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인천 아시안게임 폐회식에 한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45억의 축제 ‘인천 아시안게임’이 16일 간의 열전 끝에 지난 4일 폐막했다.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팀은 다양한 신화를 이뤄냈다. 2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건 남자 축구대표팀과 한국 선수 역대 최다 메달을 기록한 남자 수영의 박태환, 한국 여자 조정 역사상 첫 금메달리스트가 된 지유진과 김예지 등 숱한 명장면을 만들었다.

숱한 명장면과 달리 인천아시안게임의 폐막식 이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조 원’의 경제 파급효과를 낼 것이란 장밋빛 미래가 예견됐지만, 실상은 ‘빚’만 잔뜩 지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인천 아시안게임을 위해 약 2조5,000억원의 ‘혈세’를 투입하고, 7년동안 준비했다. 아시안게임 처음으로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친환경’ 국제인증을 받기도 했다. 

문제는 인천 아시안게임의 폐막 후 들이닥칠 ‘경제적’ 후폭풍이다. 과도한 시설 투자로 ‘빚더미’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경기장을 리모델링해서 사용하라는 정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인천시는 무리하게 많은 경기장을 건립했다. 이 때문에 16곳의 경기장 신축과 대회 관련 시설에 쓰인 비용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인천시는 감사원에서 경기 시설과 무관하다고 지적했던 체육공원 부지 매입 등에 1,300억여 원을 썼다. 

이에 대해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측은 “정부 지원금 2,000억여 원과 스폰서십, 방송중계권 등으로 운영비를 충당했다”고 밝혔지만, 과잉 시설투자의 부작용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우려의 시선이 높다. 

이에 대해 문화연대 관계자는 “인천은 2조5,000억 원 중 2조 원에 달하는 비용을 경기장 건립과 인프라 구축에 쏟아 부었다”며 “이로 인해 인천시는 막대한 지방채를 발행했고, 현재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35.7%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천시는 도시의 규모를 고려하지 않고 우선 지어놓고 보자는 식으로 추진했기 때문에 대회 이후에는 골칫덩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시는 지방채 발행으로 경기장 건설비용과 도시철도 건설비 등에 대해 내년부터 한 해 5,400억여 원의 원리금을 갚아야 한다. 많은 경기장과 시설들의 운영비를 어떻게 감당할지도 문제다. 

결국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생긴 빚은 시민의 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설비용 및 추후 경기장 건설과 관련된 빚을 감안하면 약 1조원이 넘는 돈을 시민의 세금으로 막아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조 원’의 경제효과는 이번 대회를 통해 국내외 투자유치를 확대하고, 국제도시 간 경제협력을 구축해야 이룰 수 있다. ‘20조 원’의 경제효과란 점진적으로 그 효과를 볼 수 있으나, 반대로 효과를 볼 수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 효과에 기대를 거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인천시는 “주경기장의 3만석을 철거한 후, 영화관과 쇼핑몰 등을 유치해 경기장을 생활중심권으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관리·운영비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인천시가 국제행사인 아시안게임을 통해 각종 사업과 과제를 차질 없이 수행함으로서 20조 원으로 추산되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만들어 시민들의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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