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국증권
[시사위크= 이미정 기자] 코스닥 상장을 위해 분식회계를 저지른 유니드코리아(전 쓰리피시스템)의 상장주관사인 부국증권(대표이사 전평)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검사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분식회계로 코스닥 상장 심사를 통과한 쓰리피시스템의 상장 주관사 부국증권이 이 회사의 재무제표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했는지 등의 위법성 여부를 검사할 계획이다. 

◇ 금감원, 분식회계 업체 상장 도운 부국증권 검사 예정 

쓰리피시스템(상장 당시 사명)은 올해 8월 회계법인의 감사의견거절로 상장 폐지된 회사다. 이 회사의 분식회계 혐의는 2012년 전 경영진의 주가조작 혐의를 조사하면서 드러났다. 그리고 최근에야 분식회계 사실이 시장에 전해졌다. 

이 회사는 ‘최근 사업연도의 당기순이익이 1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에 맞추기 위해 대손충당금으로 쌓아야 할 부실채권을 매출채권 대금으로 지급받은 것처럼 재무제표를 허위로 꾸민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1억6,000만원에 불과한 당기순이익이 분식회계로 25억원까지 늘어났다. 

당시 지정감사인이었던 회계법인을 비롯해 상장주관사, 한국거래소까지 아무도 이 회사의 분식회계를 밝혀내지 못했다. 당시 회계법인이 감사의견 ‘적정’을 제시하자, 별다른 검증 없이 부국증권은 상장주관사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유상증자 대표 주관사’를 맡으며 자금까지 끌어다줬다. 게다가 부국증권은 이 회사의 유상증자를 주관하는 과정에서 주당 모집가액을 5,800원으로 결정하되, 청약 미달로 실권주가 발생하면 이를 우선 부국증권이 매입해주고 나중에 이 실권주를 쓰리피시스템이 같은 가격에 다시 매입하기로 하는 이면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금감원은 부국증권이 상장주관사로서 제대로 역할을 다했는지, 분식회계 사실을 알고도 상장을 도왔는지, 이면계약을 체결한 내용을 제대로 공시하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해 검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사건에 대해 부국증권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현재 관련 내용을 파악 중”이라며 “이 회사의 상장 주관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퇴사를 해서 내용을 파악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검증 소홀 지적에 대해선 “회계법인이 ‘적정’ 의견을 제시해 믿고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 부국증권 “회계법인 감사 의견만 믿었다”

업계에선 중국고섬사태로 대우증권이 중징계와 과징금을 받았던 사례가 있는 만큼, 부국증권 역시 강도 높은 조사를 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고섬은 지난 2011년 3월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지 2개월 만에 회계 부정 논란으로 거래정지됐고 지난해 10월 결국 상장 폐지됐다.
 
당시 중국고섬 상장의 대표주관사였던 대우증권은 중국고섬의 증권신고서 거짓기재와 기재누락 등 불법을 방지하지 못한 과실로 지난해 20억원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지난 2월엔 기관경고를 받은 바 있다.

이미 올 초에 한 차례 제재를 받은 바 있는 부국증권으로선 상당히 부담스런 검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금감원은 부국증권 임직원들의 차명 거래와 횡령, 겸영업무범위 위반 등의 혐의를 잡아 ‘기관주의’ 제재와 과태로 7,500만원을 부과했다. 당시 적발된 내용으론 ▲증권의 발행인에 대한 인수증권 재매도 약정금지 위반 ▲매매주문 수탁 부적정 ▲임직원의 금융투자상품 매매제한 위반 ▲투자자 예탁증권의 예탁결제원 예탁 미이행 등의 혐의도 있었다.

◇ 17년째 ‘붙박이 감사’, 경영감사 시스템 도마 위 

이처럼 ‘도덕적 해이’와 허술한 ‘내부감시스템’ 문제가 한 차례 드러났다는 점에서 부국증권에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선 부국증권에 한 감사인이 16년 가까이 재직하고 있는 탓에 ‘경영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부국증권엔 17년의 재직기간을 자랑하는 ‘붙박이’ 감사가 있다. 1998년 1월 선임된 이후 현재까지 감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권기현 부국증권 상근감사(65)가 주인공이다.

권 감사는 1988년 3월 부장으로 입사해 26년을 줄곧 부국증권에서 근무한 인물로, 부국증권 입사 전에는 부국증권 최대주주인 김중건 회장의 아버지 고  김한수 씨가 창업한 한일합섬에서 과장까지 지냈다. 이에 경영인과 유착될 수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 ‘감사인’으로서 독립성을 갖췄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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