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가 대표적 부실기업인 성진지오텍을 인수할 당시 이사회 의장을 지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거수기 사외이사 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포스코건설 협력업체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동양종합건설 배성로 전 대표와 친분 관계가 부각되면서 입장이 난처해졌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성진지오텍에 이어 이번엔 동양종합건설이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검찰의 포스코건설 비자금 의혹 수사에서 연일 입방아에 올랐다. 포스코가 대표적 부실기업인 성진지오텍을 인수할 당시 이사회 의장을 지낸 안 의원은 거수기 사외이사 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포스코건설 협력업체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동양종합건설 배성로 전 대표와 친분 관계가 부각되면서 입장이 난처해졌다.

◇ 동양종합건설 배성로 전 대표와 무슨 사이?

실제 안 의원은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부터 배 전 대표와 가깝게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배 전 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정국에서 안 의원을 도왔다. 그 과정에서 안 의원의 대선 캠프 참모진들이 거세게 항의한 일도 있었다. 당시 안 의원이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배 전 대표의 자택을 찾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를 샀던 것이다. 뿐만 아니다. 배 전 대표의 아들이 캠프 내 혁신기획팀 소속으로 활동했다. 검찰 수사가 안 의원에게까지 불똥이 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동양종합건설 대주주인 배 전 대표는 현재 출국금지 상태다. 해당 업체가 2009년 9월부터 4년간 포스코 본사와 현지법인, 계열사 등 공사 7건을 잇따라 수주해 모두 236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검찰은 동양종합건설의 공사 수주 시기와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의 재임기간과 맞물린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 전 회장은 포스코 계열사 비자금 및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물론 동양종합건설 측은 특혜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오히려 해외 공사 수주로 손해를 보면서 포스코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는 게 동양종합건설 측의 설명이다. 관건은 배 전 대표의 계좌다. 검찰은 배 전 대표의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로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계좌를 집중 분석하고 있다. 배 전 대표가 평소 정재계의 마당발로 불린 만큼 자칫 검찰 수사가 정치권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안 의원으로선 다소 불편한 상황이다.

▲ 안철수 의원 측은 포스코의 부실 인수와 특혜 의혹이 불거진 성진지오텍 인수건과 관련 책임론이 일자 적극 반박하며 사실상 경영진의 고의 누락 가능성을 제기했다.
앞서 안 의원은 포스코그룹의 비리 의혹과 관련해 책임론이 제기되자 반박을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섰다. 논란이 된 성진지오텍 인수 당시의 이사회 회의록과 포스코 경영진이 이사회에 보고한 인수 타당성 보고서 등을 살펴보며 입장 발표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다만, 여권의 해명 요구가 거세진 지난 25일 자신이 주최한 ‘경제성장을 위한 복지투자’ 좌담회를 통해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사건의 본질은 새누리당 권력 실세의 비리 의혹”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지난 2005년 2월부터 2011년 2월까지 6년간 포스코 사외이사를 지냈다. 이 기간 안 의원은 총 235개의 안건 가운데 반대 3건, 수정 찬성 6건, 나머지는 모두 찬성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회장이 선임될 당시 찬성표를 던졌고, 이사회 의장을 지내던 2010년 4월 성진지오텍을 인수할 당시에도 찬성표를 행사했다. 이렇게 늘어난 포스코 계열사만 무려 43개다. 때문에 일각에선 안 의원이 고액 연봉과 스톡옵션을 받았던 만큼 사실상 거수기 역할만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 대표적 부실기업 성진지오텍 인수 건 ‘억울’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안 의원은 사외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포스코로부터 각종 편의를 제공받으며 해외 유학을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외이사가 된 지 한 달 만인 2005년 3월, 안철수연구소 CEO에서 물러난 안 의원은 2008년 4월까지 3년 동안 미국에서 지내면서도 사외이사직을 유지했다. 특히 포스코가 제공하는 1등석 항공기를 이용해 이사회에 19번 참석했다. 안 의원에 대한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다.

한편, 안 의원 측은 부실 인수와 특혜 의혹이 불거진 성진지오텍 인수건에 적극 반박했다. 인수를 앞둔 당시엔 성진지오텍이 ‘장래성이 있는 기업’으로 보고됐다는 것. 2009년도 부채비율이 1612%였지만 2014년도엔 84%로 낮아질 뿐 아니라 산업은행과 채권단이 유동성 위기 시 신속지원을 약정했다는 게 안 의원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포스코가 미래에셋이 보유한 성진지오텍의 주식을 한 주에 1만2000원에 인수한 것과 달리 성진지오텍 전정도 전 회장의 주식을 주당 1만6331원에 매수한 사실이 이사회에 보고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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