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콩이 뭐길래…. (사진 우측 아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시사위크=나은찬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비행기 안에서 ‘땅콩(마카다미아)’을 봉지째 제공한 ‘사건’ 때문에 푸른 수의에 옥살이까지 하게 된 것인데, 네티즌들은 태어나서부터 초호화생활만 해온 ‘재벌가 따님’의 몰락에 다양한 의견을 보내고 있다.

어찌보면 사건은 소소한 것이었다. 기내에서 땅콩을 봉지째 건넨 것이 문제가 된 것인데, 당시에 조현아 전 부사장이 그렇게까지 격분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결과를 초래하진 않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적지 않다.

이후 대한항공 측의 대응이나, 동생 조현민 전무의 ‘복수’ 문자메시지, 승무원들에 대한 회유와 압박, 증거인멸 시도… 모든 것이 악화일로였다. 여론은 급속도로 나빠졌고, 조현아 전 부사장은 그야말로 ‘대역죄인’으로 전락했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을 비롯한 네티즌들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에 희생양이 됐다는 지적도 한다. 지은 죄에 비해 호된 벌을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여론은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징역 1년도 부족하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여론이 이처럼 부정적인데는 그동안 사건을 대하는 조현아 전 부사장의 태도에 진심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기자들 앞에서 눈물을 흘렸지만, 실제 법정에선 턱을 괴고 앉아있거나 “모두 박창진 사무장 탓”이라며 끝까지 책임을 외면했다. 반성하기는커녕 끝까지 ‘나는 억울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오죽하면 결심공판에서 재판장이 “‘왜 여기 앉아 있나’ 그런 생각 하는 거 아닌가”라고 물었을 정도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항소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항소심 결과가 나오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어찌됐든 감옥에서의 옥살이를 피할 수 없다는 얘기다.

태어나 처음으로 차디찬 감방에서 명품 대신 수의를 입은 채 수개월을 생활해야 하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죄의 대가는 옥살이로 치르면 되겠지만, 이미 추락한 신뢰와 무너진 기업 이미지는 어떻게 회복할 지, 비참하게 몰락한 재벌가 딸의 모습에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여론이 그 답을 말해주고 있다.    

한편 12일 서울서부지법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논란의 ‘핵심’으로 여겨졌던 ‘항로변경죄’에 대해 유죄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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