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 앞서 마이크를 매만지고 있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박근혜 대통령하면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대통령 집권 3년차에 접어들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 같은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이 고집과 불신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13일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나타난 집권 3년차 리더십을 과거와 비교·분석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리더십 분석에 참여한 최진 원장은 행정학을 전공한 박사이면서, 프로이드나 융 등의 심리학적 접근방식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원장은 박근혜 리더십에 대해 “대선 전에는 박근혜 리더십의 장점이 크게 부각되었지만, 대선 이후에는 단점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고 총평했다.

◇ 안정·견고의 리더십 → 폐쇄·불통의 리더십

박근혜 당시 후보를 대통령의 반열에 올린 것은 무엇보다 안정과 견고한 리더십이 자리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은 행정수도이전문제 등 각 현안에 원칙과 소신을 강조함으로서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집권기간 당청관계에 엇박자가 끊이지 않고 있고, 인사 문제에 있어서도 김기춘 비서실장과 비서관을 계속 감싸는 등 국민여론과 괴리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과거 보좌관들을 통해 업무를 지시하는 스타일이 청와대까지 이어지면서 각 부처 장관들과 소통에 문제가 드러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최 원장은 “대선 당시는 리더십의 안정성이 부각되었으나, 안정성과 동전의 양면인 폐쇄성이 두드러지게 부각되고 있다. 누구도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꽉 잠긴 불통의 나바론 요새같은 리더십이 되었다”면서 “본인의 비장한 자가진단과 열린 참모의 직언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중성적 리더십의 장점 → 중성적 리더십의 단점

또 박 대통령은 안정성과 소신 등 남성적 리더십과 함께 부드러움, 모성 등 여성적 리더십의 장점까지 모두 갖춘 중성적 리더십의 지도자로 평가됐다. 그러나 현재는 남성과 여성 리더십의 단점을 모두 부각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 원장은 “남성성의 장점과 여성성의 장점을 겸비한 중성적 리더십이었으나, 집권 3년차에는 독선과 오기, 우유부단함과 나약함 등 중성적 리더십의 단점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혹평했다.

실제 청와대의 인사시스템 문제에 대해서는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도 쇄신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재오 의원은 “(정윤회 문건 등) 이 정도 상황까지 왔으면, 누군가 책임을 지고 앞으로의 쇄신차원에서 인사조치 등 납득되는 조치를 해야하는데…(그렇치 못하다)”고 질책한 바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기춘 실장과 세 명의 비서관을 교체할 이유가 없다”면서 인사쇄신 요구를 일축했다. 또 김영한 항명파동과 관련해서도 “항명파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고집스런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 원장은 대통령의 이 같은 리더십 변화에 대해 “여론과 타이밍이 한 템포 늦는 리더십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점차 답답함, 짜증, 분노표출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며 “청와대 개편을 통해 청와대를 대통령의 참모조직이 아니라 국정의 콘트롤타워라는 변화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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