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차가 티볼리(좌) 전시차량을 신차로 판매해 논란이 되고 있다. 티볼리는 쌍용차 해고노동자 복직 문제와 맥이 닿아있다는 점에서 네티즌들의 실망감이 적지 않다. 우측 사진은 티볼리 판매를 독려하는 시민들의 모습.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쌍용자동차(대표 이유일·이하 쌍용차)가 간만에 찾아온 훈풍에 찬물을 끼얹었다. 전시차량을 신차로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는 것인데, 특히 쌍용차 본사는 소비자의 항의에 “딜러(판매 영업사원)와 얘기하라”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 더욱 뭇매를 맞고 있다.

◇ 전시차량, ‘새 차’로 판매 논란

문제가 발생한 것은 지난 1월.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소비자는 쌍용차 한 영업점(대리점)에서 티볼리를 계약하고 열흘 후 차량을 인도받았다. 당시 차량등록까지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차 안팎에서 흠집이 발견됐고, 딜러에게 항의한 결과 해당 차량이 새 차가 아니라 영업소 전시차량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분노한 소비자는 딜러에게 새 차로 교환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대리점 측은 ‘교환불가’ 통보를 보내왔다. 차량등록을 마친 상태라 취소나 교환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논란은 쌍용차 본사가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면서 더욱 커졌다. 당시 쌍용차는 이런 사실에 항의하는 소비자에게 “딜러와 합의하라”는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차량 판매 소식에 네티즌들의 실망감은 적지 않다. 실제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된 네이버 카페 ‘티볼리 공식 동호회’ 게시판에는 쌍용차를 비난하는 글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만큼 쌍용차 티볼리에 기대와 신뢰를 보내고 있던 소비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 쌍용차는 앞서 일부 영업사원이 티볼리 판촉활동에 가수 이효리의 이름을 무단으로 사용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잦은 잡음이 티볼리 판매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우려하고 있다. (사진=이효리 SNS)

사실 지난달 13일 모습을 드러낸 티볼리는 쌍용차가 4년만에 출시한 ‘신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쌍용차 티볼리가 많이 팔릴 경우 해고 노동자들이 복직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와 맥이 닿아 있어서다. 물론 사양이나 가격 등 티볼리라는 차 자체가 갖고 있는 매력이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지만, 이미 출시 전부터 큰 화제를 모은 데는 가수 이효리와 배우 김의성이 티볼리를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과 연계 지으며 판매를 독려하는 등 이슈를 선점한 이유가 적지 않다.

실제 티볼리가 첫 선을 보인 지난달 13일, 신차발표회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티볼리에 대한 관심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쌍용차 임직원들을 비롯해 내외신 기자까지 1,700여명이 몰려들었을 정도. 일부 기자들 사이에선 “쌍용차 신차 발표회장에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인 경우는 처음”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는 후문이다.

마힌드라 회장은 이 자리에서 “(티볼리가 잘 팔려 생산량이 늘어나면) 2009년 떠난 생산직 인원들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키도록 하겠다”며 “티볼리가 마힌드라와 쌍용차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성장을 이끌어나갈 모델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쌍용차의 전시차량 판매 논란이 향후 티볼리 판매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주목하고 있다. 이미지가 중요한 고관여상품 ‘자동차’를 판매하는 회사에서 이 같은 논란과 구설은 치명적인 일이어서다. 설상가상 쌍용차는 앞서 일부 영업사원이 티볼리 판촉활동에 가수 이효리의 이름을 무단으로 사용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한편 본지는 전시차량 판매에 대한 쌍용차 측의 입장을 듣고 싶었으나, 담당자로부터 회신이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쌍용차는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시차량 판매 문제는)내부 규정에 따라 고객과 합의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티볼리는 4일 현재 계약대수 6,131대로, 출시 첫 달인 1월 2,312대가 판매됐고, 2월 4일 현재 220여대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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