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남다른 부모님을 만나 태어나자마자 수백억원을 손에 쥘 수 있다면.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해보게 되는 기분 좋은 상상이다. 그런데 이것이 단순히 ‘상상’이 아닌 ‘현실’인 이들이 있다.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두 아들이 그 주인공이다.

◇ 주식 가치만 수백억원에 달하는 ‘주식 부자’ 아이들

▲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
지난 9일 ‘재벌닷컴’은 상장사의 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을 분석조사해 발표했다. 그 중 단연 눈에 띈 것은 ‘미성년자 주식 부호’다. 우선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평가액이 1억원 이상인 미성년자는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269명이었다. 아직 성인이 되지 않았음에도 1억원이 넘는 주식을 보유 중인 ‘아이들’이다.

미성년자 주식 부호 중에서도 당당히 ‘1위’에 오른 것은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장남이다. 더불어 차남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장남은 2001년생으로 올해 13살, 차남은 2003년생으로 올해 10살이다. 범 GS가(家)의 꼼꼼한 재산 및 경영권 상속은 이미 정평이 나 있지만, 허용수 부사장은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고 있다.

허용수 부사장의 장남이 보유 중인 주식의 가치는 325억원에 달한다. 차남 역시 133억원에 이른다. 두 자녀의 주식을 합치면 무려 458억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할아버지’ 허완구 회장이 이끄는 승산그룹이 있다.

승산그룹은 지난해 대대적인 흡수합병을 실시했다. 승산이 승산레저와 STS로지스틱스를 흡수합병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허용수 부사장의 장남은 5.68%, 차남은 4.40%의 승산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두 형제가 흡수합병 이전부터 STS로지스틱스 지분을 각각 70%, 30% 보유하고 있었으며, 승산레저 지분 역시 각각 35%와 23.5%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허용수 부사장의 두 자녀는 GS 지분도 일정부분 보유 중이다. 지분이 높진 않지만, 일반인들이 결코 손에 쥐기 어려운 규모임은 분명하다. 덕분에 허용수 부사장의 두 자녀는 초등학교에 다니면서도 매년 엄청난 규모의 배당금도 챙기고 있으며, 보유 자산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 단순한 자녀·손자 사랑? 그 뒤에 숨은 ‘꼼수’

물론 자신의 재산을 자녀 또는 손자에게 넘겨주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 그에 따른 증여세만 잘 내면된다. 문제는 이 지점에 있다. 미성년자 시기에 주식을 증여받을 경우 증여세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러한 제도의 허점을 노리고 미리 재산을 상속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차피 성인이 되면 상속을 진행할 텐데, 그때 들어갈 ‘증여세 폭탄’을 미리 피하겠다는 의도다. 10대의 어린 주식부자들을 곱게 보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허용수 부사장의 두 자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같은 논란에 휩싸여왔다. 본지에서는 밝히지 않겠지만, 이미 두 자녀의 이름도 널리 알려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행보는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흡수합병 등을 통해 차근차근 계획을 밟아나가고 있는 모양새다.

더욱이 범 GS가(家)는 이와 유사한 행보를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다. 지분 및 재산 상속을 꼼꼼하게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일감 몰아주기 등 온갖 ‘꼼수’를 동원해 자주 빈축을 샀다. 먼 미래의 일이지만, 만약 지금의 어린 아이들이 이 같은 방식을 거쳐 장차 경영권을 물려받게 된다면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단순히 ‘부의 대물림’을 넘어 그 뒤에 숨은 꼼수에 이르기까지 좀처럼 끊이지 않는 허용수 부사장 자녀들의 논란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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