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이후 줄곧 차기 대선주자 1위 자리를 지켜왔으나 올해 1월부터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지지율 급상승을 보이면서 2위로 밀려났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좀처럼 지지율 침체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재선에 성공한 이후 여야를 통틀어 차기 대선주자 1위 자리를 줄곧 지켜왔지만, 올해 1월부터는 2위 자리에 안착하는 모양새다. 문제는 1위에 오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지지율 격차가 날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새정치민주연합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마친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성인남녀 2600명을 대상으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당권을 손에 쥔 문 대표가 25.2%를 기록하며 선두를 차지했다. 특히 문 대표의 지지율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여야 차기 대선주자에 대한 지지율 가운데 최고치다.

◇ 박원순-문재인, 1월 1주 ‘골든크로스’ 이후 뒤바뀐 순위

반면 박 시장의 지지율은 12.9%에 그쳤다. 지난해 10월 4주에 기록한 자신의 최고 지지율 20.6%에서 7.7%p가 빠졌다. 때문에 문 대표와 격차는 2배로 벌어졌고, 야권의 또 다른 잠룡으로 분류되는 안철수 의원(7.3%)의 지지율과 합해도 문 대표의 지지율을 뛰어넘지 못했다. 물론 문 대표의 이 같은 지지율이 당 대표 선출에 따른 일시적인 컨벤션 효과라는 분석이 적지 않지만, 박 시장 측에선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부의 긴장감은 지난 연말에 단행한 서울시 조직개편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7월 중순에 임명한 안준호 대변인을 6개월 만에 서울시 인재개발원장으로 전보하고 후임에 김인철 전 서울시 경영기획관을 내정한 것.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박 시장이 임기를 시작한 지 반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반년도 안 된 대변인을 경질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데 의문을 제기했다. 사실상 질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것이다.

▲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집계에 따르면,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10월 4주 20.6%의 지지율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이어온 반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같은 시기에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실제 박 시장은 재선 성공 이후 독보적인 지지를 받아왔으나 연이은 악재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 무산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대표 막말 사태 ▲서울역고가 공원화 사업을 둘러싼 잡음 ▲전세 28억원의 가회동 공관 이사 논란 ▲제2롯데월드 임시 개장에 따른 안전불감증 제기 등 임기를 시작한 반년 동안 논쟁과 구설에 시달렸다. 따라서 박 시장의 ‘입’이라 할 수 있는 대변인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했던 터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인사 과정에서 대변인의 자리 이동이 있었을 뿐 정치적 의미는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박 시장의 지지층이 문 대표 쪽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에 대해선 부인하기 어려운 처지다. 리얼미터의 집계에 따르면, 박 시장은 10월 4주 20.6%의 지지율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이어온 반면 문 대표는 같은 시기에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당 대표 후보로 전면에 나선 1월 1주를 기점으로 지지율이 역전했고, 치열한 경선 끝에 대표로 선출되자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특히 문 대표, 박 시장과 함께 상위 3위권을 형성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지지율이 지난 5개월 동안 비교적 수평 상태였던 점을 감안하면 박 시장의 지지층이 문 대표로 옮겨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지층 일탈이 6주간 계속되는 만큼 박 시장의 고민도 깊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설 연휴 기간 박 시장은 침체된 지지율 회복에 대한 해법 구상과 함께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박 시장은 연휴 동안 공식 행사 없이 친지, 지인들과 만남 등 개인적인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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