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 ‘론스타’에 뒷돈 받아 ‘논란’

▲ 지난 2013년 서울 중구 태평로 금융위원회 앞에서 열린 '1121 금융피해자 행동의 날 투쟁선포 기자회견'에서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장화식 당시 대표는 유회원(65) 전 ‘론스타’ 코리아 대표에 대한 비판 활동을 중단하는 대가로 8억원을 받은 혐의로 체포됐다.
[시사위크=신승훈 기자] 시민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시민단체 대표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뒷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 전 ‘론스타’ 코리아 대표 비판하다 금품수수 후 중단

장화식(52) 전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가 유회원(65) 전 ‘론스타’ 코리아 대표에 대한 비판 활동을 중단하는 대가로 8억원을 받은 혐의로 체포됐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2011년 9월~10월께 외환은행 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 측으로부터 국내 가상계좌를 통해 7억~8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지난 2003년 론스타가 1조3,833억원에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2012년 하나은행에 되팔면서 4조7,000억원의 이득을 취한 것에 대해 ‘먹튀’라고 주장하며 강하게 비판해왔다.

검찰은 당시 유 전 대표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로 법정구속되자, 장씨가 유 전 대표에 대한 비판을 중단하겠다며 돈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유 전 대표는 장 씨에게 가상계좌를 통해 8억여원을 보냈고, 장씨는 재판부에 “유 전 대표에 선처를 바란다”며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검찰조사에서 금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해고기간 동안 발생한 임금에 대한 보상금”이라며 대가성에 대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15년간 외환카드에서 근무하다 2004년 해고됐다.

반면 유 전 대표는 검찰조사에서 장씨가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금품을 요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장씨에 대한 조사를 검토한 후, 오늘(5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 시민단체 유감 표명 “국민들 신뢰 잃을까 우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이와 관련해 “긴급회의를 통해 장 대표를 파면했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성명을 통해 “장화식 공동대표의 금품수수 사실 및 그 이유에 대해 우리 센터의 어느 누구도 본 사건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이러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센터는 본 사건과 관련된 금품을 일체 제공받은 바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도덕성을 생명으로 삼는 시민단체의 주요 간부가 개인적 사유로 금품을 수수한 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긴급회의를 통해 장화식 공동대표의 파면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인해 다른 시민단체들도 유감을 표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사실이든 아니든 이런 뉴스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시민단체에는 큰 위기”라며 “이런 상태에서 시민단체가 국민들에게 ‘우리를 믿어주십시오. 우리가 제안하는 대안을 신뢰해주세요’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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