영권 이슈’와 연관 짓는 추측도 있다. 형제간 ‘지분 매입 경쟁’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시선이다.

‘번개표’로 유명한 국내 최장수 조명업체 금호전기는  故(고)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의 친형인 고 박동복 회장이 설립한 회사다. 현재 박동복 창업주의 넷째 아들인 박영구 회장(지분율 11.16%)과  박명구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실질적인 경영은 1998년 회사에 발을 들여놓은 박명구 부회장이 도맡아하고 있지만, 지분율에 있어서 박 부회장은 둘째 형인 박병구 모빌코리아윤할유 회장(지분율 14.52%, 최대주주)에 뒤지고 있다.

두 사람은 ‘지분 매입 경쟁’을 벌인 과거 전력이 있다. IMF가 터지면서 금호전기의 경영에서 손을 뗀 박병구 회장은 2008년 금호전기의 주식을 수만 주씩 사들여 14%대로 끌어올렸다.

이에 맞서 박 부회장도 보유 주식 수를 늘리기 시작했다. 당시 주식 매입에 대해 박병구 회장은 “떨어진 주가 부양 차원”이라고 해명했지만, 시장에선 경영권 다툼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대체적이었다. 이후 형제들 사이에선 큰 지분 변동이 없었다.

◇형제간 지분 경쟁 신호탄? 시장 예의주시 

하지만 시장에선 언제라도 형제간에 경영권 다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주식 변동 현황에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호전기 홍보팀 관계자는 “박명구 부회장이 어떤 이유로 주식을 매입했지는 알기 어렵다”며 “다만 워낙 소량의 주식 매입이기에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매입 배경을 두고 나름의 여러 해석들이 나올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며 “하지만 회사 내부적 변화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몇 달간의 주가하락세에 대해 “LED조명 시장이 안 좋은 탓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지만,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편 금호전기는 지난해 매출 4,560억원, 영업손실 101억원, 당기순손실은 1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7.8% 늘었고 적자폭은 전년 대비 축소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보다는 실적이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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