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서울 신촌 지역 맥도날드에서 점거시위를 벌인 알바노조.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세계최대 규모의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가 ‘알바생 탄압’과 ‘최고의 직장’이라는 극히 상반된 시선을 받고 있다.

지난 7일, 신촌 지역에 자리 잡은 맥도날드 매장은 순간 아수라장이 됐다. 각종 피켓을 든 젊은이 수십여 명이 매장을 기습점거하고 시위를 벌인 것이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맥도날드에 문제를 제기해온 알바노조였다.

매장에 들이닥친 젊은이들은 “알바도 사람이다, 알바도 노동자다”, “적정한 시급을 지급하라”, “각종 부당 대우를 중단하라”등의 요구사항을 외치며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큰 충돌은 없었지만, 주말을 맞아 신촌을 찾은 많은 사람들의 시선은 알바노조와 맥도날드로 쏠렸다.

알바노조가 맥도날드에 지적 및 요구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다. 노조활동을 막기 위해 알바생을 해고했다는 지적과 함께 ‘꺾기’ 등 부당행위 중단, 시급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알바노조는 이러한 내용을 내세워 한국 맥도날드 본사를 방문하고, 일부 매장 앞에서 집회와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알바노조의 이러한 목소리에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그러다 알바노조가 매장점거를 공개적으로 경고하자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알바노조의 주장이 모두 허위·억지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특히 맥도날드는 “그동안 고용노동부에서 수차례 현장 관리 감독을 실시했지만 위반 내용이 적발되지 않았다”며 알바노조가 세력 확장을 위해 맥도날드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알바노조가 진행한 각종 집회 및 시위는 모두 불법이라며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 알바노조 조합원이 맥도날드 매장 유리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는 모습.
◇ 비판과 칭찬 속 맥도날드, 논란의 2015년 예고

재미있는 점은 이처럼 ‘알바 탄압’ 논란에 휩싸여 갈등을 빚고 있는 맥도날드가 ‘최고의 직장’으로 선정됐다는 점이다.

맥도날드는 최근 에이온휴잇이 발표하는 ‘2015 한국 최고의 직장’과 ‘여성이 선택한 최고의 직장’에 선정됐다. 에이온휴잇은 세계적인 인사조직 컨설팅 업체이며, 맥도날드는 2013년 이후 2차례 연속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국내 400여개 매장에서 1만8,000여명이 근무하는 맥도날드의 선정 배경은 학력·나이·성별·장애 등에 차별이 없다는 점과 여성 직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등이다.

그러나 이 상의 ‘권위’에는 다소 의문부호가 붙는다. 올해 ‘2015 한국 최고의 직장’에 선정된 곳은 맥도날드를 포함해 11곳이다. 특히 지난 2013년에는 KT도 수상 기업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KT는 노사갈등과 부당노동행위 논란이 꾸준히 이어졌던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이온휴잇은 모든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매기며 KT를 ‘최고의 직장’으로 선정했다.

이에 대해 한 노동계 관계자는 “에이온휴잇이 선정하는 ‘한국 최고의 기업’은 ‘근로자’에 대한 내용이지만, 여기에 관심을 갖는 근로자들은 거의 없다”며 “모든 수상 기업이 그렇진 않으나 일부 기업들이 선정된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야누스의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 맥도날드는 당분간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가 알바노조 측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했지만, 알바노조는 계속해서 문제제기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강경대응’ 방침을 밝힌 맥도날드가 알바노조에 대한 법적대응을 시작할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맥도날드에서 일하다 해고된 알바노조 조합원 이가현(여·23) 씨는 “맥도날드 알바생들의 조합원 가입과 각종 제보가 늘고 있다”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맥도날드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며 정기적인 캠페인 등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