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 저가항공 기장을 두고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사진은 저가항공사 제주항공)
[시사위크=강해경 기자] 국내 저가항공 시장을 두고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핵심은 국내 저비용항공시장이 앞으로 상위 2, 3개 항공사 중심으로 굴러갈 것이라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은 매출액 기준으로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5개 항공사가 대표적이다.

초기에는 저비용항공시장이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 등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현재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작년 12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11월 국내여객 누적실적이 10.1% 증가한 가운데 대형항공사가 전년 대비 5.3%, 저비용항공사가 1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누적 분담률이 대형항공사가 49.6%, 저비용항공사가 50.4%로 나타나 저비용항공사의 분담률이 절반을 초과했다.

◇ 국내 저비용항공시장, 삼파전 가나

그러나 최근 일부 저비용항공사들의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감사보고서가 나오면서 국내 저가항공시장 재개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이스타항공의 201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림회계법인은 이스타항공에 대해 “당기말 현재 자본잠식 상태로 부채총계가 자산총계를 473억500만원 초과한다”며 “회사의 존속능력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티웨이항공도 마찬가지로 회사 존속에 대해 불확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3월 말 티웨이항공의 2014년 감사보고서에서 대성회계법인은 “2014년에는 회사의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되고 있는 중이지만, 총부채가 총자산보다 42억9,000만원을 초과하고 있는 상황”라고 지적했다.

특히 티웨이항공의 경우 대주주였던 ‘토마토2저축은행’이 2012년 10월 영업정지를 당하며 위기를 맞았으나 예림당과 티웨이홀딩스가 매각해 주인이 바뀌었다. 이후 항공기 추가 도입에 따른 고정비 배분효과나 대주주 변경 과정에서 차입금 약 150억에 대해 원금 상환 유예 및 이자면제 등에 따라 재무 구조가 소폭 개선됐다.

그러나 감사를 맡은 대성회계법인은 “만약 대주주 변경 후 이루어지고 있는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 활동에 차질이 발생하거나 유가 등과 같은 거시적적 변수가 회사의 불리한 방향으로 급변하는 경우에는 회사의 자산과 부채를 정상적인 영업활동과정을 통해 장부가액으로 회수하거나 상환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2013년도부터 흑자를 보고 있고 항공기 도입, 취항수를 늘리는 등 내부 쪽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렇듯 국내 4, 5위 저비용항공사인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추락세라는 관측에 따라, 국내 저비용항공업계가 진에어, 서울에어, 제주항공 등 삼파전으로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진에어는 이미 저가항공사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의 자리를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실제로 2013년 11월 대비 작년 11월에 탑승률이 국내 7개 항공사 중 14.5%p로 가장 많이 늘었다. 또한 진에어 측은 지난 3월 보도자료를 통해 항공기 6대 증가와 총 12새 노선을 늘리는 등 역대 최대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이번 저가항공시장에 대한 ‘갑론을박’은 아시아나항공이 ‘서울에어’ 설립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3월 24일 아시아나항공은 이사회에서 ‘에어부산’을 이어 제2의 저가항공사인 ‘서울에어’설립 결의를 밝혔다. 자본금 규모는 150억원 이상이며 법인 설립 최초 출자금으로 5억원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저비용항공 진출은 업계 내부에서 그리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19일 국토교통부에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저비용항공 설립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공동 건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미 과포화상태인 저비용항공시장에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는 우려와 대형 항공사 기득권 보호가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측은 “신규노선이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이 가지고 있는 일부 노선을 서울에어가 담당하는 개념이다”라고 설명했다. 저수입 구조를 가지고 있는 일부 노선을 ‘서울에어’가 담당해서 수익구조도 개선하고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유지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또한 “항공수요가 늘어나고 기존 저비용항공시장도 점점 커지는데, 성장하는 시장에 투자하는 것을 기득권 유지라고 하기에는 불합리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외국계 저비용 항공사가 진입하고 있고 그 수도 점점 늘어나면서 저가 항공사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가열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국내 전체 저비용항공사의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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