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호남 총리론’과 ‘당권·대권 분리론’으로 인해 뒷말을 달고 다니는 문재인 후보자는 최근 ‘여론조사 반영 방식 변경’ 논란에도 휩싸이며, 곤욕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당 대표 후보자인 박지원·이인영 의원에 비해, 다수의 논란이 유독 문재인 의원을 향하고 있는 배경에는 ‘대권 후보자’라는 타이틀이 따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문재인 발목 잡는 ‘논란’이란 꼬리표
문재인 의원은 야권의 차기 대권 후보로 꼽히는 인물로서, 야권 내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새정치연합 전당대회에서 문 의원을 향한 정치권의 관심은 뜨거울 수밖에 없다.
새정치연합의 이번 전당대회는 초반 ‘문재인 대세론’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문재인 의원의 독주를 예상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당일 한 번에 투표가 이뤄지는 ‘원 샷 경선’인 이번 전대는 무수히 많은 예측을 낳으며 ‘문재인 대세론’을 흔들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다수의 논란 역시 ‘숱한 예측으로 인해 발생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여파 탓 인지, 아니면 치열한 계파 싸움 탓인지, 새정치연합 내에서는 ‘여론조사 룰’ 방식을 전당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변경했다. 때문에 당 내 친노와 비노의 계파 갈등뿐만 아니라, 당 대표 후보자들 까지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며 마찰을 빚고 있다.
오는 5일부터 실시될 일반 여론조사를 두고 당 내 공방이 일어나자 전대준비위원회는 지난 2일 긴급회의를 통해 “여론조사에서 ‘지지 후보 없음’을 유효표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문재인 후보 측에서 주장하는 내용과 맥을 같이해 비노계의 큰 반발을 샀다.
이에 대해 박지원 의원 측은 “투표 시작을 앞두고 규정을 바꾸는 건 계파가 독점한 결과”라며 불쾌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 지난 2일 박지원 의원은 한 방송사 주최 토론회를 통해 “내일부터 투표인데 오늘 규정을 바꾼 것은 저질”이라며 문 의원을 향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반면 지난 3일 문재인 의원 측은 논평을 통해 “‘일정일획’도 변경을 요구한 적 없는 문 후보 측을 계파 논리로 둔갑시켜 비난하는 건 공인으로서 성숙한 자세가 아니다”라며 맞섰다.
두 후보의 날카로운 공방에 대해 정치전문가들은 전당대회가 막바지에 접어든 상황에서 이러한 논란이 지속된다면 ‘문재인 대세론’은 ‘앙꼬 없는 찐빵’이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비방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문 의원과 박 의원 모두 피해가 돌아갈 전망이지만, 당 내 최대 계파와 지지층을 구축한 문 의원 측이 피해가 더 크다는 판단이다.
계속해서 다수의 논란과 뒷말이 문 후보자를 따라다닌다면, 그를 지지하는 수많은 당원들의 표심은 다른 시선을 돌릴 수 있다는 풀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인해 ‘문재인 대세론’이 다시 한 번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편 또 다른 당 대표 후보자인 이인영 의원은 지난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룰 변경’에 대해 “심판이 알아서 할 일이지 선수들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라고 두 의원의 비방공세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