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지난해 12월 1일 승진한 이윤태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이 삼성그룹 수요 사장단회의를 마친 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나서고 있는 모습.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오는 13일 삼성전기의 주주총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가 이번 주주총회에서 삼성전기의 이사선임 안건에 대해 기관투자가들이 ‘반대’표를 던져야 한다고 권고해서다.

대신경제연구소는 기업지배구조·산업 내 영향력·시가총액·기관투자자 지분율 등을 고려해 400개 상장사를 주요 의안분석 대상으로 선정, 이 가운데 지난 4일까지 주총 소집을 공고한 126개사의 안건을 분석해 9일 발표했다.

◇ 대신경제연구소 “삼성전기 이사선임 안건 ‘반대’ 권고”

대신경제연구소는 이들 기업 중 삼성전기에 대해 ‘삼성SDS 지분 저가매각’을 이유로 ‘이사선임안’을 문제 삼았다. 삼성SDS 지분을 저가로 매각해 기업가치를 훼손했으며, 이에 따라 관련 이사 재선임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오는 13일 주총에서 기관투자가들이 이사 재선임 반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정성엽 대신경제연구소 이슈팀장은 “지난해 11월 삼성전기가 보유했던 삼성SDS 지분 7.8%를 구주매출했을 때 삼성SDS의 공모가는 19만원으로, 이는 당시 장외시장(K-OTC)에서 거래되던 35만원보다 낮은 가격”이라며 “삼성전기 주주 입장에서 볼 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9월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주식 609만9,604주(7.88%)를 시장에 팔 예정”이라고 밝힌 뒤 공모가를 19만원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주식상장을 앞둔 삼성SDS의 주가는 장외시장에서 35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었다는 점 때문에 저가 매각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강정민 경제개혁연대 연구원은 “당초 삼성SDS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는 15만~19만원이었는데, 기관투자자들 대부분이 삼성SDS의 적정 주가를 19만원 이상으로 보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면 당연히 최종 공모가를 높여 잡아야 했다”면서 “삼성전기 입장에서도 구주매출 계획을 철회하거나 최소한의 매출물량으로 조정하는 것이 회사와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 결정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기는 당시 경제개혁연대가 보낸 공개 질의에 “보유자산의 매각 등은 회사의 경영판단에 속하는 사항이고, 비상장 상태에서 소규모로 거래되는 장외주가를 적정가로 보기 어렵고, 상장 후 의무보호 예수기간 등을 감안할 때 구주매출을 통한 필요자금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답변했다.

당시 삼성전기는 삼성SDS 지분매각을 통해 벌어들이게 될 1조1,589억원 가량을 재무구조 개선과 향후 투자재원으로 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전기는 지난 1월 30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삼성SDS 지분 매각 대금 가운데 배당금 583억원과 자기주식 취득 자금 1,287억원 등 약 2,000억원은 주주 환원에 쓸 계획”이라며 “법인세와 주주 환원 지출을 제외한 나머지는 신사업과 베트남 현지법인 투자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13일 열리는 주총에서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홍완훈 삼성전기 전략마케팅실장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삼성전기의 삼성SDS 지분 저가 매각 의혹이 시장을 뜨겁게 달군 바 있는데다, 전문가들의 주총 의결권 행사에 대한 권고가 잇따르는 것과 맞물려 실제 주총 안건에 반대 의견을 개진하는 기관투자가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신경제연구소의 가이드라인이 삼성전기의 주총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대신경제연구소는 주주총회에서의 주주들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를 통한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확보와 주주가치 증대를 목표로 2014년 11월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제정했고, 이를 바탕으로 2015년 정기주주총회부터 정식 의안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앞으로는 정기주총 의안뿐만 아니라 △기업분할 △인수합병△영업양수도 등 지배구조 전반에 관한 이슈로 연구 범위를 확대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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