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시계방향으로)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메모지(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긴급 최고위에 참석하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인해 4·29재보선의 열기가 찬물을 끼얹은 듯 일순간에 식어버렸다.

여야는 오는 2016년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이번 선거(4·29재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가 공개되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이 전환된 것은 물론, 자칫 판세까지 바뀔 수도 있는 처지에 놓였다. ‘4·29재보선’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놓고 여야의 계산기 두드리는 손놀림이 분주한 이유다.

◇ ‘물타기’하려는 여당 vs ‘박근혜정부 심판론’ 밀어붙이는 야당

일단 현재 판세만 따지고 보면 불리한 쪽은 새누리당이다. 성완종 리스트와 연루된 관계자는 모두 새누리당 인사며,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제외하곤 전부 친박계 인사로 통한다.

당초 이번 선거는 옛 통합진보당 해산에 따른 선거인 점에서 야권연대가 희박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분석으로 인해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2석 이상 차지하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성완종 리스트’로 인해 자신들의 텃밭으로 불리는 인천 강화을 지역구에서 야권 후보자에게 선두를 내주는 상황을 맞이했다. 뿐만 아니라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던 성남 중원 지역구 역시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성완종 리스트’로 적신호가 켜진 보궐선거 보수공사를 위해 새누리당은 ‘동력이 더 이상 상실되면 안 된다’는 점을 전파하며, 다시 지역구 다지기에 들어갔다. 지난 13일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이 말하며 산만한 당 분위기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새누리당 입장으로는 성남 중원을 필두로 서울 관악을 또는 인천 강화을에서 의석수를 확보해야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반면 성완종 리스트 논란 덕분에 ‘새정치 전패론’을 잠재운 새정치연합은 이 분위기를 선거 막바지까지 끌고 가기 위해 전념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 파문으로 인해 최근 새정치연합은 인천 강화을 지역구에서 새누리당을 지지율 면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성남 중원에서도 선두 새누리당 지지도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새정치연합은 이번 논란을 계속 이슈화시키며 ‘박근혜 정부 심판’ 인식을 여론에 각인시킬 전망이다.

이는 최근 ‘유능한 경제정당’ 기조를 입에 달고 다니던 문재인 대표의 달라진 발언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지난 13일 문재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박근혜 정부 앞날이 진심으로 걱정돼 어제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여권 최고위층이 집단적으로 연루된 초대형 부정부패 사건에 대해 정부와 새누리당의 자체 진실규명 노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를 통해 새정치연합 역시 이번 선거에서 야권 텃밭 전남 광주을과 인천 서구을, 성남 중원구를 전략적으로 공략해 2석 이상을 확보해야 숨 고르기를 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성완종 리스트’로 여권의 강세가 짙던 보궐 선거의 판세가 ‘혼전’으로 급변했다. 따라서 여야가 어떠한 전략으로 지역 주민들의 표를 사로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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