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범석 쿠팡 대표.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쇼설커머스 업체 쿠팡(사장 김범석)의 상품 배달 직원 ‘쿠팡맨’이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극심한 격무’와 ‘불안한 고용환경’에 놓여있다는 주장의 글이 온라인에 올라온 것인데, 쿠팡 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2일 다음 아고라에는 ‘쿠팡맨을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쿠팡의 배달 직원인 ‘쿠팡맨’이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자신을 ‘쿠팡맨’의 아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쿠팡맨에 대한 기사를 보고 쿠팡맨이었던 남편이 생각났다. 감성배송? 고객만족? 일반 택배보다 못한 처우와 대우와 급여. 이게 과연 (제대로된) 회사입니까”라는 격한 어조로 말문을 시작했다.

이어 글쓴이는 “밤 10시나 11시까지 배송하고 월급 250만원이 말이나 되나. 점심조차 먹을 시간이 없고 저녁식대 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환경에서 고객만족이라는 게 말이나 되는지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또한 글쓴이는 ‘쿠팡맨’들의 불안한 고용 조건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글쓴이는 “계약직으로 6개월씩 연장만 해대며 정규직 전환율은 0%가 말이 되냐”고 날을 세운 뒤, “계약직은 누구말대로 회사의 노예며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고, 아니면 잘리고 그런 거냐”라고 반문했다.

◇ “전담 택배 기사 쿠팡맨, 점심 먹을 시간도 없이 밤늦게 근무”

글쓴이는 한 포털사이트 뉴스에 달린 쿠팡맨들의 처우와 관련된 부정적인 댓글을 캡처해 함께 공개하기도 했다. 공개한 댓글에는 “직원에 대한 배려나 기본적인 업무환경도 형편없으면서 쿠팡 감성배송은 터무니없는 서비스인 듯 하다”, “출근해서 집에 오기까지 기본 18시간. 밥도 (오후)9신가 10시가 넘어야 제공된다. 그것도 영수증 청구해야 한다” “여섯시에 일어나 종일 운전, 거기다 고객만족 감정노동까지”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선 김범석 쿠팡 대표가 야심차게 도입한 ‘감성 배달 서비스’가 직원들의 업무를 과중시키며, 부작용을 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일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3월 온라인 유통업체 중 처음으로 자체 배송인력을 채용해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전달하는 ‘로켓배송 제도’를 도입했다. 배달 전담 직원 쿠팡맨들은 ‘손편지’를 남기거나, 배송한 상품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는 등 차별화된 ‘감성 배달 서비스’를 제공해 호평을 받아왔다. 쿠팡맨은 유아용품인 경우, 아이가 깨지 않게 초인종 대신 문을 똑똑 두드리거나, 기저귀를 담아 왔던 종이 박스는 대신 버려주는 등의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과도한 ‘감정노동’에 ‘불안한 고용환경’ 도마 위

하지만 서비스가 다양하고 복잡해지면서 ‘쿠팡맨’의 업무가 과도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쿠팡맨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 6일을 근무한다. 그러나 저녁 배송을 마치고 물류센터에 복귀해 차량 반납과 하역 등 잔여 업무를 하고 나면 실제 퇴근은 대부분은 밤늦게야 끝난다고 알려진다.

 
여기에 불안한 ‘고용 구조’도 불만을 낳고 있다. 쿠팡맨은 6개월 근무 후 평가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되거나 계약을 연장한다. 문제는 연장 횟수가 3번으로 제한돼 있는데다, 18개월까지 정규직 전환이 안 되면 퇴사 처리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항변했다. 쿠팡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쿠팡맨들의 기본급은 250만원, 매달 지급하는 인센티브가 40만원, 사고보존 비용이 50만원”이라며 “쿠팡맨이 사고를 내면 사고보존 비용 50만원 한도 내에서 삭감하고 그 이상은 회사에서 처리한다. 연장근무나 휴일(법정공휴일) 근무에 대한 수당도 지급하고, 심지어 주차범칙금도 지원한다”고 말했다.

밤늦은 근무에 대해선 “연말 기간 업무가 몰려 일이 밀리거나 차가 밀리는 등의 이유로 늦게까지 일을 했을 수는 있지만, 배송 서비스 업무 상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  “야근 수당 지급, 처우 문제 없어”

또한 정규직 전환율에 대해선 “3월에 입사한 쿠팡맨 대부분이 6개월 후 계약 연장을 했으며, 현재 이들을 대상으로 정규직 평가가 진행 중”이라며 “정규직 직원이 현재까지 한 명도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만간 정규직 채용자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 관계자는 “이번 논란의 경우 억울한 측면이 많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 쿠팡맨들의 사기가 떨어질 까 걱정된다”면서 “하지만 이번 논란을 계기로, 고용 제도를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쿠팡은 최근 위메프에서 불거진 ‘노동력 착취 논란’처럼 확대될까 노심초사한 모습이다. 쇼셜커머스 업체 위메프는 수습사원 11명에 정직원에 준하는 일을 시킨 뒤, 전원 해고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수습사원들을 모두 채용했지만, 비난 여론을 잠잠해지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위메프에 대해 특별 근로 감독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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